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76 - [드디어 도착한 천동마을(하)] 김삿갓은 대갈이의 몸짓과 표정이 하도 우스워 아까부터 배를 움켜잡고 웃으며 "가루지기 타령에 나오는 사설을 곧이 곧대로 옮기는 재주와 기억력이 대단하구나!" 하고 감탄해 마지 않았다. 연극은 계속 되었다. 변강쇠가 옹녀의 옥문관을 들여다 보며 한바탕 잡소리를 늘어 놓고나자, 이번에는 옹녀가 변강쇠의 사타구니를 유심히 들여다 보는 척하다가 사뭇 감격스러운 듯 노래조로 이렇게 뇌까리는 것이었다. "낭군님의 물건은 이상히도 생겼네. 맹랑히도 생겼네. 전배(前陪)사령을 서려는지 쌍걸랑을 늦게 차고, 五軍門 軍奴런가 목떠기를 붉게 쓰고, 냇물가의 물방안가 떨구덕 떨구덕 끄덕인다. 송아지 말뚝인지 철고비를 둘렀구나. 감기에 들었는가 맑은 코는 무슨 일고 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