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동화나라를 다녀와서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최초로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던 8월 6일
처서를 하루 앞둬서 무덥던 날씨는 조금 수그러드는 듯 하였다.
15:00 서울에서 온 외손녀와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을 찾아
일직면 조탑리 권정생선생이 사시던 집을 찾아갔다.
일직 조탑리에는
통일신라시대 건축된 8.15m 오층전탑이 보수중에 있었고
일직손씨 시조이신 孫洪亮선생을 기리는 타양서원과
양근김씨 시조이신 金仁贊선생을 기리는 근성서원이 있다.
우리는 동네 안에 있는 권정생 선생이 사시던 집을 찾아 갔다.
집에는 사시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마당의 개집앞에는 강아지똥이 놓여져 있었고
건너편에는 엄마까투리가 지키는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었다.
권정생(1937~2007) 선생은
일본에서 태어나 1946년 귀국, 1947년 조탑리에 정착하였으며
일직교회 문간방에서 종지기로 살면서 <강아지똥>, <몽실언니>를 썼고
몽실언니 인세로 받은 돈에 조금 더 보태어 마을청년들과 함께
이 집을 지어 1983년 이사를 하여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사셨다.
사는동안 마당의 풀 한포기도 함부로 베지않고 피고지는 꽃들과 살면서
해거름이면 집 뒤 빌뱅이 언덕에 올라 노을진 하늘을 보았다.
아픈 몸이었지만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점득이네>, <밥데기죽데기>,
<한티재하늘>,<우리들의 하나님>,<랑랑별때때롱> 등 쉼 없이 글을 썼고
어려운사람들을 위해서는 선뜻 돈을 내놓아도 자신을 위하여는 아꼈으며
'내가 쓴 모든 책은 어린이들이 사서 읽은 것이니
여기서 나오는 인세를 어린이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며
통장에 있는 돈을 '북측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라'고 유언장을 쓰시고
어머니가 사시는 그 나라로 가셨다고 전한다.
우리가 마을을 나와 예원농장앞에서 강아지조형물을 구경하고 있을 때
일직교회 이창수 목사님이 나오시어 권선생님과 교회와의 인연을 설명하시며
본인이 쓰신 '고인돌 할아버지의 넓은 등'이란 책 한권을 선물로 주셨다.
우리는 목사님께 감사를 드리며 일직교차로를 나왔더니
손을 흔드는 엄마까투리 남매가 더 정다워 보였다.
운산리 돌고개를 올라서니
'몽실언니마을 '안내판과 '몽실언니 카페'도 보였으며
5호선 국도를 따라 조금 갔더니 망호리 '권정생동화나라' 표지판이 보였다.
일직남부초등학교 옛 터에 세워진 '권정생동화나라'는
운동장에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기구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고
운동장 위에는 엄마까투리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으며
운동장에서 전시관을 오르는 비탈면에는 조경수목들이 자라고
중간중간에 엄마까투리, 강아지 똥, 몽실언니 등 동화캐릭터가 자리하였다.
건물정면에는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이란 글귀가 눈에 들어 온다.
교실과 복도를 이용한 전시관 안에는 권정생선생이 살아오신 삶과
150여편의 동화책 원고와 자필로 남기신 유언장 등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어린이들이 즐길수 있는 미끄럼틀과 편백놀이공간, 책읽기공간 등이 있었다.
전시실을 한바퀴 돌아서 관장실에서
20여년전 함께 근무하였던 옛 시절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관장님이 외손녀에게 '팔푼돌이네 삼형제' 동화책과
엄마까투리 그립톡과 쫀득고구마를 선물로 주었다.
우리는 관장님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암산유원지에서 오리배와 고산서원 솔 숲도 구경하고
구리측백나무 숲과 동굴을 통과하면서 외손녀의 엄마가 어렸을 적
추억들도 더듬으며 집으로 돌아와 짜장면으로 저녁을 먹었다.
오늘은 초등 2학년 외손녀를 위한 시간으로
권정생 선생이 사시던 집과 동화나라를 찾아보면서
한나절을 보냈다.
외손녀에게 동화의 나라로 여행도 시켜주시고 선물도 주신
동화나라 관장님과 직원분에게 감사를 드리고
친절한 안내와 책을 선물해주신 목사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여행에서 보고서 느낀 것으로
더 아름다운 꿈을 키우는 어린이로 자라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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