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것이 탈
이대감은 양반 가문에 천석꾼 부자이자 학식도 깊어
나라의 요직이라는 요직은 빠짐없이 두루 거쳤다.
이목구비 뚜렷한 백옥 같은 얼굴에 허우대도
훤칠해 모두가 그를 우러러봤다.
연회라도 열릴 때면 기생들이 서로 이대감을 차지하려고 안달을 했다.
삼남일녀 자식들도 모두 달덩이 같은 얼굴에
서당에서는 글을 잘해 훈장의 총애를 받으며 쑥쑥 자랐다.
이대감의 부인 또한 절세미인에 양반집 규수로 자라 정숙하고 조신한데다
사군자를 잘 쳐 장안에 이대감 부인의 그림 한장 받으려는
사람들이 목을 빼고 기다렸다.
이대감 부부는 금슬도 좋아,
뭇 대감들이 하나같이 어린 기생 머리를 얹어 주고 딴살림을 차렸는데도
이대감은 오로지 부인뿐이다. 마흔이 넘은 요즘도 별방을 쓰지 않고
매일 밤 안방에서 한 베개를 베고 자며 삼일 도리로 부인의 고쟁이를 벗긴다.
세상 부러울 게 없는, 모든 걸 갖춘 이대감에게도
딱 한가지 모자라는 게 있으니 양물이 작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고추가 작아 열대여섯살 때부터는 동네 친구들과
여름에 개울에서 멱 감는 것도 피했다.
어른이 되어 장가를 갔지만 양물은 열두세살 아이의 그것에 다름 아니게 볼품이 없었다.
이대감 부인이야 시집오기 전엔 양반집 규수로 어떻게 남정네의 양물을 볼 수 있었으며
더구나 시집온 후로는 이대감 양물만 수백번 수천번 보고 쥐고 했으니
어떻게 다른 남자의 양물을 봤겠는가.
그래서 이대감 부인은 이대감의 양물이 큰지 작은지 알 길이 없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으레 모든 남자의 양물이 그럴 것이라 짐작하고 있었다.
어느 날, 이대감 부인이 놀라서 자빠질 일이 생겼다.
그날은 임금님이 행차하는 날이라
이대감 부인은 담벼락 옆에 상자를 엎어 놓고 올라가
감나무 가지를 잡고 바깥을 보고 있는데 군졸 하나가 오더니
이대감 부인을 못 봤는지 바지춤을 내리고 담벼락에 오줌을 갈기는데
거무튀튀한 그 양물이 이대감 것의 서너배는 됨 직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임금님의 행차고 뭐고 온몸이 달아올라 안방으로 들어가 누웠다.
“그런 양물이 내 음문에 들어오면 어떤 기분일까?”
그날 밤 부인은 홑치마만 입고 이대감에게 착 달라붙어
조심스럽게 낮에 봤던 군졸의 양물을 얘기했다. 이대감이 껄껄 웃었다.
“그 군졸, 키가 크고 얼굴이 검지 않았소?”
사실 군졸들은 모두 키가 큰데다 훈련하느라 얼굴이 타지 않은 군졸이 없었다.
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대감도 아는 군졸입니까?”
“그는 양물 비대증에 걸려서 백약이 무효, 시집온 부인이 첫날밤에 도망을 쳤지요.”
“왜요?”
“왜요라니. 음문이 찢어져 아랫도리가 피투성이가 되었지요.”
“어머머머.”
“재취로 온 두번째, 세번째 과부, 모두가 첫날밤에 도망을 갔지요.”
“우리 대감의 양물이 으뜸입니다.”
그날 밤은 부인이 상위를 차지했고
식은땀을 흘린 이대감은 빙긋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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