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238

노량유부 회합법을 일러준 김삿갓

●방랑시인 김삿갓 02-(61) *老郞幼婦 화합법. 여인은 무엇을 생각하고 일어난다는 말을 썼는지 모른다. 어쩌면 밤낮 누워만 있는 영감 꼴이 하도 보기가 역겨워 , 무심중에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필봉은 벌떡벌떡 일어난다는 말이 귀에 몹시 거슬렸는지, "누워 있는 사람을 벌떡벌떡 일어나게 하는 약이 없겠냐구 ? ... 옛날에 진시황(秦始皇)은 장생불로초(長生不老草)를 구하려고 동남 동녀(童男童女) 오백 쌍을 삼신산(三神山)에 보냈지만, 그런 약은 끝내 구해오지 못했느니라. 그런 신약이 어디 있겠느냐 ! 그런 헛된 생각을 말고 , 보약을 열심히 드시게 하여라,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열심히 공대하면 보답은 반드시 너한테 돌아오게 되는 법이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였다가 말한다. "어서 저녁상을..

훈장자리를 부탁받은 김삿갓

●방랑시인 김삿갓 02-(58) *천하의 명의가 되는 법. 김삿갓은 삼충 선생이라고 불리는 바람에 자기도 모르게 훈장의 손을 떨쳐 버렸다. "에이, 여보시오. 내가 왜 삼충 선생이란 말이오." 그러자 훈장은 소리를 크게 내어 웃으며 말한다. "이러나저러나 내가 선생한테 꼭 부탁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소이다." "무슨 부탁을 하시려는지 어서 말씀을 해보시죠." "선생은 학문이 놀랄 만큼 박식한 분이라는 것을 나는 알았어요.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공맹재의 훈장 자리를 선생이 맡아 주시오. 나로서는 간곡한 부탁이에요." "선생은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시오 ? 선생과 나는 금시 초면인 사이인데, 나를 어떻게 믿고, 서당의 훈장 자리를 맡기시겠다는 말이오 ?" 물론 김삿갓은 애시 당초 훈장 같은 것은 꿈에도 생각해 ..

공맹재 필봉선생을 만난 김삿갓

●방랑시인 김삿갓 02-(53) *천하 제일의 서당,약국,훈장 (공맹재,백중국,필봉선생) 김삿갓이 정신없이 산길을 걷다 보니, 어느덧 해가 서산에 기울고 있었다. (어허 ! 어느새 또 하루 해가 저물어 오는구나 ! ) 점심을 하나도 먹지 못했기에 , 뱃속에서는 쪼르륵 소리가 연이어 나고 있었다. 그러나 사방을 아무리 둘러 보아도​ 눈에 보이는 것은 첩첩 태산 뿐으로 , 어느 곳에서도 인가는 보이지 않았다. 김삿갓은 허기증을 견디기가 어려워 , 길가에 있는 솔잎을 한움큼 따서 입에 넣고 씹으며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솔잎을 씹으며 얼마를 걸어 가다가 늙은 나무꾼을 만났다. "말씀 좀 물어 봅시다. 혹시 이 부근에 서당이나 절간 같은 곳이 없을까요 ? " 나무꾼이 대답한다. "절간은 없어도 서..

매화연을 선물받은 김삿갓

●방랑시인 김삿갓 02-(52) *장인 정신으로 만든 수양매월 (首陽梅月) "하편" "이것은 우수갯 소리이기는 합니다만, 지금으로 부터 14,5년 전에 한양 어느 대가 댁에서는 "수양매월"이라는 먹 때문에 노부부간에 대단한 부부 싸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혹시 선생께서도 먹을 사가셨다가 내외간에 그런 불상사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에서 한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김삿갓은 그 말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호기심이 솟았다. "먹 때문에 부부 싸움이 일어나다뇨 ?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어째서 먹 때문에 부부 싸움을 하게 되었는지, 좀더 자세하게 말씀 해 주시죠." "선생도 부부 싸움을 피하시려면 그 애기를 한 번쯤 들어 두시는 것이 좋으실 것입니다. 그러면서 묵당 노인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

수양매월 먹을 사러간 김삿갓

●방랑시인 김삿갓 02-(51) *장인 정신으로 만든 수양매월 (首陽梅月) "상편" 김삿갓은 해주 구경을 끝내고 이번에는 먹을 사려고 나섰다. 전국적으로 먹을 만드는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해주에서 만드는 수양매월(首陽梅月)을 최고로 쳐준다. 그 먹은 수양산 기슭에 있는 매월리라는 마을에서 만들기 때문에 , 자호를 수양매월이라고 붙인 것이다. 아울러 값도 무척 비싸서 보통 먹의 몇 갑절이나 되는 돈을 주어야 살 수 있는 귀물이다. 그러므로 글줄이나 쓰는 선비들은 해주에 들르기만 하면 수양매월을 꼭 사게 마련이었다. 김삿갓도 해주 먹을 써 보는 것이 오래 전부터의 소원이었기에 일부러 매월리로 먹을 사러 찾아갔던 것이다. 먹을 만드는 사람은 백발이 성성한 칠십 노인이었다. 첫눈에 보아도..

부처님같은 김삿갓 보살같은 주모

●방랑시인 김삿갓 04-(49) *부처님 같은 김삿갓, 보살 같은 주모. 김삿갓과 주모는 그 말을 듣자 배꼽을 움켜잡고 웃었다. "하하하, 두 마누라를 한 집에서 거느린다는 것은 보통 예삿일이 아닌가 보구려." 주모도 웃어가며 덩달아 말한다. "호호호, 이왕이면 공평 무사하게 큰마누라도 죽여 주지 그랬어요 ?" "에이 여보시오, 내가 물개인 줄 아시오 ? " 그 소리에 방안에는 또다시 웃음판이 벌어졌다. 김삿갓이 백종원에게 물었다. "그래, 작은 마누라 배 위에 엎어져 있던 노형의 뒷 덜미를 낚아 채, 자기 먼저 죽여 달라는 큰마누라는 어찌 하셨소 ? " 그러자 백종원은 손을 휘휘 내 저으며 대답한다. "다 늙어빠진 마누라를 무슨 재미로 죽여 주오. 큰마누라한테 도대체 흥미가 없어, 부득이 작은마누라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