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금옥몽

*적원외의 혼사는 시끌벅쩍하게 치루고

오토산 2021. 3. 15. 22:37

금옥몽(속 금병매) <75>
적원외의 혼사는 시끌벅쩍하게 치루고 신방은 치렸으나...

이월 혼사를 위한 일들은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혼사날이 돌아왔다.
이제는 은병을 안아 볼수 있다는 들뜬 마음의 적원외는 아침일찍 서둘러서

비단으로 만든 신랑 옷을 차려 입고는 아름다운 꽃까지

예쁘게 꽂아 놓으니 누가 보아도 새신랑으로 보였다.

 

적원외는 가마를 타고 앞에서는 오색 등불초롱을 앞세우고 악대가 풍악을 울리며 걸어가고,

뒤에는 예물과 잔치에 쓸 술과 음식을 마차에 싣고는 신부를 맞으려 떠난다.
정옥경을 비롯한 혼약때 따라갔던 한량패들과 적원이가 초청한

친지, 친구들이 괴성과 고함을 지르며 혼주 행렬에 흥을 더해준다.
이사사 집에서는 지난 약혼식때 보다 더 큰 잔치마당이 벌어지고 풍악소리가 하늘높이 울려퍼진다.

 

하객들은 밤 늦게까지 먹고 마시고 떠들썩하게 놀다가는 오밤중이 넘어서야 돌아가고,

은병은 그제서야 안방으로 돌아 갔다.
하지만 신랑과 같이 따라온 한량패들은 여전히 눌러 앉아 시끌벌쩍하게 놀고 있었다.
옥경은 내일 아침 관련일을 상의 한다는 핑개를 데고는 이사사 방을 찾아갔다.

"적원외가 내일 아침에 고맙다는 문안 인사를 올리겠다고 하는데 어머님께서는

어떻게 하시려는지 미리 준비를 시키려고 합니다 하고 말했다."

마침 은병은 붉은 결혼 예복을 입고 화장대에 앉아서는 무운과 몸종들에게 화장을 받고 있었다.
옥경이 들어 오는 것을 보고는 부끄러워서인지 황급히 몸을 일으켜 숨으려 하니,

사사가 보고 웃으며 말한다.

"아이,얘두 참,

오라버니인데 뭘 그렇게 수줍어 하나?"

사사도 자신의 화장을 고치느라 장식품을 살펴 보면서,

예물을 살피느라 정신이 없는 틈을 타서 은병에게 한쪽눈을 찡긋 하며

눈을 감자 은병도 알았다는 듯이 한쪽 눈을 깜박한다.
은병이 자기 방으로 가버리자

 

옥경은 사사에게 신랑 친구 하객들을 돌려 보내고 신랑을 신부방에 들게 해야 한다며

잔치마당으로 가려하자 눈을 찡긋하며 하객들을 다 보내고 나면

어미가 상의할 일이 있다며 서재로 오라고 한다.

은병은 자기방으로 가자마자 결혼 예복을 벗어버리고는 몸 구석구석을 닦으며

정성을 들여 목욕을 하고선 바깥 쪽 문을 열어 놓았다.
옥경은 잔치마당으로 가지않고 쪽문으로 가서 사사쪽 문을 잠가버리고는

은병의 방으로 곧장 들어갔다.

은병은 막 목욕을 마치고 망사 속옷을 입고 있어 나신이 다 들어나 보였다.
두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조금도 망설임 없이 서로를 탐닉하기 시작했다.
천도 복숭아를 훔쳐먹으려 온 손오공은 처음 잠입했을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경지에서 여의봉으로 구석구석을 쑤셔본다.
천도의 달고도 단 꿀물이 거북이 머리에 뒤집어 쓴 모자 사이로 휘감아 돈다.
그렇다고 마냥 꿀맛을 즐길 처지가 아니었기에

그저 한번의 사정으로 만족을 하고는 은병을 다독여 준다.

 

신혼 첫날 밤에 신부를 훔쳐 따먹는 재미라!
옥경은 속으로 킥킥 거리며, 히히 신랑을 초야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서

내가 길을 넓게 넓혀주고 동굴 곳곳에 기름칠을 해준 셈이지, 허허!
훔처먹은 천도는 맛있을지 모르나 황홀함이 끝나자 초야를 앞둔 은병은 은근히 걱정이되었다.

"오라버니.
오늘밤에 초야의 혈흔이 없을텐데 어쩌면 좋지요?"

옥경이 히죽히죽 웃더니 소매 끝에서 하얀 손수건을 꺼내 주는데

닭 벼슬에서 묻힌 피라며 새빨간 자욱이 몇곳에 얼룩져 있었다.

"내가 그럴줄 알고 이미 준비해 두었지."

은병은 오라버니 고마워요 하며 안심이 된다는 듯 방긋이 웃었다.
옥경은 잔치상에 돌아가서는

" 야, 이 친구 들아!
이제는 좀 끝을 내세,

여기 신랑은 얼마나 몸이 달겠어 기다리는 신부 생각도 좀 해 주어야지

오늘은 여기서 끝내고 남은 술은 내일 아침에 신랑에게 초야 신고식을 받으며 마시자구" 하며

이야기하자 그제서야 모두 자리를 뜨기 시작 했다.

