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427

경기의 난(亂)

삼국지(三國志) (277) 경기의 난(亂) 한편, 순욱이 자결했다는 소식을 듣자, 백마문에서 순욱을 부축하여 일으킨 바 있던 시중소부(侍中小府) 경기(耿紀)는 평소에 뜻이 맞는 동료인 위황(韋晃),김위(金褘)등을 비롯하여 조조의 손에 죽은 태의 길평(太醫 吉平)의 아들 형제인 길막을 비롯한 길목과 비밀리에 회합을 가지고, "역적 조조가 천자를 협박하여 왕이 되고, 순대인을 압박해 죽음으로 몰았소. 우리 한(漢)의 신하들이 조조를 없애고 조정을 살립시다 !" 하고, 말하니, 그 자리에 참석한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조조를 죽여, 조정을 살리는데 죽음을 불사 않겠습니다 !"하고, 결연한 의지를 표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경기가, "여러 형제들 잘 들으시오. 조조가 오늘 밤 오봉루에 묵을 것이오. 그곳은 어림군..

삼국지 2021.12.13

버림받은 노신 순욱(老臣 筍彧)

삼국지(三國志) (276) 버림받은 노신 순욱(老臣 筍彧) 조조를 위왕에 봉한다는 헌제의 결정이 있자, 조회(朝會)는 그것으로 끝났다. 그리하여 대소 신하들이 조회가 파하자 조조의 앞으로 모여들어 축하의 말을 쏱아내었다. "축하드리옵니다 !" "경하드리옵니다 !" "진작에 있었어야 할 일이온데..." "응 !" 조조는 만장한 축하의 인사를 받으며, 당연한 일이었다는 듯이 대꾸하였다. 한편, 조회에 참석했던 조조의 셋째 아들 조식(曺植)이 장락궁 밖으로 나오자, 수행비서인 이주(伊周)가 수레 앞에서 그를 맞는다. "공자 ?" "응, 일이 잘 되었네. 크나 큰 경사야. 아버지께서 위왕으로 책봉 되셨다네." "하 ! 경하드립니다 !"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으니, 어서 시회(詩會)로 가세 ! 기다리던 벗들에게도..

삼국지 2021.12.11

위왕 조조(魏王 曺操)

삼국지(三國志) (275) 위왕 조조(魏王 曺操) 조조가 허창으로 돌아오자, 그를 영접하는 만조 백관들의 환영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승상께서는 한중을 정벌하시고, 이제 강동의 손권에게 까지 매년 조정에 세공을 바치겠다는 약속을 받아 오셨으니 이는 역사에 길이 남을 공적이옵니다." 조조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아첨배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쳐댔다. 그러면서 이 일을 기회로, 고 공공연히 떠들어 대었다. 이에 조조는 마음이 점점 동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조조는 만조 백관들에게, "한 사람도 빠짐 없이 명일 조회에 참석 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다음 날, 조조가 허수아비 천자 유협을 전면에 내세우고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허창의 장락궁(長樂宮)앞에는 관복을 정제한 대신들이 조회(朝會)에 참석하기 위..

삼국지 2021.12.10

조조와 손권의 대결

삼국지(三國志) (274) 조조와 손권의 대결 조조는 한중(漢中)의 장로의 항복을 받아내자, 한중을 장합(張郃)과 하후연(夏候淵)에게 지키게 하고, 다른 장수들을 모두 불러모아, 가까운 서천의 유비는 제쳐두고, 멀리 남방에 있는 손권을 치기로 결정하였다. 손권에 대해선, 적벽대전(赤壁大戰)이후로 원한이 골수에 맺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리하여 한중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병선(兵船)이 강을 가득히 메웠고, 육로(陸路)를 따라 강동(江東)으로 진군하는 사십여 만에 이르는 군사는 대지를 덮었다. 양자강을 따라 강남으로 내려가 손권을 일거에 멸하려는 의도였던 것이다. 한중을 떠난 지 십여 일 만에 조조의 군사는 강동의 요지인 유수성에 접근하였다. 조조가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 온다는 소식을 들은 손권이 가만 있을..

삼국지 2021.12.09

동오의 수군 대도독 노숙의 절명

삼국지(三國志) (273) 동오의 수군 대도독 노숙의 절명 관우가 떠나고 나자,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배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던 노숙이 힘을 잃고 땅바닥에 주저 앉았다. "대도독 !" 여몽을 비롯한 감녕, 감택, 반장 등 장수들이 달려들어 노숙을 일으켰다. "괜찮네, 괜찮아 !..." 노숙은 여몽의 부축을 받아 장중으로 들어왔다. 그러고서도 노숙은 연실 기침을 해대는 것이었다. "대도독 !" "대도독 !" 장수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큰 걱정을 하였다. 노숙이 손을 들어 장수들을 제지한다. "그냥 앉아들 있게." 장수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노숙이 말한다. "관우와의 협상으로 세 개 군을 돌려 받게 된 것은 모든 장군들의 공이오. 수고들 많았소. 그럼 나는 내실로 들어가 쉴 것이니, 장군들은 각자..

