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5 - [우뚝 솟은 금강산] 청운의 큰 뜻이 이루어져 청루 거각에 누워 있어야 할 몸이 멍석이 깔려 있는 낯선 사랑방에 누워 있다니 대체 어느 쪽이 잘못되어 있는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모두 뜬구름이야 뜬구름"※ "아니 이 양반이 잠꼬대는 웬 잠꼬대" 더벅머리 머슴 놈이 부지중에 김삿갓이 내뱉은 말을 잠꼬대로 들었던지 툭툭 발길질을 한다. ※※"총각, 내 잠세."※※ 김삿갓은 이렇게 말하고 억지로 눈을 감았다.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김삿갓은 계속 북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절은 벌써 오월이었고 집을 떠난 지 어언 한 달이나 되었다. 봄도 지금은 다 지나가고 신록과 더불어 여름이 다가오고 있었다. 김삿갓은 양구를 거쳐 금강산의 관문인 단발령에 도착하였으니 집에서부터 오백 리 길을 걸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