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02-(47) *보살 같은 ,無何鄕 주모. 수안에서 구월산이 있는 은률(殷栗)로 가기 위해서는 사리원을 거쳐야한다. 사리원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기던 김삿갓 , 산을 하나 넘어 가니 술집이 보인다. 집은 게딱지같이 초라해 보이건만, 옥호(屋號)는 요란스럽게도 무하향(無何響) 이라고 붙어 있었다. 술청에 들어서니 , 주모는 육십을 넘겼음직한 젊은 할머니였다. "주모 ! 술 한잔 주시오." 김삿갓은 삿갓을 벗어 놓고 술청에 걸터 앉으며 다시 말했다. "게딱지 같은 집에 무하향이라는 간판은 너무도 격에 어울리지 않소이다. 주모는 무하향이라는 말의 뜻을 알기나하고 간판으로 내 거신 것이오 ? " 주모는 술을 따라 주면서, "무하향이라는 말이 어서 나온 것인지 , 술장수가 그런 건 알아서 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