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칠보시(고타야/처음처럼)

오토산 2015. 5. 4. 06:32

 

 

위()나라 문제()는 그의 아우 동아왕()을 몹시 미워했다.

문제는 조조()의 맏아들 조비()이고, 동아왕은 조조의 셋째 아들 조식()이다

. 조조는 무장 출신이었으나 시문을 애호하여 우수한 작품을 많이 남겼으며,

그로 인해 건안문학()의 융성을 이루게 되었다. 이와 같은 조조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맏아들인 조비와 셋째 아들 조식도 글재주가 뛰어났다.

 특히 조식의 시재()는 당대의 대가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할 정도로 출중했다.

조조는 이러한 셋째를 더욱 총애하게 되어 한때는 맏아들 비를 제쳐 놓고 식으로

 후사를 이을 생각까지 했었다. 조비는 어릴 때부터 동생 식의 글재주를 시기해왔으며,

 후사 문제까지 동생에게 밀리는 느낌을 받은 적도 있어서

식에 대한 증오심과 질투심은 그 정도가 깊었다.

조조가 죽은 뒤 조비는 위왕을 세습하고 후한()의 헌제()를 폐하고

 스스로 제위에 올라 문제라 일컬었다.

어느 날 문제는 동아왕으로 책봉된 조식에게, 자기가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에

시를 지으라고 명령했다. 만약 그 동안에 시를 짓지 못하면 칙명()을 어긴 이유로

 중벌에 처한다고 했다. 조식은 걸음을 옮기며 다음과 같이 시를 지었다.

콩대를 태워서 콩을 삶으니[萁(자두연두기)]
가마솥 속에 있는 콩이 우는구나[(두재부중읍)]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건만[(본시동근생)]
어찌하여 이다지도 급히 삶아대는가[
(상전하태급)]

형을 콩대에, 자신을 콩에 비유하여 육친의 불화를 상징적으로 노래한 이 시가

 바로 그 유명한 ‘칠보시()’이다. 즉 ‘부모를 같이하는 친형제간인데 어째서 이렇게

 자기를 들볶는 것이냐’는 뜻을 넌지시 읊은 것이었다. 문제는 이 시를 듣자 민망하여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이후 ‘자두연두기’에서 나온

 ‘자두연기’는 형제 또는 동족간의 싸움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