김삿갓 96 - [남아하처 불상봉 男兒何處 不相逢 남자가 사노라면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있으리] 김삿갓은 감자를 먹어 가며 , 주인에게 이런 말도 물어 보았다. "이 깊은 산중에서 날마다 숯만 구우며 살아가려면, 때로는 외로움도 느끼시겠구려." 지환은 당치 않은 소리라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대답한다. "산에는 산짐승 친구들도 많은데다, 숯을 굽기에도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구워내는 숯이 많은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비록 힘이 드는 일이기는 해도 여간 기쁘지 않은걸요." 김삿갓은 숯을 굽는 일을 하고 있을 지라도, 자신이 하는 일에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즐겁게 해 나가는 지환의 생활상을 듣자, 자기 일에 아무런 사명감도 느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