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三國志) (288)
관우의 위기
"하하하 !...
하하하하 ! ..."
제갈근이 사라지고 나서도 한참을 웃어제끼던 관우는
마량이 들어오고 나서도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군후,
왜 그러십니까 ?"
마량이 서둘러 밖으로 나가는 제갈근의 뒤를 쳐다보면서 재차 물었다.
"기가막힌 소릴 들었네,
글쎄 손권이 또 혼담을 보내오지 않았는가 말야 ?"
"혼담이라뇨 ? "
"내 딸을 손권 아들에게 보내라고 하는군 !"
"그럼, 승낙하셨습니까 ?"
"범의 딸을 어찌 개에게 보낼 수가 있겠나 ?
당장 내쫒아 버렸지 !"
"네에 ? ..
승낙은 아니더라도 거절하신 것은 잘못 하신 겁니다.
좋게 돌려 보내셨어야 했지요..."
그러나 관우는 마량의 염려를 귓전으로 듣고 관평을 부른다.
그리고,
"이틀 후에 조조의 칠로군(七路軍)을 격파하고
번성을 취할테니 정예군을 준비시켜라."하고, 명하니,
그 소리를 들은 마량이 염려를 덛붙인다.
"군후(君侯), 형주의 정예병을 모두 끌고 출전하시면
형주의 수비는 어쩝니까 ?"
"괜찮네,
동오에서 병법가는 둘 뿐이지,
하나는 주유이고, 또 하나는 노숙인데,
둘이 죽은 후, 동오에는 쥐새끼들만 있는데,
어찌 형주를 감히 넘볼 것인가 ?"
관우는 자신감에 넘치는 말을 내뱉었다.
그 소리를 듣고 마량이 또 다시 염려의 말을 덛붇인다.
"지금 여몽이 육구에 주둔 중입니다.
우리가 형주를 비우면 필시 형주가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
"뭘 걱정하는가 ?
지난번에 형주를 지키기 위해
육구 강변을 중심으로 봉화대를 설치하지 않았는가 말야 ?
그러니 형주가 위험에 처할 일은 없을 것이야 !
내가 반 나절이면 형주로 돌아올 수가 있으니 !"
마량의 걱정과는 달리,
관우는 조조군과의 결전에만 몰두하고
동오의 내습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였다.
한편,
관우를 만나고 돌아온 제갈근이 손권에게 보고한다.
"혼담 애기를 꺼내자 마자,
관우가 크게 웃으며 말하길... 허 !..."
제갈근은 차마,
자신의 주군에게 관우에게 당한 것을 그대로 애기 할 수는 없었다.
"뭐라 했소 ?"
그러나 손권의 질문은 제갈근이 감출 수록 집착했다.
그러자 사실대로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한 제갈근은
이렇게 말을 얼버무렸다.
"주공, 동요하지 마십시오.
관우가 호랑이 새끼를 어찌 개에게 주겠냐면서 ... "
"뭐요 ?
자긴 호랑이고 나는 개라고 ?"
손권은 어이없는 소리를 듣자,
오히려 허탈한 웃음을 웃어보였다.
그런 뒤에는 노기가 충천하며,
"관우란 자가, 건방지기 짝이 없군 !
내 평생 이런 모욕을 받아 본 적이 없다 !
유비의 수하가 이정도라면,
후일 유비가 천하를 얻는다면 조조보다 더 위험하지 않겠는가 ?"하고,
분개하며 말하자,
옆에서 이런 소리를 내내 듣고 있던 육손이 아뢴다.
"주공,
척후병의 말로는 관우가 오만 정예병을 이끌고
형주를 떠나 번성으로 가서 조조의 원군을 친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제 형주는 텅 빈 성이나 마찬가지죠.
주공, 형주를 취할 시기가 왔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손권이 입을 악다물여 결심어린 명을 내린다.
"음 !...
당장 육구의 여몽에게 전하라.
강을 건너서 형주를 쳐라 !"
"알겠습니다 !"
동오에서 이런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는 줄도 모르는 관우는
형주의 정예병을 이끌고 번성을 포위하여 외부로의 차단을 맊고,
성에 이르는 넓디 넓은 벌판에서 조조의 지원군 선봉장 방덕과 대치하였다.
조조의 선봉장 방덕은 관을 앞세우고 왔는데
그의 깃발에는 <필살 관우(必殺關羽)>라는 글자조차 쓰여 있다는 것이었다.
관우는 그 보고를 듣고 얼굴에 노기를 띠었다.
"방덕이 그처럼 방자하게 나오면 내 친히,
그의 시체를 그가 가져온 관속에 넣어 주도록 하겠다.
관평(關平)아 ! 너는 나가서 번성을 쳐라.
나는 내 손으로 방덕의 소원을 풀어주겠다."
