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427

강압에 의해 쓰여지는선양 조서(禪讓 調書)

삼국지(三國志) (307) 강압에 의해 쓰여지는 선양 조서(禪讓 調書) 천자 유협은 조홍(曺洪), 조휴(曺休)의 득달같은 성화를 못 이기고, 태묘(太廟)를 나와, 참담한 심정으로 장락궁(長樂宮)으로 향했다. 그리하여 장락궁 계단을 오르기에 앞서, 뒤로 돌아 조홍과 조휴를 한번 돌아보았다. 그러자 조홍은 무엄하게도 어서 계단을 오르라는 모양으로 고개를 치켜 보였다. 낙심천만한 천자가 대청 안으로 들어오니, 만조 백관들이 싸늘한 시선으로 맞는 것이었다. 이미 이곳에는 신왕 조비(曺丕)가 들어와서 도참(圖讖)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허나 그는 천자가 입장하는데도 불구하고 자리에 앉은 채 그대로 있었다. 천자의 거동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였다. 천자가 단상에 오르자 허락도 없이 앞으로 불쑥 나선 화흠(華歆)이 ..

삼국지 2022.01.15

핍박받는 천자

삼국지(三國志) (306) 핍박받는 천자 그 길로 태묘로 향한 천자 유협은 수행하는 시종도 하나 없이 단신으로 허둥지둥 계단을 올랐다. 그리하여 선조들의 위패 앞에 주저 앉아 통한(痛恨)의 눈물을 흘렸다. "선조 대왕님들 ! 보셨습니까 !... 흐흐흑 ! 간신과 역적들이 권좌를 빼앗으려 합니다. 흐 흐 흑 ! ... 이몸이 무능하여 이런 수치를 당합니다. 정말 부끄럽습니다. 죽어 마땅합니다 !.... 흐 흐 흑 !..." 이렇게 황제 유협은 조상의 위패 앞에 엎드려 통곡하며 울부짖었다. 그때 등 뒤에서, "황상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천자가 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보니, 그 곳에는 조조의 맏딸이자 자신의 부인인 조 황후(曺皇后)가 자신을 측은한 눈길로 지켜보며 서 있는 것이 아닌가 ? 순간, ..

삼국지 2022.01.14

시작된 헌제 폐위(獻帝 廢位)

삼국지(三國志) (305) 시작된 헌제 폐위(獻帝 廢位) 궁을 물러나온 사마의는 그 길로 모사(謀士) 화음을 비롯해 왕랑(王郞), 가후, 유엽, 진군, 허지, 이복 등등 신왕 조비에게 충성을 다하는 무리들을 불러 모아 조비의 뜻을 전하고 황제 유협의 폐위 문제를 의논하였다. 그리하여 중지(仲志)를 모은 뒤, 역활을 분담하고 다음날 이들은 대거 황궁으로 헌제(獻帝)를 찾았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헌제 유협이 대청으로 들어 서기를 주저하였다. "황상 납시오 ! ~ " 궁중 시종의 호명과 함께 대청으로 들어서는 황제를 바라보는 대신들의 눈길은 싸늘하기만 하였다. 드디어 천자가 용상에 자리하자, 화흠(華歆)이 앞서 아뢴다. "폐하 ! 상주(上奏) 드릴게 있습니다." "말해보시오." 천자의 허락이 떨어..

삼국지 2022.01.13

태동하는 위왕조(魏王祖) 건립

삼국지(三國志) (304) 태동하는 위왕조(魏王祖) 건립 위왕 조비(魏王 曺丕)는 조식의 문제를 매듭지어 놓은 뒤, 사마의에게 보고를 받는다. "전하, 손권에게 보낼 답례품 목록을 가져왔습니다." 사마의가 내민 목록은 지난번 위왕 즉위식에 강동의 손권이 보내온 즉위식 경축 공물에 대한 답례 물목이었다. 조비의 위왕 즉위식에는 각 지역의 태수(太守)와 성주(城主) 등이 신왕 즉위식 경축 공물을 보내왔다. 그리하여 답례품을 골고루 보내었으나, 강동의 손권에게는 아직 보내지 않았던 것이다. 답례품 물목을 살펴본 조비가, "중달(仲達 : 사마의의 字), 손권은 경축 공물을 후하게 보내왔소. 그 귀한 야명주(夜明珠 : 어두운 데서 빛을 내는 구슬)까지 보내오지 않았소 ? 그에 비하면 우리의 답례품이 변변치 않구려..

