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금옥몽

장죽산은 왕자와 왕비의 병을 고쳐 주고

오토산 2021. 2. 22. 21:50

금옥몽(속 금병매) <56>
장죽산은 왕자와 왕비의 병을 고쳐 주고

명의 대접과 함께 천호의 벼슬까지 받는다.

왕자마마의 병은 온역(瘟疫)이라는

열대성 전염병으로 전염성이 아주 강한 무서운 병입니다요.
다행히 소인이 옛날 의술을 배울때 한 의인(异人)을 만나 비방을 배운 적이 있으니

걱정은 안 하셔도 되오나, 큰일 날뻔 하셨습니다요.
소인이 다려 드리는 마황계지탕(麻黄桂枝汤) 한 두첩만 드시면 쾌차 하실것이오니

염려 안하셔도 됩니다.

염병 정도는 자주 고치던 남방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여가는 병이었다.
장죽산은 자신의 주가를 올리기 위하여 조금 과장을 해서 허풍을 떤 것이었다.
그러나 의심이 많은 온술 왕자는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의생을 알리부의 말만 믿고

몸을 그에게 맡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자기가 보는 앞에서 약을 다리라고 명령했다.
약을 다 다린 눈치 빠른 장죽산은 왕자가 보는 앞에서 한사발을 올리기 전에

꿇어 앉아 일부를 따루어 마시고는 왕자에게 올렸다.
그제서야 올술 왕자는 안심이 되는 듯 약을 받아 마셨다.
약효는 그날 밤에 바로 나타나기 시작 했다.

 

땀을 푹 흘리며 한잠을 달게 자고난 올술은 온몸이 가뿐하고 개운함이 느껴져 기분이 좋아진 왕자는,

즉시 장죽산에게 여우털 외투 한벌, 오소리 털 모자, 푸른 비단 신 한 켤레와 말 한 필을 선물로 주었다.
그리고 막영에 거처를 마련 해주었다.

왕자는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아프던 몸이 언제 그랬나는 듯이

날아갈 듯이 기분이 좋아져 아침 식사가 끊나기가 무섭게 장죽산을 찾았다.

그리고는 천호 벼슬을 하사하고는 막영에서 지내게 허락하고

그를 시중들 하인과 졸개 십여명도 함께 배치해 주었다.
장죽산은 수백만의 인명을 앗아간 전란 덕분에 졸지에

벼슬에다 분에 넘치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염병이란 전염성이 강해서 하나를 치료하면 또 하나가 전염되어

장죽산은 일복이 터져 눈코 뜰사이 없이 바쁘다.
또 몇 사람을 치료하고 나자 이번에는 올술 왕자가 아끼는 마누라 하답리(何答里)가

갑자기 머리에 열이나고 아파 죽겠다고 하니 올술이 안절부절 하면서

장죽산을 찾아 난리 법석이었다.

 

정죽산이 가서 보자 마자 감기몸살이라는 것을 알고는,

속으로 쾌제를 부르며 잔꾀를 피울 생각을 해낸다.
머리도 짚 어 보고 맥도 짚어보며 이리 저리 덤벙되던 장죽산은

올술을 돌아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왕자 마마.
잠시 주위를 물리쳐 주셔야 하겠습니다요."

"으음!

병세가 위중한가?"

"이상한 일입니다요.
맥이 일정치 않고 너무 미약하여 정신 집중이 필요한것 같아

주위를 정리하여 달라고 하였습니다요."

"그래?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고!"

"제가 운기조식( 运气调息)을 하여 진기을 끌어 올린뒤 정신을 집중하여 맥을 짚어 보려하니,

왕자님 께서는 잠시 좌우를 물리치고 밖에서 기다려 주시면, 지금 바로 시작 하도록 하겠습니다.
옛 의인을 만나 배운 비법이나 한번 운기를 끌어 올리면

소생의 진기(真气)가 크게 상하는 관계로 특별한 일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았으나,

왕비님에게 사용하는 영광을 가지게 되어 비법을 배운 보람이 느껴 집니다.
이 모두가 왕자님의 홍복인줄로 아옵니다."

장가 녀석의 허풍에도 알리가 없는 그들로서는 목마른 놈이 샘을 판다고,

돌팔이 의생이지만 그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올술 왕자가 모두 물리고 바깥으로 나갔다.

장죽산은 모두가 물러가자 살며시 봉긋하게 솟아있는 하답리의 젖가슴을 살며시 만져 보았으나,

고열에 사경을 헤메는 그로서는 눈을 감은채 신음소리만 입가에 묻어난다.
장죽산이 젖가슴을 만져도 그녀가 아무 저항이 없자,

이번에는 옷 속으로 손을 넣어 이곳 저곳을 가볍게 쓰다듬어도 보고

주물러도 보았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자, 안심이 된 장죽산은 대담하게 하답리의 옷을 벗기니 날이 더운 탓인지

솟곳도 입지 않고 있어 하얀 알몸이 그대로 들어 났다.