삼국지 2021.12.08

형주 반환을 둘러싼 계략

삼국지(三國志) (272) 형주 반환을 둘러싼 계략 손권은 제갈근의 식솔을 그날로 감금해 놓고, 그를 서천으로 보내어 형주 반환을 요구하게 하였다. 제갈근이 여러날 만에 성도에 도착하자, 유비에게 사람을 보내어 만나기를 청하였다. 유비가 공명을 불러 물었다. "군사의 형님이 강동에서 나를 만나러 오셨다니 무슨 일로 오셨을 것 같소 ?" "형주땅을 찾아가려고 왔을 것입니다." "그러면 이 일을 어찌했으면 좋겠소 ?" "....." 공명이 유비의 귀에 입을 가까이 하고 무엇인가 한동안 속삭였다. 유비는 말을 들으며 연실 고개를 끄덕였다. 공명은 부중을 나오자 그 길로 객사에 있는 형을 찾아갔다. "아, 형님 ! 순시를 하던 중에 형님이 오셨다는 소리를 듣고 돌아왔습니다." 공명이 제갈근에게 허리를 깊숙히 숙..

삼국지 2021.12.07

관우의 망중한, 손권의 지략

삼국지(三國志) (271) 관우의 망중한, 손권의 지략 한편, 유비와 제갈양을 대신해 형주를 지키고 있던 관우는 아들 관평과 함께 호위 군사들을 거느리고 성밖으로 사냥을 나가 망중한(忘中閑)을 즐기고 돌아오는 중이었다. 장중으로 들어오며, 관평이 아버지에게 사냥터에서 느낀 것을 말하였다. "쏘았다 하면 백발백중이시니 조금 쉬셨다하더라도 실력은 전혀 녹슬지 않으셨습니다." 관우는 그 말을 듣고, 수염을 쓰담아 내리면서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허허 !... 그렇더냐 ? 헌데, 새로운 성도 소식은 있느냐 ?" "예, 있습니다. 주공께서 서천 정벌에 공이 많은 문무백관들에게 상을 내리셨다고 합니다. 특히 이곳 형주 군사들 까지 사은을 내리셨는데, 황금 오백 근과 백은 천 근, 돈 오천만 전, 면 천 필..

삼국지 2021.12.06

드러나는 군왕의 풍모

삼국지(三國志) (270) 드러나는 군왕의 풍모 유장은 유비가 성도로 오고 있다는 소리를 듣자, 그 길로 의관을 정제하고, 익주목의 인수(印綏)와 문적(文籍)을 가지고 남은 신하들과 함께 성밖으로 영접을 나왔다. 이미 성문 앞에 도착해 있던 유비는 유장 일행이 나타 나자 말에서 내렸다. 그리고 아무런 말도 없이 유장의 앞으로 다가 가자, 그 뒤를 공명을 비롯해 장비가 따랐다. 유장은 유비가 그의 앞에 이르자, 시종이 들고 있던 익주목 인장을 손수 들어 유비에게 건네며 말한다. "유 황숙, 이건 익주목의 인장과 장부요. 지금부터 서천은 황숙의 것이니, 서천 백성들을 부디 잘 다스려 주시오." 유비가 이를 받아 공명에게 건네 주고 돌아서며, 유장의 두 손을 마주 잡는다. 그리고, "불의가 아니었소. 익주는 ..

삼국지 2021.12.04

성공한 마초의 회유.

삼국지(三國志) (269) 성공한 마초의 회유. 제갈양은 애초에 마초를 만나러 오기 전에, 주군 유비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쳤다. "군사께서 마초를 만나러 직접 가시는 것은 극히 위태로운 일이오. 만일의 경우 어쩌려고 그러시오." "염려 마십시오. 마초가 장로의 명으로 철군하기 시작했으니 그 뒤를 따라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반드시 마초가 장로의 저지로 한중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이니, 그때 마초를 만나, 그를 주공께 귀순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공명의 고집은 완강하였다. 그러면서, "지금의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을 마초의 귀순을 설득할 사람은 아마도, 저 밖에는 없을 것이니, 부득이 제가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하고, 말하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유비도 더이상 공명의 뜻을 말릴 수가 없었..

삼국지 2021.12.03

철군하는 마초

삼국지(三國志) (268) 철군하는 마초 공명은 그 길로 모사(謀士) 간옹(簡雍)을 시켜, 많은 보물을 가지고 양송을 찾아가게 하였다. 양송은 간웅이 가져온 귀한 보물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묻는다. "이보시오 간웅, 당신 주공은 좌장군에 불과한데, 어찌 우리 주공을 한녕왕에 봉 한다는거요 ?" 그러자 간옹은 태연작약하게, "저희 주공의 관작은 좌장군이지만, 천자께서 인정하시는 황숙입니다. 그러니 천자의 아저씨께서 귀 주공을 왕으로 책봉하는데야 , 법도상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으나, 양송의 실제 관심은 희귀한 보물에 있었다. 그리하여 진귀한 술병을 들고 말한다. "하 ! .. 이건 매우 귀한 물건이로군, 후후후후... 이런 귀한 예물을 받아놓고 일이 잘 안 되면 어떡하지... 잘못, 비웃음..

삼국지 2021.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