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옥몽(속 금병매) <185>
대안은 서문가를 부흥시키고 월랑에게 암자를 지어 거처하게 하였으며
비호사에 칠층보탑을 세우고 빈민구재에 힘썼다.
대안은 소옥이 믿으려 하지 않자 답답하다는 듯이
당신은 나를 그런 사람으로 보고 있으니 걱정이라고 하면서 밤에 확인해 보면 나를 믿겠지.
그날 밤이였다.
대안은 소옥에게 등불이 퍼지지 않게 천으로 싸서 작업하는 곳에만 불빛이 비치게 하였다.
대안은 표시해 놓았던 사랑채 문칸 밑을 파기 시작했다.
대안이 힘차게 땅을 파내려가 허리츰 깊이가 되자 땅이 푹 꺼지며
찬란한 황금색 광채가 불빛을 받아 빛났다.
보고있던 소옥은 입을 딱 벌리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대안도 멍하니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나타난 보물은
전에 그가 다시 파 묻었던 몇 십만냥의 금원보 정도가 아니고
대각사 우물에에서 보았던 백만금이 넘어 보였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거지?
어쩔수 없이 포기하고 돌아온 대각사의 황금 덩어리 같은 생각이 들었다. "
소옥은 월랑이 불심이 강하고 요공은 불심 뿐만아니라 효심까지 강하며,
남편 대안의 정직하고 한결같은 마음에 관셈보살님이 감동하여 옮겨 주신거라 생각했다.
소옥은 남편에게 자신이 말한것을 크게 후회하며
앞으로는 남편을 내조하는 좋은 아내가 되겠다고 대안에게 맹세했다.
그러자 대안은 소옥을 꼭 껴안아 주면
혼인은 하였으나 이제까지 남편으로써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대안부부는 구덩이를 잘 묻어 놓고는 금덩이 몇개만 가지고 방으로 돌아왔다.
변변한 찬 꺼리가 없는지라 정깔한 냉수한사발과 금덩이를 상에 올려 놓고는
관음보살과 천지신명께 감사의 절을 올리며 이 재물을 희사하여 크게 불사(佛事)를일으키고
서문대인이 꿈에 얘기 하였던 빈민 구재에대한 다짐을 하였다.
대안과 소옥은 오랫만에 부부의 회포를 마음껏 풀었다.
다음날 부터 대안은 모수라는 건축가를 불러서 정원 비취헌(翡翠轩)일대를 반으로 나누어
생활 정원과 외부 인들의 마음의 행복처 관음암(观音庵)을 만들어 달라는 기본 방안을 이야기 하고는
다음날 부터 바로 착수를 해달라고 전적인 일을 위임 부탁하였다.
그러고는 월랑을 찾아가 관음암 불사에 전적으로 마음을 쏟아 달라고 부탁 하였다.
관음암 불사가 착수되자 왕행암 암자에서 월랑 일을 도와줄 아낙 두명을 데려와
암자 공사에 모든 열정을 쏟았다.
대안은 생활 정원 공사에 최선을 다하면서
서문 대인이 가지고 있던 사자가(獅子街)에 새호운 전당포를 열고
분사(贲四)를 책임자로 임명 그에게 맡겼다.
대안이 옛 서문경의 집을 사서 대대적으로 개축하고 단장을 한다는 소리를 듣고
많은 한량들이 몰려와 아부하면서 도움을 줄테니 같이 잘 지내보자고 유혹 했지만
대안은 단호히 거절을 해 버렸다.
대안은 아내 소옥을 시켜 옷감을 사서 월랑과 맹옥루의 새옷을 지어주고
자신도 새옷과 도포를 해입어 특별한 일이 없다면 나귀를 타고
비호사에 가서 설간 스님과 요공의 설법을 듣는 것이 일과였다.
대안은 정원 공사와 관음암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집안일이 안정이되자,
적운봉의 은혜를 잊지 않고 선물을 마련하여 만리가 넘는 개봉까지 찾아가 고맙다는 인사를 드렸다.