난리통에 음욕을 채우지 못했던 장죽산은 아름답고 하이얀 가냘픈

여인의 몸매를 대하자 자신의 사타구니가 뻐근해옴을느꼈다.
죽은 듯이 고열에 신음하며 누워 있는 여인이지만,

장가는 그의 몸에 자신의 몸을 포개고는 자신의 육봉을 그녀의 옥문에 슬금슬금 문질렀다.
죽은듯이 누워있는 하답리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장죽산은 자신의 신물을 그녀의 옥문안에 밀어넣고는 절구질을 시작하여 자신이 만족함을 느끼자,

옷 메무세를 여미고는 형식적이지만 여인의 몸 몇 곳에 침을 찔러 놓았다.
기리고는 헛기침을 몇번 하면서 진맥이 다 끝났음을 바깥에 알리었다.

올술 왕자는 장가가 하답리 병을 고치기 위하는 줄로만 알았기에

장죽산의 운기조식에 방해가 될까봐 보초까지 세워서 다른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는

방문이 보이는 곳에 앉아 초조하게 방안 소식을 지켜 보고 있었다.
장죽산이 그런대로 본인이 마음 먹었던 재미를 보고 나온 것은

한 식경이나 되어서 였다.

"그래,

어찌되었는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장죽산을 바라보며 왕자가 다급하게 물어왔다.

"소신이 오랫동안 운기조식을 해 보지 않아 진기를 모으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나이다.
다행히 왕자님 께서 주위를 정리 해 주셔서 그나마 정신통일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왕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운기 조식후,

마마의 상태를 진맥 해보니 괴이하기는 하였으나,

소생의 운기(运气)가 노화순청(炉火纯青)의 경지 까지 들어가 있어 병세를 쉽게 짚을 수 있었습니다.

"마마는 울한증(郁寒症) 이 걸리신 것이오니,

사역탕(四逆汤)을 다려 드시면 그리 걱정 하지 않으셔도 쾌차하실 것입니다." 하며

약방문을 썼다.

<대부자(大附子) 일전(一钱)

(껍질을 벗겨 사용할 것)
간강(干姜) 오분(五分) 감초(甘草) 육전(六钱)
(두번으로 나누어 다릴 것)>
* 다릴시 물 칠 푼에 다릴 것.

약방문은 간단했다.
그런후, 약은 자신이 다리지 않고 옆에서 감독만 했다.
아마 지난번 왕자의 병을 치료시에는 일반인이나

지금은 천호의 벼슬까지 얻었으니 하인을 시킨것 같았다.

어찌되었든 약을 먹은 다음날 부터 차도를 보이기 시작 하였다.
하답리는 약을 먹고 나면은 땀을 비오듯 흘렸다,

그리고는 깊은 잠에 빠졌다.

몇 일이 지나자 하답리는 사람을 알아보고 말도 조금씩 하였다.
장죽산이 자신을 살렸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장죽산에게 고맙다는 인사 까지 하였다.
장가는 속으로 너는 아프기만 하면 내 여자인데 하며 속으로 싱긋이 웃었다.

올술 왕자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장죽산를 화타(华陀)나 편작(扁鹊)에 비견하고,

의신(医神) 신농씨(神农氏) 모시듯 하며 언제나 함께 다녔다.

장죽산은 이를 기회로 자신의 최대 장기인 올술 왕자 마음를 온갖 말을 지켜세워

비위 마추기에 최대의 솜씨를 발휘,

오랑캐와 한인(汉人)의 문제는 으레이 장가에게 물어 처리하기에 이르니,

금나라 장군들도 장죽산을 낭중(郎中) 이라 부르며 깍듯한 경의를 표했다.
돌팔이 의생이 화타 편작에 비유되고 낭중의 대우를 받으니

사람의 운명이란 하늘 외에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자신과 마누라의 병으로 몸과 마음고생을 한 올술 왕자는 모든게 해결되자

기분도 풀겸 장군들과 이삼일 일정으로 사냥을 나갔다.
그날 저녁, 금나라 병사들이 동경을 몰래 빠져 나가려던 세척의 상선을 나포해 놓고는

상선에 타고 있던 열다섯명의 상인들을 막사로 끌고 왔다.

