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427

이호경식지계 (二虎競食之計)

삼국지(三國志) (78) 이호경식지계 (二虎競食之計) 한편, 조조의 명령으로 천자 명의로 보내진 조서를 받은 기주의 원소는 문무백관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입을 열어 말한다. "조정에서 조서를 반포하여 나를 대장군에 봉하고 무정후(務政後) 작위를 내린다고 하오. 더구나 기주와 청주, 심지어는 우리가 얻으려 해도 아직 손에 넣지 못한 병주까지 모두 나한테 내린다고 하는데...." 여기까지 말한 원소는 잠시 좌중을 돌아보며, 이어서 말한다. "말들 해보시오. 조서를 받아야 하오, 말아야 하오 ?" 그러자 백관들의 좌중에서는 한탄의 말이 나온다. "아이구, 저걸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 "그러게 말야 큰 걱정이군 !" 그러나 무장쪽에서는 한 장수가 일어나 읍하며 아뢴다. "주공의 대장군 승차를 경하 드립..

삼국지 2021.09.22

허창 천도 (許昌 遷都) <하편>

삼국지(三國志) (77) 허창 천도 (許昌 遷都) 조조가 아침 일찍 어가 선두에 서서 낙양을 떠나 허창으로 출발하였다. 그리하여 반나절 쯤 행군을 했을 때에 돌연 저 멀리 전방에서 홀연한 함성이 일어나면서 수다한 군사가 휘몰아쳐 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공격 선두에 선 장수가, "이놈 ! 천하의 야심가 조조야 ! 네가 감히 어가를 모시고 어디로 가려하느냐 ?"하고 외치는 것이었다. 그들은 얼마전 낙양을 빠져나간 천자의 근위 대장 양봉과 한섬의 군사로서, 선봉에 나서서 장창을 휘두르며 외치는 장수는 서황(徐晃)이었다. 조조는 어가를 호위하도록 명령하고 뒤따르는 허저에게 명하였다. "허저 ! 저 자를 쳐부수라 !"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허저는 서황을 향하여 맹수같이 달려나갔다. 서황도 맹장이지만, 허저는..

삼국지 2021.09.22

허창 천도(許昌 遷都) <상편>

삼국지(三國志) (76) 허창 천도(許昌 遷都) 한편, 이각과 곽사는 하후돈과 조홍에게 일 만이 넘는 군사를 잃고 크게 패했으나 아직 천하를 장악해 보려는 야망을 버리지 않았다. "조조의 군사들은 오백 리를 넘는 먼거리를 단시간 내에 행군해 왔으므로 인마가 모두 피로했을 테니 차제에 크게 쳐부숴야 한다." 이각과 곽사는 의견이 일치되어, 군사를 재정비하고 다시 낙양성을 공격할 준비를 시작하였다. 모사 가후가 그 소리를 듣고 간한다. "조조를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 되오. 누가 뭐래도 조조군은 훈련이 잘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조조는 그 자신이 효장(驍將)이오. 차라리 군사를 더이상 희생시키지 말고 깨끗이 항복해서 죄를 용서 받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되오." 이각과 곽사는 그 말을 듣고 크게 노한다. "이놈..

삼국지 2021.09.22

조조군의 낙양성 입성

삼국지(三國志) (75) 조조군의 낙양성 입성 헌제 일행은 수많은 파란곡절을 겪은 뒤에 간신히 낙양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낙양은 이미 옛날의 낙양이 아니었다. 호화찬란하던 궁전은 불에 타버려 폐허처럼 변했고, 성안에는 인가조차 없어서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잡초가 우거진 폐가(廢家)뿐이었다. 때는 가을도 저물어 겨울이 가까운 가운데 폐도(廢都)에는 닭소리는 물론 개짓는 소리조차 들려오지 않는 지경이었다. 이런 낙양의 모습을 돌아본 헌제가 한탄을 한다. "여기가 과연 낙양이란 말인가 ? 그토록 번성했던 낙양이 이처럼 변하다니 !..." 그러자 동승이 실망을 금치 못하는 헌제에게 아뢴다. "동탁을 치려고 의군(義軍)들이 들이닥치자 동탁이 이곳 낙양성 곳곳에 불을 질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정도 일줄은 !....

삼국지 2021.09.22

조조의 지혜, 원소의 무지(無智)

삼국지(三國志) (74) 조조의 지혜, 원소의 무지(無智) 한편, 연주의 조조는 모사(謨士)순욱과 함께 국정을 논의하고 있었다. 그때, 장군 조인(曺仁)이 들어와 아뢴다. "주공, 태위 양표(太尉 楊彪)가 장안에서 밀사를 파견해, 천자의 조서(詔書)를 가져 왔습니다."하고, 밀서를 내 보이며 보고 하는 것이었다. 조조는 밀서를 받으며, "밀사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조인은, "밀사는 굶어서 피골이 상접해, 들어오자 마자 기절해 버렸습니다. 제가 죽이라도 먹이라고 후원에 보냈습니다."하고 말 하는 것이었다. 조조는 천자의 조서를 유심히 읽어 보았다. 그리고 다 본 밀서를 순욱에게 건네주고 자리에 가 앉았다. 순욱은 조조로부터 받은 천자의 조서를 읽어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한탄한다. "이럴 수가 !..."..

