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옥몽(속 금병매) <117>
적원외가 양주로 정옥경을 찾아 떠나자,
무운은 적원외의 창고의 재물을 몽땅 이사사의 집으로 옮기고는 숨어 버린다.
연말이 되어서야 왕인지(王引之)가 소식을 전해왔다.
"정옥경이 양주에서 소금 장사를 한답니다.
어떤사람이 소금장사 배에 타고 있는걸 보았답니다."
적원외는 소식을 듣고 생각이 복잡해졌다.
은병이를 찾자하니 지참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 같고,
그렇다고 포기하자니 은병의 고운 자태가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한동안 고민하던 적원외는 두가지를 다 찾을 방도로 관가에 고발해
마누라와 재물을 잃었다고 신고하면 옥경이 가지고 간 재물과 은병이도 찾이하고,
한편으론 이사사의 손아귀 에서도 벗어 날 수 있겠다 생각되어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개봉부에 마누라가 납치되었고,
갖고있던 재물을 강탈당했다고 신고를 하였다.
관아에서는 포졸 두명을 내어주며,
적원외에게 정옥경을 붙잡는데 협조해 달라고 하였다.
적원외는 마침내 왕인지와 함께 몸소 양주로 가서 정옥경을 붙잡아 오리라 다짐하고는
먼길을 떠날 준비로 노새 두마리를 사서는 왕인지와 포졸 두명과 함께 양주로 길을 떠났다.
집에 남아있던 무운은 적원외가 양주로 떠나고 나자 몰래 이사사에게 연락
사람을 불러 적원외의 포목점에 있던 비단 육백통과 상자속에 숨겨놓은 금은보화를
야밤에 몰래 이사사 집으로 옮겨가 버렸다.
이사사는 금부를 관리하는 참장(参将)운리수(云离守)를 불러서
무운을 일년동안 마음데로 하라고 말하고는 한밤중에 가마를 태워 운리수에게 보내 버렸다.
그리고는 적원외와의 은병 사건를 적당히 얼버 무리기 위해
적원외에게 보낸 무운이 살해된것 같다며 관아에 고발을 해 버렸다.
이사사는 청하현 사람으로
서문경의 먼 친척되는 운리수 참장의 세도를 믿고는 또다사 적원외를 속여 먹은것이다.
운참장은 청하현에서 난리를 만나자 변경의 무관을 지원 하여 근무를 하다가,
지금은 금부에서 범인을 잡고 벌을 주는 일을 관장하고 있었다.
게다가 왕인지가 정옥경의 소식을 가져오자 적원외가 옥경을 찾으려
양주로 떠난 사이 무운을 이용해서 재물을 털고는 오히려 적원외에게 뒤집어 씌운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재물 끌어 모으기에 눈이 어두워 온갖 나뿐짖을 다하며
재물을 얻은 적원외라 하더라도 이렇게 몽땅 강탈 하는 짖은 하지 않았다.
적원외도 양주에 옥경을 잡으려 간것은 은병도 얻고 재물도 건지려는 꿍꿍이 속이라지만
이사사의 악랄한 수법 또한 만만치 않으니 장차 이들에게는 하늘이 어떤 벌을 내릴지 두고 볼 일이다.
양주에 간 적원외는 보름이 넘게 정옥경의 종적을 찾아 헤맸지만 그의 그림다 조차 볼 수 없었다.
그러하니 왕인지가 현상금에 눈이 어두워 거짓말을 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왕인지 역시 틀림없이 소금배 위에서 어떤 상인과 이야기 하는 보았으며,
옥경과 친분이 있는 자신이 잘 못 볼리 없다고 하다가도. 혹 비슷한 사람을 본것이 아닌가?
하면서 횡설수설하니 옥경을 찾는데 정신이 없던 적원외는 맥이 탁 풀리고 말았다.
결국 적원외는 여비 삼십냥만 허비하고 개봉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점포를 지키던 하인이 마중을 나왔는데 죽을 상이 되어 있었다.
적원외는 옥경의 흔적도 찾지 못해 기분이 안좋은데
하인 놈까지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니 짜증이 나서 소리를 질렀다.