 

이들은 애걸복걸하며 구원를 요청하였으나,

우선 말이 통하지 않으니 병사들과 수작이 될리가 없었다.
때마침 막사에 있던 장죽산은 한어를 쓰는 상인들이라 통역겸 물어보니,

양주에서 개봉을 오가며 물건을 팔아 오던 상인들이었다.
그들은 장사를 나왔다가 전란이 터지자 오도가도 못하고 경사에 머물러 있다가

전란이 이제 잠잠해 지자 배를 고향으로 가던중 금나라 병사들 검문에 걸려 붙잡혀 온 것이었다.

그들은 장죽산이 누구인지는 모르나 금나라 오랑캐가 모든걸 물어보고 처리 하는 것을 보고

잘만 손을 쓰면 풀려 나갈것 같은 생각이 들자, 장가에게 하소연을 했다.

"나으리,

저희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장사꾼입니다,

그저 불쌍히 여기시어 목숨만이라도,

고향에 갈 수 있게 도와 주시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요."

" 눈치 빠른 장죽산은,

으흠 나도 오랑캐 보다는 자네들을 도와 주고 싶네,

그러나 나는 의생에 불과해 도울 수가 없네,

단지 네가 왕자님을 잘 아니 오시면 잘 말씀 드려주겠네."

"아이구 그러지 말고 도와 주세요,

아까 보니까,

금나라 병사들이 쩔쩔매던 뎁쇼,

같은 한인 끼리 잘해 봅시다.
주위를 물리쳐 주세요?"

눈치빠른 장죽산이 주위를 물리치고 나자,

한 상인이 은자 이만 냥을 거두어 와서는 가진게 전부이니 도와 달라고 애걸애걸한다.

" 그래, 왕자님께 드릴 예물로는 적은 액수네만은,

나도 한인인데 자네들 사정을 봐서 내 노력해 보겠네."

"아이구 정말 고맙습니다,

우린 나리만 믿겠습니다 하며, 몇번이나 머리를 조아린다."

장가는 자기가 꼭 황제라도 되는 모양 우쭐 해져서,

병사들을 불러 왕자님이 올때까지 잘 보살펴 주라는 당부까지 한다.

이틀이 지나 올술 왕자가 사냥을 갔다 돌아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장죽산은 직접 마중을 나가 무탈하게 돌아 오시는 왕자님을 뵙게되

영광스럽기 그지 없다는 입발린 소리를 하고는 상선 건을 아뢴다.

" 왕자마마!

상선 세척을 나포 하고 상인 십오명을 붙잡았은데,

그들은 양주에 사는 소신의 먼 친척이오며 장사꾼에 불과하니

부디 목숨만은 살려 주어 자비를 베풀어 주시길 바라옵니다.
그들은 상선과 가지고 있던 은자 이 백냥도 왕자님께 예물로 바친다 하옵니다,

그들의 성의를 생각 해서라도 은덕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

"하하하!

그래 먼 친척이라구,

은자 이 백냥이라 성의가 가상하니 그 돈은 네가 가지고.
배는 우리도 필요하니 몰수하도록 하여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고

장죽산이 머리를 조아리며 물러나자.
올술 왕자는 병사들에게 상인들을 데려오라 한다.

"올술 왕자는.
너희들도 모두 내 백성들이다.
그러나 허락도 없이 몰래 양주로 가려 한것은 참수로서 다스려야 하나,

장 천호의 친척들이라 하니 장 천호의 얼굴을 보아 특별히 풀어주겠다.
상선은 전쟁 중이라 적의 배로 사용될 수 있어 몰 수하니 추후 전쟁이 끝나면 돌려줄 것이다 라며,

그 자리에서 확약서를 써 주고는 그 대신 그가 쓰던 증표로 화살 한대를 주었다.

상인들은 백배 감사 표시로 머리를 조아린뒤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치듯 사라졌다.
올술 왕자는 장죽산를 대동하고 몰수한 상선으로 가서 조사를 해 보았다.
한척에는 목재와 광목 수천필이, 고추 후추등 식품가 함께 잔뜩 실려 있어 수 만금은 족히 되어 보였다.
두번째 배에는 화리목(花梨木) 과 백남목(柏楠木)으로 만든 탁자, 의자, 침상등 가구가

가득 실려 있었는데 역시 수 만냥의 값어치가 넘어 보였다.
마지막 배에는 가마니 수백개가 실려 있는데 낡은 돗자리를 덮어 놓았었다,

궁금한 올술이 차고 있던 칼로서 가마니를 헤쳐보니 소금이었다.

 

왕자는 웃으며
"난 또 무슨 중요한 것이라고" 하며

배는 관선(官船)으로 사용하고 소금은 장천호에게 선물로 주어라 하고 명령했다.
그런데 그 소금 가마니 속에는 엄청난 보물이 숨겨져 있었으니

앞으로 또 어떤 기막히고 파란만장한 곡절을 일으킬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sns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