탄복한 적인봉은 자기 돈 이십냥을 들여 금의위(锦衣卫)의 기패관(旗牌官) 벼슬까지 사주며
성도 서문(西门)씨를 따르게 조치해 주었다.
이로서 모두들 '둘째 서문 관인(西门官人)으로 부르게 되었다.
집안 정원과 관음당이 완공되자 맹옥루도 왕행암에서 관음당으로 옮겨왔다.
집안의 재산도 점점 불어갔다.
서문경의 묘지도 개축하여 온 집안 식구가 성묘도 가곤 하였다.
대안 부부도 금실이 좋아 두 아들이 태어났다.
월랑도 간간히 비호사에 들려
설간 스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아들 요공의 근항을 보고 돌아왔다.
어느 날 월랑이 설간 스님에게 인사를 하고선 한탄조로 말을 이었다.
"옛날에 백팔 진주 염주를 이 곳에 보시하였는데,
설고자 스님도 이미 죽었고 절도 두 번씩이나 화재를 당했으니,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하허!
그게 있긴 있었는데,
나중에 내가 불탄 절을 개축할 때 쓰려고 낡은 가사에 숨겨 놓았는데
요진이라는 제자가 훔쳐 도망을 가버렸다오."
설간 스님이 다른 사람은 알아 듣지 못하는 소리를 하자
월랑이 다시 무슨 뜻인지 물어 볼려고 하였다.
그때 옆에 앉아 듣고 있던 요공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
"보석이 있는 곳에 옷이 있고,
옷이 있는 곳에 보석이 있나니,
먼 곳에서 찾지 말고 눈 앞을 살펴보시지요,
하하하!"
요공이 큰 소리로 웃으며 낡은 가사를 꺼내 옷을 띁으니
노란 주머니 속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백팔 진주 염주가 쏟아져 나왔다.
모두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 했지만,
이렇게 다시 물건을 찾게 된 것은 모두 관음보살이 인도해주신 것이라 여기고
경건히 합장을 하였다.
월랑이 합장을 마치고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하다가 요공에게 말했다.
"요공아!
내게 소원이 하나 있는데 들어줄 수 있겠니?
앞으로 시주 받은 것을 모아 절 뒷편에 칠층 보탑을 세워,
관음보살님이 네게 주신 이 금바늘과 백팔 염주를 넣어
중생들에게 관음보살님의 대자대비하심을 보여 주도록 할 수 없겠니?"
그러자 설간 스님이 월랑의 생각이 무모함을 일깨워 주었다.
"불가에서의 소원은 말로만 하고 실천에옮기지 못한다면
부처님을 속이게 되는 것과 무었이 다르다 할 것이오.
이승에서의 소원은 이승에서 다 이루지 못하면,
내세에 더욱 고행을 쌓아 이루도록 하여야지,
반드시 이승에서 모든 소원을 다 이루려고만 하다가는
결국 남에게 또 짐을 지우는 실수를 범하게게 되는 법이오.
칠층 보탑을 쌓으려면 수만금의 보시가 있어야 가능한데
청하현 같은 작은 고을에서 누가 그 감당하기 어려운 보시를 할 수 있겠소
혹시 왕행암 같은 독실한 불자가 나타 난다면 모를까!"
설간 스님이 말을 마치자 마자
대안이 갑자기 설간 스님과 월랑 앞에 무릅을 끓고서 말하였다.
"마님!
제가 마님과 도련님을 위하여 그 소원을 이루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
"아니,
너 혼자서 어떻게 그런 큰일을 해낼 수 있겠느냐?"
대안은 그제서야 서문부 땅에 묻힌 금덩어리 이야기를 하였다.
월랑도 비로서 대안이 어떻게 서문가를 다시 부흥시켰는지 알고서는 성
실하고 꾸준히 한눈 팔지 않게 해온 것에 탄복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이 모두가 둘째 서문 관인 대안 나리께서 충직하고 진실함에
하늘이 감동하여 복을 내려주신 것이야!"
