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실 321

겹 혼인 경사

겹 혼인 경사 조선 영조때 그 유명한 박문수어사가 산중을 가다가 시장하기 짝이 없는데다 날도 저물어서 부득이 어떤 집에 들어가 하룻밤을 유(留)하게 되었다. "비록 누추 하지만 자고 가시는 것은 있는 집이니 상관 없습니다만 해드릴 밥이 없어서 걱정입니다" 이런 딱한 소리를 하는 여주인에게 박어사는 "밥은 걱정 마십시오 낮에 먹어 둔 것이 있으니까 잘 자리만 부탁합니다." 라고 하면서 들어가 자게 되었는데 말이야 그렇게 하였지만 사실 점심도 굶었던 터라 기진맥진 하였다. 그런데 곁에 있던 딸이 어머니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어머니 손님이 무척 시장해 보입니다. 아버지 제사에 지을 웁쌀을 가지고 밥을 해 드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아버지 제사가 곧 다가오는데... 그래라. 아버지 제사에 지낼..

인문교실 2020.10.15

《역사의 鑑戒(감계)》

《역사의 鑑戒(감계)》 우리는 국민학교 때 이렇게 배웠다. ‘조선은 500년 만에 망했다.’ 그리곤 조선이 망한 이유를 달달 외우게 만들었다. “사색당쟁, 대원군의 쇄국정책, 성리학의 공리공론, 반상제도 등 때문에 망했다.” 그러면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면 ‘아, 우리는 500년 만에 망한 민족이구나, 그것도 기분 나쁘게 일본에게 망했구나.’ 하는 참담한 심정을 갖게 되어 있다. 그런데 나로호의 실패를 중국, 미국, 소련 등 다른 나라에 비추어 보듯이 우리 역사도 다른 나라에 비추어 보아야 한다. 조선이 건국된 것이 1392년이고 한일합방이 1910년이다. 금년이 2020년이니까 한일합방 된 지 딱 110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면 1392년부터 1910년까지 세계 역사를 놓고 볼 때 다..

인문교실 2020.09.15

부의 가속적 증가법칙

부(富)의 가속적 증가법칙(加速的增加法則) 옛날 가난한 집으로 시집온 며느리가 하루는 들판에 나가 짚단을 몇 묶음 주워와 남편에게 식구 수대로 망태기를 삼아달라고 부탁했다. 식구는 시아버지, 시어머니, 남편과 자기, 그리고 두 시동생과 시누이 한 명으로 총7명이었다. 그래서 신랑은 다음날 그 짚으로 망태기 7개를 삼아주었다. 그날 저녁 며느리는 가족들을 불러 모아 망태기를 하나씩 나누어 주면서 이런 부탁을 했다. 내일부터 누구든 나갈 때는 이 망태기를 들고 나가고 들어올 때는 부러진 나뭇가지도 좋고 떨어진 낙엽도 좋고 심지어 잡초나 돌멩이도 좋으니 꼭 이 망태기를 채워 오라는 부탁을 했다. 가족들은 잡초나 돌멩이를 가져와도 좋다고 하니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 생각하고 그러기로 약속했다. 다음날 시아버지..

인문교실 2020.09.13

갓을 쓰고 다니는 조선인!

♥갓을 쓰고 다니는 조선인! ============= 옛날 선교 초기, 조선에 온 미국인 선교사가 보니 양반들은 모두 머리에 갓을 쓰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하도 신기하여 한 유식한 양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 머리에 쓴 것이 무엇이요?" "갓이요. 아니 갓이라니!" 갓(God)이면 하나님인데 조선 사람들은 머리에 하나님을 모시고 다니니 하나님의 영이 이미 그들에게 임했다는 것 아닌가? 선교사가 또 물었습니다. "그러면 이 나라 이름이 무엇이오." 양반은 한자로 글자로 쓰며 대답했습니다 "朝鮮(조선)이요! 아침(조)朝 + 깨끗할(선)鮮 이렇게 씁니다"라고 대답하며 글자를 써 보였습니다. 그 선교사는 더욱 깜짝 놀라 " 깨끗한 아침의 나라, Morning calm의 나라란 말이 맞는구나 "라고 말하고는 조..

인문교실 2020.09.02

비정한 도시에 사는 죄.

