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56 - [첫날밤 소박맞은 세 자매(중)] "그러면 어쩌다가 세 자매분이 각각 첫날밤에 소박을 맞으셨는지 말씀 좀 들을 수 있겠습니까?" 김삿갓은 주인 노파 자매들이 첫날밤에 어떤 이유로 소박을 맞게 된 것인지 궁금하였다. 노파는 옛일을 회상하는 듯이 잠시 망설이더니... 탄식하듯 한숨을 내쉬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지금으로 부터 70여년 전, 주인 노파의 아버지는 강원도 원주에서 한양으로 상경하여 젊은시절 학문을 이룬 뒤 한양 남산골에 터를 잡고 지내는 대쪽 같은 청년 선비였다. 그는 십 칠세에 과거를 보아 한 번에 초시에 급제할 만큼 수재형의 샌님이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초시 시험에 급제한 그해 가을 불현듯 고향에서 비보가 당도 하였으니 그의 아버님께서 고향인 원주에서 돌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