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

비봉산 대곡사를 다녀와서

오토산 2020. 9. 26. 18:01

비봉산 대곡사를 다녀와서

 

9월 25일 안동상록자원봉사단에서 추석을 맞이하여 홀몸노인들에게 생필품 선물을 전달하고

오후 시간을 이용하여 의성군 다인면 비봉산 대곡사를 다녀왔다.

 

비봉산대곡사(飛鳳山大谷寺)는 1368년(공민왕 17) 지공(指公)과 나옹(懶翁 : 惠勤)이 창건한 절로

조계종 제16교구 고운사의 말사이며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1605년(선조 38) 탄우(坦祐)가 다시 짓고 1687년(숙종 13)에 태전선사(太顚禪師)가 중창하였고

진입방향과 같은 줄에 범종각, 다층석탑, 대웅전이 자리하고

대웅전 앞 양측에는 지장보살을 모산 명부전과 요사채가 있고 오른쪽에는 나한전이 있었다.

 

대웅전(大雄殿)에는 주로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양옆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모시나

이 곳은 아미타불을 모시고 옆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모시고 있으며

기둥과 기둥 사이에 2조씩의 공포를 얹은 다포식 팔작지붕으로

지붕의 암막새에 '만력 32년'(1664)이란 기록이 있어 조선 중기 건축방식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다층석탑(多層石塔)은 고려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대웅전 앞에  자리하며

전체 높이 180㎝. 받침 높이 55㎝로 탑의 머리 장식부는 없어졌고

바닥돌부은 화강암, 몸돌부는 청석(靑石)으로 몸돌이 없는 지붕돌만 12층이 남아 있는데

각 층의 지붕돌이 위로 갈수록 일정 비율로 줄어드는데 6층과 7층은 크게 줄어들어

그 사이에 한 층의 지붕돌이 없어진 것으로 보여 13층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각 층의 몸돌이 남아있지 않고 지붕돌도 약간 깨어졌지만 12층까지의 지붕돌이

남아있어 고려 초기 청석탑의 양식을 잘 보여준다.

 

범종각(梵鐘閣)은 범종을 달아 놓는 건물로 단층일 때 범종각, 2층일 때 범종루라 부르나

대곡사는 2층인데도 범종각이라 부르고 현재 종은 없고 용문사에 보관 중이라 한다.

밖으로 튀어나온 쇠서(전각의 기둥위에 덧붙이는 소의 혀와 같이 생긴 장식)의

생긴 모양으로 보아 대웅전보다 늦게 지은 것으로 보이고

다포양식의 건물로 기둥과 기둥 사이에 공포를 하나씩 놓은 반면 가운데 칸에는

공포를 배치하지 않고 문양을 조각 한 채로 놓은 점이 특이하고

공포와 살미(공포에서 앞뒤로 뻗어니온 부재. 첨차와 직교))의 끝이

위로 삐죽하게 휘어 오르는 형태로 윗몸에 연꽃을 조각하였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범종소리로 지옥에 떨어진 중생을 구제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고

시간을 알리거나 사람을 모을 때 또는 의식을 행하고자 할 때 종을 사용하였다.

 

적조암(寂照庵) 구포루(九苞樓) 대곡사는 한 때 딸린 암자가 9개나 되었으나

지금은 유일하게 적조암만 남아있고 적조임에 남아 있는 구포루는

봉황의 다른 이름인 '구포가 머문다'는 뜻으로 1847년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당시 인법당(人法堂 :승려가 머무는 곳에 불상을 함께 봉안한 전각)으로 지어

고승들의 초상화를 보관하던 진영각(眞影閣) 역할도 하였으나

지금은 법당이 방으로 바뀌고 방 뒤쪽에 벽장을 만드는 등 원래 모습을 잃었고

대웅전도 별도로 지어졌지만 인법당을 다락처럼 높게 만들고

마루를 가졌다는 점이 독특하여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대곡사를 지나 숲길을 따라 올라 비봉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적조암에서

극락전에 참배를 하고 멀리 펼쳐지는 푸른 산과 파란 하늘에 걸린 구름을 구경하고

내려와서 대곡사에 들르니 웅장하게 지어진 일주문, 루각 형태로 지어진 범종각.

대웅전 앞의 다층석탑 등이 다른 사찰에서 볼 수 없는 모습들이었으며

대웅전에선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등 불상의 이름을

표시하여 놓은 것도 다른 사찰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었다.

 

대곡사와 적조암을 돌아보며 또 다른 사찰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고

문화재들을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귀중 가치임을 다시 느꼈다.

 

안동으로 돌아오는 길에 펼쳐지는 황금들판은 우리들의 마음마저 풍성하게 하여 주었고

도청 신도시를 지날 때는 날로 발전을 하여가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으며

한편으로는 대구경북이 통합되면 또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우려스럽기도 하였다.

 

오늘도 비봉산 나들이로 한나절을 보내며 안내하여 주신 정 회장님께 감사드리고

운전을 하시며 수고를 하여주신 박 선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