"야 이놈아!
변 밟고 벌레 씹었나?
얼굴이 왜 그모양이야?"
"주인 나으리!
어떻게 된 건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요?
무운 아씨가 나으리님이 떠난 후 오밤중에 점포문을 활짝 열어제치고는
옷감이며 돈이랑 값나가는 재물들을 몽땅 가지고 이사사 마님 댁으로 가버렸습니다요.
그리고는 지금까지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요.
그런데 몇일전 이 마마 집에서 무운이 어디있느냐고 펄펄뛰며 사람 찾아 놓으라 하더니,
관아에 가서 고발까지 했구만요?"
마른 하늘에 벼락 친다더니 생각지도 못한 청천벽력(晴天霹雳)과 같은 소리에
기가막힌 적원외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노새에서 떨어져 기절하고 말았다.
집에 데려와 보살핀지 반나절이 지나서야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적원외는
허겁지겁 집의 점포며 이층 다락이며 둘러보니
쌓여있던 비단이며 다락에 있던 수많던 재물 상자가 하나도 없었다.
급한 마음에 사람을 시켜 말더듬이 유가놈과 사팔뜨기 장가놈등 패거리들을 부르려 보냈더니,
이 의리없는 건달 패거리들은 어디로 가버려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이사사가 적원외를 살인죄로 관아에 고발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재판이 벌어지면 자기들에게 이제까지 살아온 걸로 보아 좋은 일은 없을거며
이사사의 권세와 악독한 수법를 잘 아는지라 미리 겁을 먹고 도망치고 말았던 것이다.
이사사는 적원외가 빈손으로 돌아 왔단 소식을 접하자 마자,
선수를 쳐서 공격이 최선의 방어란 병법을 아는지
적원외가 무슨 꿍꿍이 속으로 양주 까지 갔다 왔는지 모르겠다며,
운참장에게 고해 받쳐버렸다.
다음 날 아침이었다.
벼락같이 적원외의 집에 들이닥친 운참장(云参将)은
포졸을 데리고 와 적원외를 꽁꽁 묶어 끌고갔다.
운 참장은 대충 대충 신문하고는 바로 벌을 내렸다.
"네 이괘씸한 놈!
재물이 좀 있다고 양가집 규수를 겁탈하고 죽인걸로도 부족해 시체까지 유기하다니?
여봐라 우선 이놈을 곤당 이십대를 때리고 옥에 가구어라!
그리고 화약 오백근을 벌금으로 부과하여 군용으로 쓰게 하라!"
적원외는 결국 삼백냥의 뇌물을 써서 겨우 옥에서 나와 재판을 종결지었다.
그런데 이사사는 매일같이 한량패들을 시켜서
무운을 어떻게 했나며 빨리 내 놓으라고 협박을 했다.
적원외는 어떻던 무운의 소재를 알 수 없는 데다가 사건을 맡고있는 운참장이
사사와 한 통속인지라 아무소리도 못하고 차일 피일 미루고만 있었다.
더군더나 전란으로 인해 나라의 운명이 걸린 일도 아니니
관청에서는 이런 남여간의 인생 살이에 대해서는 신경 쓸 겨룰도 없었다.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 해 보아야 상부에서는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
그러다 보니 해가 바뀌어 두충이 개봉을 포기하고 삼군을 데리고 황제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남방으로 떠나고 나자 악비가 지키고 있을때는 꿈도 꾸지 못하던 오랑캐들이
무혈 입성하여 유예(刘豫)를 제남왕으로 세우고 관헌들을 오랑캐 장수로 삼아 편입해 버렸다.
오랑캐 장수 점한(粘罕)이 치안을 담당하였는데 어찌나 엄하게 관리하는지
조금만이라 반항하거나 규율을 어겨 죄를 지으면 가산을 몰수 해버리거나, 목을 베어 버렸다.
하지만 이사사의 청루는 더욱더 번창해 나갔다.
새로 계집들을 이십여명을 사와서 기생 수업으로 노래와 악기연주를 연습시켜
몰려드는 오랑캐 장수들을 유객으로 맞이했다.