은병은 다시 사사방으로 가서 화장을 고치고 빨간 예복을 고처입고 패물을 차고나니

고야산(姑射山)에서 구름을 타고 다니며 이슬만 먹고살아 백옥같은 피부를 가진 선녀가 있다더니

은병이 바로 그 선녀 같았다.

사사는 은병을 신방으로 데려다 주고는 좋은 밤 되라는 말을 해주었다.
적원외가 신방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돌아와서 모든 기녀와 하녀들에게 고생을 했다며

이제는 모두 편 히 쉬라는 말을 하고는 침실에 들려 잠시 숨을 고른 후

집안이 잠잠해지자 살그머니 서재로 향했다.

적원외는 화려한 옷을 입은 여악사들이 은은하고 감미로운 음률을 연주하는 가운데

천지 신명께 감사하다는 절을 하고는 신방에 들었다.
신방엔 붉고 영롱한 촛불이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침상에 단아하게 앉아 들어오는 신랑 적원외를 자세히 살펴보니,

이마는 필요이상 넓고 콧날은 움푹 들어갔으며, 머리는 곱슬에다가 배는 툭 튀어 나왔으며

얼굴은 쪼그러진 대추 같고 키는 짝달막한 것이 옥경을 생각했던 은병은 기가 찰 노릇이었다.

"아이고, 내 팔자야!
이런 위인하고 평생을 같이 살아야 한다니 그저 한숨만 나왔다.
그래 할수 없지 신랑으로 예우만하고 오라버니와 몰래 지내며 살아 가는 수 밖에,

오늘밤 이자가 달려들면 어떻게 해야하나 그 일을 치루려니

끔직한 생각에 몸서리쳐지네 어이하여야 하나, 아!"

은병은 이런저런 생각에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는데,

적원외는 그런 까닭을 알수 없고 신부가 초야를 치룰 생각에

부끄럽고 겁이나서 그러는 줄 알고는 더 아름다워 보였다.
적원외는 이미 세번씩이나 관계한 임자가 따로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 할 수 없었다.
적원외는 침상으로 다가가 미소를 띤체 흐뭇한 심정으로 신부에게 입을 쪽하고 맞추었다.

"아이쿠!" 하며 은병이 갑자기 적원외를 확 밀어 버렸다.
적원외는 침대 바깥으로 나동구레졌지만,

신부가 부끄러워 앙탈을 부리는 걸로만 생각하고는

"헤헤, 으리 애기!

그러지 말고 요기 서방님의 품에 안겨 보라구,

응 내가 당신을 황홀하게 만들어줄께?" 하며

다시 덤벼와서는 옷을 벗기며

"아가 나는 선녀같은 당신의 알몸을 보고싶다구?" 하면서

억지로 벗긴다.

 

백도같이 탐스러운 젖통이 희끄무레하게 보일락 말락 하자 적원외의 호흡이 가빠진다.
이제 조금만 더 벗기면 신부의 알몸을 감상 할수 있구나 하는데

은병이 옷자락으로 촛불을 확 꺼버리는 것이었다.
적원외는 조금 실망 하였으나 나중에 보게 될 날이 있겠지 하며

오늘은 숯처녀 파과(破瓜)의 기쁨을 맛보는게 우선이라 생각하며

저돌적으로 은병에 달려든다.

 

하지만 은병은 적원외에 대한 실망으로 받아들이지 않을려고 하여도,

남자의 힘을 벗어나지 못해 다리를 비꼬며 팔을 옴추려 처녀의 문을 열어주지않고 지키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러는 이유중 조금전 옥경과의 한판 놀음이 아직도 몸에 남아 있어 적원외에게

정조(贞操)'가 상실된 사실이 탄로 날까봐도 걱정스러워 더 필사적이다.
게다가 적원외의 우뚝선 양물(阳物)이 허벅지 사이에서 느껴지는데

얼마나 큰지 옥경의 꼬추만 보았던 은병으로서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가냘픈 여인의 저항이야 욕망의 늪에 빠진 숫컷의 저돌적인 돌격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신랑 신부의 필사적인 공격과 방어도 닭우는 소리가 들리는 사경(四更)이 가까워질 무렵 성문은 열리고 말았다.
승리에 환희에 적원외는 조심스레 첫 동굴 탐험을 시작 하는데 입구 진입에 어려움을 생각하며

살그머니 머리를 처박아 염탐을 시작했으나 습기차고 컴컴한 동굴 속은 생각외로

첫 방문자를 아무 저항없어 진입을 환영하였다.

