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三國志) (307) 강압에 의해 쓰여지는 선양 조서(禪讓 調書) 천자 유협은 조홍(曺洪), 조휴(曺休)의 득달같은 성화를 못 이기고, 태묘(太廟)를 나와, 참담한 심정으로 장락궁(長樂宮)으로 향했다. 그리하여 장락궁 계단을 오르기에 앞서, 뒤로 돌아 조홍과 조휴를 한번 돌아보았다. 그러자 조홍은 무엄하게도 어서 계단을 오르라는 모양으로 고개를 치켜 보였다. 낙심천만한 천자가 대청 안으로 들어오니, 만조 백관들이 싸늘한 시선으로 맞는 것이었다. 이미 이곳에는 신왕 조비(曺丕)가 들어와서 도참(圖讖)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허나 그는 천자가 입장하는데도 불구하고 자리에 앉은 채 그대로 있었다. 천자의 거동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였다. 천자가 단상에 오르자 허락도 없이 앞으로 불쑥 나선 화흠(華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