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노장 황충(老將 黃忠)

오토산 2021. 9. 27. 07:01

삼국지(三國志) (208)
노장 황충(老將 黃忠)

관우가 나가자 , 그

의 뒷모습을 보며 유비가 공명에게 묻는다.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운장의 과한 승부욕을 그대로인 것 같군.
군사, 이번에는 승리할 수 있겠소 ?"

 

"이번에도 역시 승리할 겁니다.

반드시 말입니다."

 

"운장 보다도 확신하는 것같소."

"화용도 일을 꺼냈으니까요.

 

그 일은 관 장군에게는 씻을 수 없는 과오였으니,

공을 세워 설욕하려 할 것입니다."

 

"음 !....

일리있는 말이구려."
   
관우는 며칠 뒤에

오백 명의 교도수(校刀手)를 거느리고 장사성 앞에 이르렀다. 
장사 태수 한현(韓玄)은 총대장 양령과 노장 황충(黃忠), 장사 위연(壯士 魏延) 등과 함께, 

천여 명의 군사를 몰고 나와 관우를 맞았다.
황충이 태수 한현에게 말한다.

 

"저 앞에 있는 자가 관운장 입니다."
한현은 황충이 가르킨 곳을 살펴보고,

 

"어째서 몇 백명 만을 데리고 온 것인지

괴이한 일이로고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위연이,

 

"많지는 않지만 정예병들 만 온 것 같습니다.

절대 관우를 얕봐서는 안 될 겁니다.
원소의 백만 대군 앞에서 안량과 문추를 죽이고, 홀

로 다섯 관문을 지나고 여섯 장군을 죽였다는

오관참장(五關斬將)의 주인공이 아닙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황충이 가소로운 듯이 입을 연다.

"한 대인 !

그럴 듯한 무용담 하나 없는 장수가 세상에 어딧습니까 ?

괘념치 마십시오. 하하하하 !"
황충은 자신감이 넘치는 어조로 이렇게 말한 뒤에,

 

"걱정하지 마십시오.

북을 울려 사기를 돋궈 주시면 제가 나가서 관우의 목을 취해 오리다."하고,

말한다.
그러자 총대장 양령이,

 

"황 장군까지 나설 것 없습니다.
노장군 께서는 그냥 계시오. 내가 나가지요."하고,

육순의 장군을 앞세우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자 태수 한현이,

 

"좋소,

그럼 양장군이 우리 장사군의 위엄을 보여 주시오."하고,

말을 마치자,

양령이 쏜살같이 말을 달려 나간다.

 

그것을 보고 관우도 마주 달려 나가는데,

한현이 고개를 돌려 위연을 쳐다 보며 명한다.

"위연 !

가서 진고를 울려, 양장군의 기세와 병사들의 함성을 올리시오 !"

 

"알겠습니다!"

위연이 대답을 하는 순간,
위연이 바라보고 있는 정면 앞에서는 관우와 양령이 한 번 부딪쳤다.
그 모습을 보고, 위연이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자 한현이,

 

"뭘 망설이고 있소 ?"하고, 채근하였다.

그러자 위연은,

 

"양 장군은 병사의 함성과 북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하고,

침통한 대답을 하였다.

 

순간, 한현이 고개를 돌려 방금 전에 달려나간 양령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 크게 놀랐다.

이미 양령은 위연이 말한 대로

병사의 함성과 북소리를 듣지 못할 상태였던 것이었다.
말에서 떨어져 죽어있는 양령이 무슨 수로 병사들이 외치는 함성과

사기를 돋구는 북소리를 들을 수가 있겠는가 ? 
눈 앞에 벌어진 참상에 크게 놀란 한현이,

 

"황장군, 황장군 !"하고,

급히 불렀다.

 

"말씀하십시오,"

 

"철수합시다 !"

 

"하하하하 !"

황충은 대답대신 크게 웃어젖혔다.

그리고 고개를 흔들며 말한다.

 

"이 세상에 장사도 하나고,
황충도 하나니까요 ! 이랴 !..."

 

황충은 이 말을 남기고 그대로

관우에게로 말을 달려 나간다.
황충이 관우앞에 다다르자, 관우가 묻는다.

 

"그대가 황충이오 ?"

 

"감히 나에게 맞설 생각이냐 ?"

 

"연로한 것 같으니 그만 돌아가고 젊은 자를 내보내시오.
나는 연로한 노인과 아이들은 죽이지 않소."

 

"그래 ?

그럼 노장의 위력을 한 번 보겠나 ?

내가 있는 한 장사는 포기해라 !"

황충은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관우를 향해 공격하였다.
그리하여 창과 창이 불꽃을 튀며 부딪쳤다.

관우와 황충의 마상전투(馬上戰鬪)는 지켜보는 양군의 병사들의 손에 땀을 쥐었다.

 

치고, 막고, 찌르고, 피하고, 던지면, 맞서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명불허전(名不虛傳) 용장(勇將)의 대결이었다.

이렇게 부딪치기를 수십 합, 어느 쪽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두 맹장의 싸움을 지켜 보던 양측의 병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응원하기 시작하였고,
장사 쪽에서는 북소리까지 크게 울려대기 시작하였다.

그때, 관우가 갑자기 말을 돌려 달아나는 것이 보였다.

"와,아 ! ~"

 

장사군 쪽에서는 함성이 크게 일었다.
위연이 한현에게 말한다.