삼국지 2021.09.22

허수아비 황제

삼국지(三國志) (73) 허수아비 황제 한편, 헌제와 황후는 이각의 군사에게 이끌려 미오성에 무사히 도착은 하였으나 그들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한밤중에 장안을 떠나 , 한낮이 될때 까지 무지막지한 군졸들에게 무참한 학대를 받은 것은 말할 것도 없었고, 음식이라곤 상한 것들 뿐이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황제를 수행하는 시종들에게는 상한 음식이나마 제대로 주지 않아서 모두가 굶어 죽을 판이었다. 헌제는 그런 참담한 광경을 보다 못해, 하루는 이각에게 사람을 보내어 이렇게 일렀다. "시종들이 굶어 죽을 판이니 쌀 한 자루와 쇠고기 몇 근만 보내라." 이각은 그런 전갈을 받자, 화를 내며 이렇게 떠들어댔다. "이 난시에 끼니를 제대로 제공 하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알 일이지, 무슨 요구가 그렇..

삼국지 2021.09.22

이간계(離間計)

삼국지(三國志) (72) 이간계(離間計) 이 무렵 장안(長安)의 정세는 매우 어지러웠다. 동탁 사후, 그의 수하였던 이각과 곽사는 정권을 잡고 나자, 이각은 스스로가 대사마(大司馬)가 되었고, 곽사 역시 스스로 대장군(大將軍)이 되어, 동탁못지 않은 횡포를 일삼으며 사리사욕(私利私慾)을 채우고 있었다. 백성들은 그러한 폭정에다 메뚜기 떼로부터의 극심한 피해가 겹쳐 흉년이 계속되자 굶주림의 고통 속에서 나날을 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나 이각과 곽사는 그런 사정은 안중에도 없었다. 인간의 욕심이란 한도 끝도 없는 것이어서, 오로지 자신만이 장안과 조정을 독차지 하고 싶어진 그들은 점차 자신의 욕심을 실행에 옮길 기회를 옅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태위 양표(太尉 楊彪)는 그들의 행태를 보다못해, 하루..

삼국지 2021.09.22

관우와 장비의 한바탕 웃음

삼국지(三國志) (71) 관우와 장비의 한바탕 웃음 한편, 여포의 휘하 장수인 이봉과 설란으로 부터 자신의 본거지인 연주성을 탈환한 조조는 책사(策士)순욱을 자신의 거처로 불렀다. "주공, 찾으셨습니까 ?" 조조는 순욱이 나타나자, 화난 어조로 책망 하듯이 말한다. "지난 몇 달 동안, 우리는 힘든 출정으로 연주와 서주에서 악전고투를 벌이면서 수십 만의 군사와 군량을 허비했지만 땅 뙈기라곤 한 뼘도 얻지 못했소. 헌데 유비는 힘 하나 들이지 않고, 서주 육군을 차지했소. 그것만 봐도, 그 작자가 겉으로는 후덕한 척하나, 속은 간사한 자 라는 것을 알 수 있소 !" 그러자 잠자코 듣고 있던 순욱이 차분한 어조로 대꾸한다.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유비는 겉으로는 인의군자 같지만, 어리석은 척하며 큰뜻을 품..

삼국지 2021.09.22

여포의 속셈

삼국지(三國志) (70) 여포의 속셈 한편, 도겸이 죽고난 뒤, 서주 태수(太守)가 된 유현덕은 인의(仁義)의 선정(善政)을 베풀어, 오십 삼만에 이르는 서주의 육군(六郡) 백성들이 편안히 살 수 있도록 정치와 치안을 보살폈다. 얼마전 있었던 메뚜기떼로 부터의 피해 복구도 육군 백성들이 협력하여 차 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다가 유비는 이곳에서 아내도 얻고, 탁현에 홀로계신 어머니까지 서주로 모셔 들였다. 이러다 보니 유비,관우,장비,자룡을 비롯한 도공의와 미축등 전임 성주 도겸이 거느렸던 문무백관들 조차, 유비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었으니, 태평성대가 따로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난데없이 성루에 걸려있는 징이 세차게 연속해서 세 번 울렸다. 이 소리는 성 밖에 적군이 나타났을 때를 알..

삼국지 2021.09.22

여포의 대패

삼국지(三國志) (69) 여포의 대패 장사는 꼼짝없이 죽는 줄로 알았다가, 조조가 결박을 손수 풀어주자 감격하며, "나는 초현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허저(許楮)라는 사람인데, 자는 중강(仲康)입니다. 이곳엔 황건적의 등쌀이 하도 심하기로,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을 노인들과 어린애들을 데리고 산 속으로 들어가 토성을 쌓고 놈들에게 대항하고 있었습니다." 조조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물었다. "그러니까 황건적이 침범해 오지 않습디까?" "천만에요 ! 한번은 황건적이 천 명씩이나 몰려와서 우리는 돌을 모아다 놓고, 들이덤비는 놈들을 모조리 돌로 때려 쫒았죠." "음 ... 황건적들을 돌로 쳐부쉈다..... 대단한 일이요."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식량이 떨어졌기로 황..

삼국지 2021.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