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25 - [관북천리 (關北千里)] 다음날 , 김삿갓은 사랑방에서 느즈막히 일어났다. 밖에서는 사람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온 것 같은데 여인이 뭐라고 분부를 내리는 것으로 보아, 식구들이 돌아온 모양이다. 어떻게 연락을 했는지 주모도 돌아왔고 머슴도 돌아왔다. 안방 여인은 사랑에 묵고 계시는 선비가 천하의 명문장가로 청원서를 써주셨으니 아침이 끝나는 대로 관아에 가지고 가야한다고 설쳐댔다. 여자란 낮과 밤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더니 그말이 옳다고 김삿갓은 생각했다. 지난밤에 있었던 두 사람의 황홀한 순간을 생각한 것이다. 잠시후 아침상이 들어왔다. 역시 상다리가 휘어졌다. "저는 마당쇠를 데리고 관아에 들어가 어제 써주신 글을 직접 사또께 드리고 오겠습니다. 떠나지 마시고 사또가 어떻게 일을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