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427

조조의 안목(眼目)

삼국지(三國志) (107) 조조의 안목(眼目) 헌제로부터 유비가 황숙(皇叔)으로 불리게 된 이유는 조조의 세력이 날로 커져감에 따른 헌제의 염려로 조조를 견제하려는 의미가 담겨있는 정치적인 배려도 있었다. 이처럼 유비의 존재가 부상하자 못마땅하게 여기는 무리가 있었으니 조조의 심복 모사인 정욱(程昱)도 그런 사람이었다. 하루는 정욱이 조조를 보고 말한다. "천자께서 유비를 황숙으로 인정하시고, 높은 벼슬을 내리면서 신임을 두텁게 한 것은 틀림없이, 누가되든 외부의 세력을 키우려는 것이니 승상께서는 경계하셔야 합니다." 그러자 조조는, "그 정도는 나도 생각했소. 경계해야지, 허나, 만사에는 득실이 있소. 유비는 귀한 황숙이 되었다고 하나, 내 장중(掌中: 손바닥 안)에 들어 있으니 어쩌지 못할 것이오."..

삼국지 2021.09.22

유황숙 유비

삼국지(三國志) (106) 유황숙 유비 조조는 거침이 없었다. 그는 즉시 참모를 비롯하여 일부 호위병력을 이끌고 당장 허창으로의 회군을 명령 하였다. 그리하여 서주 성문 앞에 자신이 타고 갈 수레를 대기시키고 유비를 홀로 불러냈다. 유비는 영문도 모르고 조조 앞으로 다가가서 읍하고 인사를 하였다. 그러자 조조가 소리내어 웃으며, 유비를 맞았다. 그러면서, "허허허, 허창에서 조서가 내려 왔소. 천자께서는 당신이 황실의 후예이며, 서주에서 큰 공을 세웠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크게 기뻐하셨소."하고 말했다. 그러자 유비는 천자가 있는 허창을 향하여 두 손을 모아 읍하며 허리를 정중히 굽혀, "신 유비가 폐하의 안녕을 비옵니다."하고 절을 하였다. 그러자 조조가 기특한 미소를 지으며, 유비에게 정다운 어조로 물..

삼국지 2021.09.22

유비가 갈 곳은 ?

삼국지(三國志) (105) 유비가 갈 곳은 ? 다음날, 조조는 하비성에 일부 병력을 남겨두고 주력군을 이끌고 서주성으로 돌아왔다. 그런 뒤에 휘하 장수들과 참모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조조가 도열한 참모와 장수들 앞으로 들어오며 말한다. "모두 들으시오 ! 우린 이번 전투로 서주 육군을 얻어 위엄을 떨치고 세력도 강해졌소. 이건 우리가 거병한 이래, 가장 크게 이룬 승리요. 이로 인해 우리는 잠시나마 기쁨에 취했소. 허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마음이 다시 무거워졌소. 왠지 아시겠소 ? 그건 기주의 원소가 대군을 앞세워 공손찬 토벌을 시작했기 때문이오. 요 몇 달 동안 원소의 압박 때문에 공손찬이 큰 손실을 입었다 하니, 이대로 가다간 얼마 되지않아 유주가 원소의 손에 넘어갈 것이오. 그리 된다면 대한..

삼국지 2021.09.22

여포를 향한 초선의 연정(戀情)

삼국지(三國志) (104) 여포를 향한 초선의 연정(戀情) 한편, 조조의 특명으로 여포의 형장에서 끌려 나와 기절한 초선은 그녀가 지내던 백문궁(帛雯宮) 으로 옮겨졌다. 얼마 후 정신을 차린 초선은 그때부터, 머리를 풀어 헤치고 소복을 갈아 입은 뒤에는 아무 것도 먹고 마시지 않았다. 하루가 지나자 조조의 내관이 많은 화려한 옷과 빛나는 장신구를 비롯해, 상당량의 은량을 시종에게 들려서 초선을 찾아왔다. 그리고 넋을 잃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 초선에게 말한다. "아가씨? 이것 좀 보십시오. 조 장군께서 보내신 옷과 장신구 입니다. 하나같이 귀한 것들이라, 장안 궁전의 비빈들 조차 탐내는 것들이지요. 아가씨 ? 어서 마음을 추스리고 단장을 하시지요. 조 장군께서는 아가씨가 이 옷과 장신구로 차려 입고, 조 ..

삼국지 2021.09.22

여포의 최후

삼국지(三國志) (103) 여포의 최후 한편, 진궁에 최후의 순간이 진행 될 때 여포는 형장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일당백(一當百)의 힘을 가진 여포는 여늬 죄수들과는 사뭇 다르게, 목과 양 손은 긴 칼에, 그리고 발에는 쇠사슬 족쇄가 채워진 상태였다. 형장으로 가는 길에 초선이 나타났다. 그녀는 화려한 장옷(長衣)을 걸치고 행렬의 가운데에 서서 여포를 미소로 맞이했다. 그러자 여포가 서글픈 목소리로 물었다. "초선, 여기는 왜 왔소 ?" 그러자 초선이 담담한 소리로, "장군과 함께 하려고요."하고 대답한다. 그러자 여포가 고개를 흔들며, "함께 하다니 ? 초선, 이게 보이지 않소 ? 하 !... 난 곧 구천으로 갈 거요. 당신은 나를 따라 올 필요 없소. 어서 가시오, 어서 !"하고 울먹이며 말했다. 그..