제왕 유예가 올술의 명을 받아 각처에서 여인들과 기생들을 붙잡아 가자,
사사는 제빠르게 대장군 알리부 집안에 줄을 대어 자신을 어전악사(御前乐士)의 명단에 올린 다음
어전악사의 집이란 글을 오랑캐 말로 써서 붙여 놓으니 아무도 이사사에게는 귀찮게 하지 못했다.
과연 둔갑을 일흔두번이나 한다는 백년묵은 구미호 다웠다.
한편 적원외는 이사사에게 두번이나 사기를 당하고 관아에 고발까지 당하여
송사에서 패하고 나니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점한 장수 휘하에 있는 중군관(中军官)을 백냥을 주고 매수를 해서는
이사사 청루에는 실제로는 휘종 황제를 꼬드기어 얻은 것이지만
전란통에 송나라 황실의 창고에서 가져간 금은 보화와 골동품이 그득하다는
거짓 정보를 흘리며 이사사와의 싸움을 준비하며 한판에 뒤집을 일을 차근차근 하게 꾸미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중군관을 불러 술을 대접하며 이사사의 기루의 물건은 송나라 황실의 것이니
당연히 조정에 반납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느냐며 넌지시 의사를 타진해보자
그도 지금은 조정에 국고가 바닥나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며
당연히 반납해야 한다고 맞장구를 쳐 주었다.
어느정도 일이 성사되어 가자 고발장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
한편 이사사는 두번이나 송사에 이기고 나니
이제는 적원외가 모든 것을 포기한것으로 간주 시간이 흘러가자 그의 존재를 잊어버렸다.
그러니 적원외가 다시 고발장을 쓸 것이라고는 꿈에도 짐작하지 못했다.
적원외가 쓴 고발장에는
"나라를 팔아 먹고 사창을 운영하였으며, 적과 은밀히 내통하고 있다고 썼다.
열거한 죄목을 보면, 도군황제를 유혹해서 나라를 망치게 하고 황실의 보물을 사취한죄.
송강(宋江)가 같은 도적들과 내통을 해 나라를 혼란케 한 죄.
전란을 이용해 휘종황제의 권세를 이용 궁정 보물과 골동품을 편취하여
황실과 맞먹는 어마어마한 보물을 숨기고 있는 죄.
현재도 강남의 황실 첩자와 내통하여 은밀하게 금나라 내부의 혼란을 조성하고 있음"
이라고 상세하게 조목조목 적었다.
간악한 자는 용서하지 않는 하늘은 이번에는 적원외를 통하여 징벌을 내릴 것인지 알 수 없다.
적원외는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에 강남에 첩자가 청루에 숨어 있다는 거짖 밀고를
미리 구워 쌂아 놓은 중군관을 통해 관아에 올렸다.
오랑캐 군사들은 즉시 첩자를 생포하려 출동을 하였다.
중군장만 내용을 알고 출동하는 군사들은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출동을 하니,
아무리 사사가 정보망을 잘 만들어 놓았어도 이번만은 전혀 눈치체지 못하고 있었다.
마침 그날은 이사사(李师师)의 생일이었다.
그녀의 기루에는 옛날과 같이 많은 손님들이 찾아와 예물을 바치고
떠들썩하게 술마시고 노래하며 즐기고 있었다.
십여명의 기생들이 하늘나라 선녀처럼 예쁘게 단장하고
악를 연주하며 노래도 부르고 하였다.
저녁 무렵이 되자 기루 밖에 는 수십개의 연등을 밝히고,
축하연이 열리는 방에는 사방에 촛불을 꽂아놓고 휘황찬란하게 불을 밝혔다.
사사가 나오는데 붉은 두루마기에 노란 비단 치마를 입고.
옥대를 허리에 두르고 궁중에서나 싣는비단 신발을 싣고.
진주와 비취로 치장을하고 화장은 요염하게 하였는데
경국지색이라는 양귀비와 서시도 사사 앞에서는 고개를 숙여야 할 정도로 빼어난 자태였다.
<sn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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