비정한 도시에 사는 죄. 이 지구상에서 가장 ‘사회적’ 생물은 개미라고 한다. 퓰리처상을 받은 책 '개미세계의 여행'을 보면, 앞으로의 지구는 사람이 아니라 개미가 지배할 것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주장을 펼친다. 그 근거는 개미들의 희생정신과 분업 능력이 인간보다 더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개미는 굶주린 동료를 절대 그냥 놔두는 법이 없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개미는 위를 두 개나 가지고 있다. 하나는 자신을 위한 ‘개인적 위’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 위’다. 굶주린 동료가 배고픔을 호소하면 두 번째 위에 비축해 두었던 양분을 토해내 먹이는 것이다. 한문으로 개미 ‘의蟻’자는 벌레 ‘충虫’자에 의로울 ‘의義’자를 합한 것이다. 우리 인간의 위도 개미처럼 두 개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랬다면 ..

인문교실 2020.08.31

쥐가 주인에게 갚은 은혜

? 노년 예찬 옛날에 한 부잣집 노인이 창고 청소를 하기 위하여 머슴을 시켜 벼 가마니를 들어내는데 마지막 한 가마니를 들어 내려 하자 노인이 "그것은 그대로 놓아두어라." "이 한 가마니는 무엇에 쓰려고 그러십니까?" "쥐도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니냐?" 이렇게 한 가마니는 그대로 창고에 놓아두었답니다. 이런 일이 있은지 몇 해 후 어느 날 머슴이 마당에 나와 보니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머슴은 바로 주인어른을 불렀습니다 "주인 어른, 좋은 구경거리가 있으니 나와 보십시오." 이에, 부잣집 노인 부부가 방에서 문을 열고 마당에 나와 보니 글쎄 큰 쥐 한마리가 머리에 쪽박을 둘러 쓰고 뜰에서 뱅뱅 돌고 있는 것이 아닌가ᆢ 이것을 신기하게 지켜보고 있던 순간, 오래된 묵은 집이 굉음을 내며 그만 폭삭 ..

인문교실 2020.08.22

부원병(夫源病) 취사기(炊事期)

♡부원병(夫源病) 취사기(炊事期) "생식과 사냥의 임무가 끝 난 늙은 男子는 가정에 짐이 된다는 만고불변의 원칙을 아는가?" "동물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가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늙은 남자가 가정에서 살아가려면, 사냥은 못하더라도 취사(炊事)와 청소(淸掃) 정도는 직접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고, 분리수거도 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버리고.. 가정이 평안하려면 남녀가 어느 정도 가사분담 (家事分擔)을 해야 한다는 말인데.. 이성으로는 납득되어도 아직까지는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좀 더 늙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본 사람들은 최근에 '부원병(夫源病)'이라는 희한한 이름의 병명을 지어냈다. 정년퇴직한 남편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인문교실 2020.08.20

요 임금과 왕비

글이 너무 좋고 많은 여운을 남겨주기에 올려 봅니다. ?요 임금과 왕비? 고대 중국 역사상 가장 살기 좋은 태평성대를 구가했다는 요순시대(堯舜時代)의 이야기 입니다. 요 임금이 민정시찰을 나갔다. 만백성이 길가에 부복하여 왕의 행렬에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고 왕에게 무한한 존경과 복종의 뜻을 보였다. 그런데 기현상이 발생했다. 길가 뽕밭에서 뽕을 따는 처녀가 부복은 고사하고, 한번도 돌아보지도 않고 열심히 뽕만 따고 있는 게 아닌가? 한 마디로 왕의 권위 따윈 알 바 없다는, 일종의 배반행위였다. "어가를 멈춰라” 왕명에 따라 천지를 흔들던 악대도 음악을 중단하고, 화려한 행렬이 제자리에 섰다. "어떤 놈이라고 생각하는가?" 친위대장이, "촌구석의 뽕 따는, 무식한 처녀인 줄 아뢰옵니다." "소신이 가서 ..

인문교실 2020.08.20

강감찬 장군의 일화

강감찬 장군의 일화 고려의 명장 강감찬 장군이 귀주에서 거란군을 대파하고 돌아오자. 현종왕이 친히 마중을 나가 얼싸안고 환영했습니다. 또한 왕궁으로 초청해 중신들과 더불어 주연상을 성대하게 베풀었습니다. 한창 주흥이 무르익을 무렵, 강감찬 장군은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소변을 보고 오겠다며 현종의 허락을 얻어 자리를 떴습니다. 나가면서 장군은 살며시 내시를 보고 눈짓을 했습니다. 그러자 시중을 들던 내시가 그의 뒤를 따라 나섰습니다. 강 장군은 내시를 자기 곁으로 불러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여보게, 내가 조금 전에 밥을 먹으려고 밥그릇을 열었더니 밥은 있지 않고 빈그릇 뿐이더군.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내가 짐작하건데 경황 중에 너희들이 실수를 한 모양인데 이걸 어찌하면 좋은가?" 순간..

인문교실 2020.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