삼국지 2021.09.22

진궁의 최후

삼국지(三國志) (102) 진궁의 최후 조조는 여포와 장요를 심문할 때와 달리, 패전한 여포의 모사 진궁(陳宮)은 자신이 직접 데리고 백문루(白門樓)로 올라왔다. 그곳에는 유비가 앉아 있다가 진궁을 맞아 두 손을 모아 읍하며 예를 표하였다. 조조가 진궁을 붙잡고 말한다. "어서 자리에 앉읍시다." 그리고 이어서 진궁에게, "공대 형, 중모현(中牟縣)에서 나를 구해준 은혜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소."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진궁은 쌀쌀맞은 어조로 조조를 바라보며 말한다. "조맹덕도 속이 꽤나 깊어졌군 ! 후회스럽구나. 성고현(成睾縣)에서 묵던 그날 밤, 내가 당신을 단칼에 베었어야 했는데...." "음 !... 이해 하오, 나도 이해 해 ! 나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오. 허허..." "정말로 간..

삼국지 2021.09.22

사로잡힌 여포와 조조의 진면목

삼국지(三國志) (101) 사로잡힌 여포와 조조의 진면목 변명의 기회도 갖지 못하고 곤장 오십 대씩을 얻어맞은 세 장수들이 불 앞에 한데 모였다. 후성(侯成)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여포가 우리들에게 이렇게 해도 되는거야 ?" 그러자 위숙이, "그동안 이런 놈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 왔는데, 이거야 말로 우리들이 여포에게 무시당하고 버림받은게 아닌가 말야 ?" 그러자 송헌(宋憲)이 두 사람에게 다짐을 받듯, "조조의 말대로 우리가 여포를 사로 잡아 공을 세워보는 것이 어떻겠나 ?"하고 말을 하니, 두 장수는 입을 모아, "좋아 !"하고 대답하였다. 이윽고 세 장수는 새벽에 내실에서 잠들어 있는 여포에게 접근하였다. 그리하여 먼저 여포의 방천화극을 빼내고, 튼튼한 밧줄로 여포의 손과 발을 걸어 엮고, 여..

삼국지 2021.09.22

초선을 향한 여포의 연정(戀情)

삼국지(三國志) (100) 초선을 향한 여포의 연정(戀情) 여포가 진궁의 계략대로 성밖으로 철기를 이끌고 출동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시종이 달려와, "상 장군, 부인께서 풍한(風寒)이 들어 자리에 누워 계십니다."하고 아뢰는 것이 아닌가 ? "응 ?" 여포는 깜짝 놀라며 그 길로 초선이 있는 백문궁(帛雯宮)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자리에 앓아 누운 초선을 불쌍한 표정으로 한참을 그윽히 내려다 보았다. 그러자 인기척을 느낀 초선이 눈을 떠, 자신을 측은한 눈길로 바라보는 여포에게. "장군 !...."하고 한 마디 부른 뒤에 기침을 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자 여포는 걱정이 가득 담긴 소리로, "초선, 좀 어떻소 ?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된 거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초선이 엺은 미소를 지으..

삼국지 2021.09.22

조조의 회유와 진궁의 의각지세(倚角之勢)

삼국지(三國志) (99) 조조의 회유와 진궁의 의각지세(倚角之勢) 초선이 여포의 갑옷을 챙겨주며 말한다. "장군, 공대 선생은 충심으로 말씀하신겁니다. 그러니 선생 말씀대로 하세요." 그러자 여포가 퉁기듯 말한다. "진궁의 충심은 알지만 너무 오만방자 하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초선이, "장군은요 ? 장군은 그렇치 않나요 ? 소첩이 알기엔 세상에서 가장 오만한 사람은 장군이신줄 알았는데요 ..."하고 수줍은 듯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것이 아닌가 ? 그리고 이어서, "장군, 생각해 보세요. 전에 진규 부자가 장군께 얼마나 겸손했습니까 ? 그런 겸손 속에 간사함이 있었잖아요 ?" 그러자 초선의 말을 가만히 듣던 여포가 두 눈을 꿈쩍이며 말한다. "당신 말이 맞소 ! 진궁에게 부끄럽군." 그러자 ..

삼국지 2021.09.22

여포의 퇴각

삼국지(三國志) (98) 여포의 퇴각 한편, 소패성을 점령한 여포 앞으로 진궁이 달려오며 말한다. "장군, 장군 ! 조조의 대군이 벌써 도착했다는 소식이오 !" 그러자 여포가 흠칫 놀라며 묻는다. "닷새는 있어야 온다고 하지 않았소 ? 오늘이 사흘째인데 ?" "아이고 ! 조조가 어떤 인간인지 모르시오 ? 분명히 미리 움직였을 것이오." "지금 어딧죠 ? 안 보이는데 !" "당연히 안 보일 수밖에요 ! 틀림없이 서주로 가고 있을 것이오 !" 진궁의 말을 듣고 여포가 화들짝 놀란다. "서주 ?" "그렇소 !" "서주를 노린다고 ? 그렇다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군, 어서 서주로 회군한다 !"하고 수하 장수들에게 명령하였다. "가자 !...." 여포는 군사를 몰아 서주성으로 전력질주 하였다. 그리하여 성문 앞..

삼국지 2021.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