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가는 날,
우리는 봄 소풍을 나섰다.
마치 유치원 아이들 소풍가듯이
다 늙어 다리를 절면서도 기여코 봄소풍을 가면서
그래도 마음은 아이들과 별다름없이 설레이고 즐겁다.
이런 기분을 즐기려고 계획한 일이지만
역시 기차여행은 가슴 설레이고 추억에 젖게 한다.
영주에 사는 지 교육장이 얼마전부터
승부에 가면 계곡도 좋고
양원역 돼지껍데기도 먹을만하고
분천역 협곡열차도 타 볼만하다면서
우리들을 초대하였었다.
몇번의 반복이 있다가 더이상 미루지 말고
이 싱그러운 봄, 꽃보다 아름다운 신록이 가기전
가자~ 하고 앞서고 모두가 따라 나섰다.
안동서 11 명의 리더스 포럼 동기들이
그리고 영주서 일곱명의 동기친구들이 함께하여
모두 열여덟 청춘이 모였다.
마침 지나가는 봉화 춘양은
내가 젊어 잠깐 교직에 몸담았을적에
그것도 초임으로 청춘을 보내었던 곳이어서
지나가는 길이 그냥이 아니었다.
언젠가 김 수환 추기경님을 초대하였을적에
나보고 직장초임이 어디냐고 물으시면서
당신은 처음 사제로서 젊음을 보내었던 안동시절이
못내 잊지 못하여 마치 짝사랑하는듯 하다시면서
방명록에 < 첫사랑 안동 > 하고 적어 주셨는데
나도 < 춘양 > 하면 그저 그런 아련한 추억이 담긴 곳이다.
그래서 아주 잠깐 섰다 떠나는 기차에 내려
춘양역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남겨 그 마음을 남겼다.
우리는 설레이는 마음과 반가운 만남을 주고받는데
어느새 승부역에 도착한다.
하늘도, 땅도 세평밖에 안된다는 승부역,
한때 영암선이라 불리는 시절
이곳은 철로의 종점이었던 곳이고
하늘아래 첫동네로 기차 아니고는 들어갈수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역무원은 손바닥만 하늘을 처다보고
발디딘 역사의 세평 꽃밭과 동무하며
세상과 이어지는 오고가는 철도의 꼭지점을 바라보며
저절로 나오는 한숨은 한편의 시가 되어 적은 것인데
이젠 승부역의 상징이 되어 있다.
누구나 승부에 오면 시를 쓰게 된다고 했다는데
정말 내려서 건너다 보이는 계곡물과 높디높은 산
이곳이 금강송 으로 유명한 춘양목의 고향이라는
소리소리 목청 높이는 숲들과
그리고 솔바람 소리, 물소리, 새소리 들이
탄성을 올리는 소리마다 구구절절 절창이 되어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그림을 그리게 된다.
현수막에 큼직막하게 적어 걸어둔것 같이
봄 솔바람길, 겨울 눈꽃 세평길,
여름 백두정맥길, 가을 다람쥐길이 있어
모두가 V 트래인 타고 백두대간 트래킹을 하면서
누구나 모두 행복에 젖는 이야기를 쓰는 모양이다.
승부역을 예쁘게 꾸며 아이들의 꿈도 가꾸려는지
앙증맞은 모양들을 꾸며 두었는데
임 대사와 권 본부장이 동심으로 돌아가
그곳을 맴돈다.
우리들은 주섬주섬 간식봉지를 폼나게 나누어 들고
계곡으로 나서 강바닥길을 걷는데
강 바닥에 쭈욱 늘어 있는 크고 작은 강돌들이
마치 우리 들의 장애물 놀이 바닥 체험인양
시작부터 재미있고 즐겁다.
아, 바로 이렇게 일상을 벗어나 만나는
저 자연은 얼마나 우리에게 넓은 품으로 안아주는지
이제 부터 한번 그 품에 푹~ 안겨 볼 일이다.
우리는 우선 양원 간이역까지 5.6 Km 비경을 걸어 간다.
양원 간이역에서 다시 분천까지 6.5 Km 를 걸어야 하는데
이번엔 양원 간이역까지만 걷기로 했다.
두시간 정도 !
자 저 푸른 잎새 동무삼아
마음을 저 맑은 물에 씻고 또 씻어내고
함께 걷는 오랜 묵은지 같은 친구와 정을 도탑게 하면서. . .
행복을 드리고 싶습니다. 누리시는건 그대 자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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