설간 스님이 칭송하자 모두들 박수를 치며 고마워 했다.
그러나 대안은 쑥스러워 어떻게 할지 몰라 했다.
대안은 금을 팔아 칠층 보탑 불사에 들어가는 돈을 모두 보시했다.
대안은 집과 비호사를 오가며 보탑 공사가 차질을 빗지 않도록 힘을 보탰다.
보탑이 완성되느 날 하늘에는 찬란한 서기가 비호사 주위를 맴돌았다.
수많은 신도들이 보탑 준공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모두들 대안의 충직과 효가의 효심이 하늘을 감동시켜
칠층 보탑을 선물로 내려주신 것이라 입을 모아 칭송했다.
칠일 동안 계속된 법회는 많은 신도들에게 깨달음을 주었다.
법회가 끝나는 마지막 날이었다.
저녘무렵 뜻하지 않게 홀연히 말을 타고 나타난 젊은 무사가 있었다.
스물 안팎으로 보이는 용모가 준수한 그 무사는 말에서 내리자 마자
대뜸 요공 스님에게 달려가 두 손을 꼭잡았다.
"사형(师兄)!
나를 넓은 고해에 던져놓고 여기에서 즐겁게만 지내시기예요?"
"금병(金瓶)!
아니, 요연(了缘)스님!
정말 약속대로 오셨군요!"
요공도 눈물을 글썽이며 요연의 손을 꼭잡으며 반겨 주었다.
강제로 한 혼인이었고 몸을 섞지 않은 사이였지만,
어찌되었든간에 부부의 인연을 맺었던 여인 아니었던가!
금병은 부부가 세상을 뜨자,
산채를 해체하고 정말로 요공을 찾아온 것이다.
금병은 승복을 갈아입고 요연 스님으로 변신하여
시어머니 월랑 비구니에게 큰절을 하였다.
"어머님!
이제 어머님께 며느리로서 절을 올렸으니 여한이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어머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수행하며 살고 싶습니다.
부디 저를 제자로 받아 주십시오."
월랑은 크게 기뻐하며 금병의 머리를 직접 밀어주어 제자로 거두어 들였다.
요연은 부처님께 절을 올린 후, 다시 제자로서 월랑에게 절을 올렸다.
그리고는 요공이 거처하는 비호사를 떠나 성안 옛 서문가에 지어진 관음암에서
월랑 맹옥루와 함께 아침 저녘으로 독경을 하고 예불을 올리며 살게되었다.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러갔다.
월랑이 여든 아홉이던 어느 날 요
공을 불러서 네 마디의 말을 남기고는 조용하게 극락왕생을 하였다.
맹옥루도 월랑이 죽은 후 그 다음해에 죽었다.
여든 아홉 생애가 꿈만 같구나!
또 다시 떠오르는 하늘의 보름달.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떠올라,
밤마다 오색 연화 찬란하게 비추인다!
요공과 대안은 월랑의 유언에 따라
시신을 화장하여 칠층 불탑에 유골을 안장하고 칠일을 밤낮으로 추모법회를 열었다.
설간 스님은 그 당시 이미 오래전에 태산으로 돌아가신 후였다.
요공은 그 후로도 십 여년을 비로사의 주지로 있다가,
요연과 작별하고 남해 관음보살 성지 낙가산으로 들어갔다.
요연은 관음암을 지키며 십여년을 거처하다가 요공이 낙가산으로 들어가고 나자
몇년 후 동해 태산에 들어가 수행하고는 마침내 깨우침을 가지고 성불(成佛)하였다.
대안이 관리를 맡은 비호사는 그후 고승들이 수행하여 득도하는 유명 사찰이 되었다.
대안 부부는 두아이와 부귀영화를 누리며 빈민 구제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부부는 틈만 나면 고승들의 설법을 들으며 백년 해로 했다.
어쩌면 충직하고 정직하며 성실했던 자에게 내리는 하늘의 보상이었다.
<sn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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