"이런 ! 큰일 났습니다.
관우의 계략에 말린 것 같습니다."

 

"무슨 소린가 ?

관우가 쫒기는 것이 아니고 ?"

 

"관우의 적토마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리는 명마입니다.

그러니 황 장군이 절대,
그의 뒤를 쫒을 수는 없습니다."

그랬었다.

관우는 짐짓 황충에게 쫒겨갔다.

한참을 달려 군진에서 멀어진 뒤, 관우는 적토마의 속도를 줄였다.

 

그리하여 황충과의 사이가 좁혀지는 순간,

관우가 돌아서서 청룡도로 황충을 공격했다.

황충은 달려가던 말의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관우로 부터 벼락같은 공격을 받자, 방향을 틀어 공격을 피하려고 하였으나,

속도를 줄이지 못한 그의 말은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제 풀에 고꾸라졌다.

 

그 바람에 황충이 땅바닥에 굴러 떨어지고,

그런 그의 눈앞에는 관우의 청룡언월도가 끝을 겨누고 있었다.
황충이 마상의 관우에게 담담하게 말한다.

 

"내가 졌다 !
시간끌지 말고 어서 목을 베어라."

 

이렇게 말하는 황충은 정말 대장부였고,
죽음 앞에 비굴하지 않은 장군이었다.
마상의 관우 또한 담담한 어조로 말한다.

 

"말했잖소,

나는 노인은 죽이지 않소."

관우는 이 말 한 마디만을 남기고 적토마를 돌려,

오던 길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으,응 ? ...."

 

황충은 몸을 일으키며,

사라져가는 관우의 뒷모습을 표정없이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였다.

얼마 후,

황충은 무기를 양 손에 든 채로 성문 앞에서

싸움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장사 태수 한현의 앞에 걸어서 나타났다.
태수 한현이 묻는다.

"황장군, 말은 어디있소 ?"

"말이 노쇠한 데 다가 싸움에 익숙하지 않아,

제가 제대로 싸울 수가 없었습니다."

 

"활은 어찌된 거요 ?
장군은 백보 밖에서도, 백발 백중이잖소 ?
헌데, 어찌 활은 안쓰고 창으로만 싸운 것이오 ?"

 

"내일 전투에서는 반드시 활로서 관우를 처치하리다."

 

"좋소, 여봐라 !

내일 전투를 위해 황장군에게 내 명마를 하사하도록 하라 !"

 

"고맙습니다 !"

성으로 돌아온 한현에게
노신 황해찬(老臣 黃解贊)이 아뢴다. 

"대인 !

황충이 대인께 이르기를 자신의 말이 노쇠한 데 다가

싸움에 익숙하지 않아 넘어졌다고 하였으나,

잘 살펴 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건 무슨 소린가 ?"

 

"관우와 황충이 숲으로 가서 겨룰 때,
우리 병사 몇 명이 따라가 지켜 보았는데,

관우는 황충이 낙마했는 데도 죽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관우가 황충에게 이르기를 ,

 

<가시오, 나는 노인은 죽이지를 않소 !>하고,

말하더랍니다."

"어,엉 ?"
한현의 눈살이 찌프려졌다.

 

"황충이 싸움에서 졌는데 관우가 살려준 게로군..."

"바로 그겁니다.
왜  관우가 황충을 죽이지 않았을까요 ? ...

의심스럽지 않습니까 ?
관우가 온 목적은 장사를 취하는 것이니,

우리는 그가 무참히 죽여야 할 상대입니다.

 

헌데,

어째서 적장을 죽이지 않고 살려준 것일까요 ?

이상하지 않습니까 ?...

대인께서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계양군이 어떻게 무너졌습니까 ? "

 

"조운이 진응에게 이겼으나, 죽이지 않고,
결국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네,
결국 그의 도움으로 성을 차지했지."

 

"맞습니다,

그리 된 것이지요...
그럼 또 생각해 보십시오.

무릉군은 또 어찌 함락되었지요 ? "

 

"공지란 자가 장비에게 투항하며 반역을 꾀했지 ? ...그

리고 그가 김선을 대신해서 무릉 태수가 됐지."

 

"오늘 황충과 관우의 대결을 살펴보면,
상황이 두 경우와 비슷하게 되는 것이 의심스럽지 않습니까 ?"
한현이 천정을 쳐다보며 말한다. 

 

"황충은 충성스런 자요,

날 배신할 리가 없지, 그를 믿기에 내 명마까지 준 걸세."

 

"어찌 이러십니까 ?
남을 해 할 마음을 가져서는 안되겠지만,

경계심까지 늦춰서는 아니 되옵니다."

 

황해찬은 안타까운 듯이 고개를 흔들며 말한다.
그러자 한현이 부쩍 의심이 들어 말한다.

 

"그럼, 내일 황충이 싸움에 나설 때,

내가 명을 내리겠네,
상항이 위급해 지면 그 즉시,

활로 관우를 쏘라고 말일세.

 

백발 백중의 실력을 가진 자이니,

관우를 죽이고자 한다면 필시, 한 번에 맞출 것이야.

만약 몰래 관우와 결탁했다면, 활은 겨누는 시늉만 하고,

절대로 명중 시키지는 않겠지.

어떻게 될 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

"정말 영명하십니다."
       
209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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