관평이 아버지의 말 고삐를 붙잡으며 말한다.
"아버님께서는 태산같이 귀중하신 몸으로 어찌하여
방덕 같은 쥐새끼와 친히 싸우려고 하십니까.
방덕은 제가 때려 눕힐 것이니 부디 자중하소서."
"음...
그러면 네가 나가서 그놈을 취해 보거라 !"
관운장은 아들의 충언을 기쁘게 여기며 그대로 눌러앉았다.
젊은 장수 관평은 날쌘 군사들을 이끌고 방덕을 마주보고 달려나갔다.
맞은편에서 방덕이 <필살관우(必殺關羽)>의 깃발을 높이 휘날리며 달려나온다.
관평이 방덕에게 큰소리로 외친다.
"주인을 배반한 방덕이란 쥐새끼야 !
용기가 있거든 나와서 내 칼을 받아라 !"
방덕이 좌우를 돌아보며 묻는다.
"새파랗게 젊은 저 아이는 누구냐 ?"
옆에서 대답한다.
"저 자는 관우의 의자(義子),
관평이라는 청년 장수입니다."
방덕은 그 소리를 듣고 말을 달려나오며 꾸짖는다.
"이놈 !
나는 위왕의 명을 받고 네 아비의 목을 취하러 왔노라 !
헛소리 집어치우고 속히 네 놈 아비를 내보내거라 !"
관평은 대로(大怒)하며 칼을 번쩍이며 방덕에게 덤벼들었다.
싸움은 시작되었다.
오 합, 십 합, 이십 합, 오십 합 ...
아무리 싸워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
두 장수는 싸우다 지쳐 마침내 내일을 기약하며 일단 싸움을 중단하였다.
관우는 그 소식을 듣고 크게 노하며 관평에게 명한다.
"그러면 내일은 내가 방덕의 목을 벨 것이니
너는 뒤에서 구경이나 하거라."
다음날 아침,
관우는 적토마를 높이 타고 전선으로 유유히 달려나왔다.
그리하여 적진을 노려보며,
"관운장은 여기 있다.
방덕은 죽고 싶거든 지체없이 나오너라 !"하고,
큰소리로 외치니 산이 쩡쩡 울린다.
방덕이 군사들 앞으로 나서면서,
그가 끌고온 관을 병사들를 시켜,
관우가 볼 수있는 앞으로 끌어다 놓게 하고,
"관우는 들어라 !
위왕의 명을 받들어 네 수급을 가지러 왔다 !
관은 벌써 준비해 놨으니, 겁이 나거든 말에서 내려 포박을 받으라 !"하고,
호기어린 소리를 내질렀다.
"가소롭다 !
천하의 영웅들도 내 이름 앞에 겁을 먹거늘,
너같은 쥐새끼를 베기엔 내 청룡언월도가 아깝도다 !"
관우는 이렇게 대꾸하며 손을 내미니,
장군 주창이 청룡언월도를 관우에게 바친다.
"이랴 ! "
관우가 적토마를 박차고 양군이 대치하고 있는 벌판 앞으로 말을 달려 나갔다.
이와 동시에 방덕도 관우를 마주보고 달려나갔다.
"촤 앙 ! ~...
촤 앙 ! ~"
관우의 청룡언월도가 방덕을 향해 힘차게 내리 꼿는다.
방덕도 관우에 맞서며 창을 휘둘렀지만 관우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하였다.
애초에 방덕은 관우의 상대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한 합, 두 합, 세 합 만에 관우의 창을 피하던 방덕이
창을 놓치며 말에서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본 관우가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위해 방덕에게 말을 달려 나갔다.
방덕의 절체 절명의 순간,
방덕은 말과 함께 넘어진 상태에서 말 잔등에 있던 전통에서
활을 꺼내어 화살 한 대를 활시위에 멕였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관우에게 그대로 쏘아 갈겼다.
"어, 엇 ?"
관우는 방덕이 쏜 화살을 왼 팔에 맞고 말았다.
"비겁한 놈 !
전원 공격하라 ! "
관우가 화살에 맞는 것을 본 주창이
소리를 내지르며 말을 타고 내달리며 소리쳤다.
"와 아 ! ~..."
양군은 서로를 마주보며 쏟아져 나왔다.
그리하여 칼과 창이 부딪치는 혈전에 돌입하였다.
관평이 관우의 곁으로 다가오며 급히 소리쳤다.
"아버님 !
어서 피하십시요 !"
그러면서 관우의 근처로 몰려오는 적군을 계속해 막고 있었다.
"군후 !
어서 피하십시오 !"
관우의 측근 병사들이 다가와
관우의 적토마의 말 고삐를 후군쪽으로 잡아 끌었다.
289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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