 

적원외는 이상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채 멍청하게 이제까지 신부와 성문 입구에서

문을 열기 위하여 밀고 당긴 결과 자신의 양물을 맞을 준비가 충분하여 그렇다는 착각을 하면서

천하절색 미녀의 처녀성을 자신이 처음 점영하였다는 희열로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실은 옥경이 잠시전 들려 동굴의 이곳 저곳에 기름칠해 놓은 분비물 탓이란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였다.
그러니 적원외는 은병의 움직임은 살피지도 않은채 정복하고 돌아온 개선장군 마냥

착각에 빠져 혼자서 은병의 동굴속을 이곳 저곳 할것 없이 좌충우돌한다.
은병은 시치미를 뚝 떼고는

"아이고 나죽는다!
사람 살려 주세요 어머니!

나 죽어요?" 하며

옥경이 자신의 몸을 파과 할때의 고통을 떠올리며 비명을 내리 질러대니,

음색에 취해 정신이 몽롱한 적원외는 더 신이 나서 방아를 찧어데며 속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 할 수 없었다.

 

깨진 꿀단지 속에서 옥경이 먹다 남은 찌꺼기만 맛보고는 꿀단지 한통을 다 맛본 듯 그저 싱글 벙글이다.
어쩜 한참 손아래 아우를 구멍 동서로 모신 줄도 모르고는,

비명을 지르던 은병이 적원외가 방아 찧기를 멈추자 눈물을 찔껌이며

은병이 내민 손수건에는 붉은 혈흔이 선명하다.
적원외는 그것을 보고는 감격의 눈물까지 흘리며

다시 은병을 안아 주면서 좋아 어쩔 줄을 몰라한다.

날이 밝아 오자 청루는 다시 잔치 준비에 하녀들은 일찍 부터 분주하다.
전날 같으면 사사도 함께 분주하였으나, 잔치날 늦게까지 신경을 쓰느라 피곤한데다가

서재에서 옥경을 만나 두차례나 황홀경에 빠졌었으니 몸이 천근 만근이었다.
사사는 조금 늦어서야 일어나 무운을 불러 은병의 첫날 밤 증표를 왜 가져오지 않았느냐며 나무라자

무운이 안그레도 마님이 찾을것 같아 달라고 하였으나 아무 대답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자 사사는 그럼 뺏어서라도 가져 오라고 한다.
은병은 옷소매에다 감추고 있던 흰 수건을 무운에게 못이기는척 하며 빼앗겨 주었다.
사정을 모르는 사사와 아녀자들은 그져 수근거리며 깔깔대고 좋아 한다.

적원외는 은병과 함께 이사사를 찾아가 정중하게 아침 문안을 올리며 첫날밤을 잘 보냈음에 감사드렸다.
어제 돌아 갔던 한량패들과 또다른 하객들이 몰려와 아침부터 술자리가 벌어지고 잔치 분위기가 또 흥청거렸다.
한량패들은 적원외에게 첫날밤의 천하제일의 숯처녀의 맛이 어떠했나며 놀리며 증표를 보자며

난리 법썩을 떨었다.

 

술이 서너 순배 돌고 나자,무운이 피묻은 수건을 소중한 물건인양 자개소반에 버텨들고 나왔다.
적원외가 들고는 자랑 할려는 순간 옥경이 낚아채어 공중에 설래 설래 흔들어 데자

모두 재미 있다고 깔깔대며 놀려 된다.
속 궁합 맛이 어떠 했나며 적원외에게 알려 달라고 졸라된다.

촉촉하게 비에젖은 해당화, 분분히 떨어진 새빨간 꽃잎!
봄바람 불어오는 교교한 달밤 춘정을 못이겨 피 토하는 두견.

지지배배 울어는 주었지만 내 사랑는 다른곳에 있다오
꾀꼬리 울음 소리에 뒤이어 들려오는 비웃는 웃음소리
어라, 멍청한 바보 얼간이야!

먹다 남은 동굴속 찌거기가 그리도 맛이 있더냐?....

옥경이 흔드는 흰수건에 붉은 혈흔을 보고서는 한량들은 적원외에게

숫처녀를 너무 혹독하게 다루어 피가 났다며 놀려대며 벌주로 술 세사발을 마시게 강요한다.
적원외는 술을 마신 후 기분이 좋은 탓인지 은화 두냥을 무운에게 상으로 주었다.

 

첫날 밤를 보내고 한량들이 숫처녀를 강조한데 만족해서 인지 돈만 만은 멍텅구리 적원외는

몸 방망이를 은병의 동굴속에 들어가 희열의 몸을 한번 떨어 보았지만 남이 맛보고 남겨놓은 찌꺼기 속을

이리저리 헤메며 당구어서 자신의 소중한 보물을 더립힌 것으로 만족 해야했다.

 

그날의 잔치 이후 부터는 은병은 달거리가 시작 되었다는 핑계를 대고는

방문을 잠그고 적원외에게는 콧뱅이도 보이지 않았다.
한편으로 은병은 남여간의 운우의 정 맛에 눈을 떠서 밤마다 옥경을 창문으로 불러들여

욕정을 불태우니 적원외로서는 맛있는 잔치상을 차려 놓고는 남에게 헌상한 격이 되었다.
혼례를 치루고 잔치를 벌려 외인 들에게 혼사의 정당성은 알리었으나

적원외로서는 신랑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아무것도없었다.

 

<sns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