삼국지 2022.01.12

조식의 칠보시(七步詩)

삼국지(三國志) (303) 시제(詩題)는 형제(兄弟), 내용에는 형제가 없는 시(詩) -> 조식의 칠보시(七步詩) 조비(曺丕)는 아비 조조의 뒤를 이어 위왕(魏王)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지방에 나가 있는 아우 조식(曺植)과 조웅(曺熊)은 아버지 장례에도 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신왕이 즉위한 뒤에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신왕 조비가 속으로 매우 괘씸하게 여기고 있는데, 어느날 조회(朝會)에서 모사 화흠(華歆)이 이 문제로 조비에게 아뢴다. "조식, 조웅 두 공자께서는 선왕 장례에도 참례치 아니하고 또 신왕 즉위식에도 경축을 오지 않았으니. 이는 반드시 이심(異心)을 품고 있다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곧 사람을 보내어 그들을 문죄하지 않는다면 후일 반드시 큰 화를 입으시게 될 것입니다." "으,..

삼국지 2022.01.11

조창의 거병(擧兵),사마의의 담판(談判)

삼국지(三國志) (302) 조창의 거병(擧兵), 사마의의 담판(談判) 조조가 죽고 나니 세상은 발칵 뒤집힌 듯이 소란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위로 헌제(獻帝) 라는 천자가 있었으나, 그는 오로지 명색만 천자일 뿐이었고, 한나라의 권세를 마음대로 휘둘러 온 사람은 조조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누가 조조의 대통을 이어 받아 왕위를 계승할 것인가 ? 세상 사람들은 슬픔에 잠겨 있는 중에도 그 문제가 크게 궁금하였다. 물론 조조가 임종전에 조비(曺丕)에게 왕위를 계승한다는 유언을 한 바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조조가 살아있을 때의 일이고, 그가 죽고난 지금에는 유언보다는 조조의 네 아들의 능력과 실력 여하로 왕위가 결정될 소지가 농후해 보였다. 지금 조조가 서거한 업군에는 세자 조비(世子 曺丕)만이 빈소..

삼국지 2022.01.10

황제 유협(皇帝 劉協)의 굴욕

삼국지(三國志) (301) 황제 유협(皇帝 劉協)의 굴욕 조조의 빈소(殯所)는 즉각 차려졌다. 그리하여 문무 대신들과 함께 대통을 이어 받은 조비가 빈소를 지키며 엎드려 오열하였다. "으 흐 흐 흑 !... 부왕(父王) ! 부왕 !..." 잠시후 허저가 들어와 조비에게 아뢴다. "주공 ! 천자께서 오셨습니다. 일어 나시지요." 천자 유협이 조조의 문상을 온 것이었다. 그러려니 조비를 비롯해 문무 백관들 모두가 천자의 영접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 하는 때에, 사마의가 자리에 앉은 채로 밖으로 나가려는 조비를 손을 들어 막으며 고한다. "가실 것 없습니다." 그러자 그 말을 듣고 대신 하나가 입을 열어 말한다. "천자께서 오셨으니 신들이 마중을 가야지요." "당신들은 가도, 주공께서는 됐소."..

삼국지 2022.01.09

간웅의 죽음

삼국지(三國志) (300) 간웅의 죽음 화타를 죽이고 난 뒤에 조조의 병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었다. 그런 중에도 조조는 촉(蜀)의 유비와 동오(東吳)의 손권의 동태에도 계속해 신경을 썼다. 하루는 정욱이 들어와 아뢴다. "전하, 동오의 손권이 상주문(上奏文: 임금께 아뢰는 글)을 보냈습니다." "뭐라하던가 ?" "전하께서 제위에 오르시길 권한다고 합니다." "손권이 .. 갈수록 영리해 지는구만 !..." "상주문에는 또.. 천명이 대왕께 있음을 알았으니, 대세에 맞게 속히 제위에 올라 유비를 제거하고 서천을 평정하시면 그때쯤 동오의 문무백관들을 데리고 투항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쯤 ? ... 그때가 언제인데 ? 오년 ?...십 년 ?... 이 몸이 그때까지 살 수있겠나 ? ..." 최근들어 부쩍 쇠..

삼국지 2022.01.08

맹의 화타(盲醫 華陀)

삼국지(三國志) (299) 맹의 화타(盲醫 華陀) 관운장의 장례에서 업혀 돌아온 조조는 그 길로 자리를 보전하고 들어누웠다. 아들 조비와 정욱이 지켜보는 가운데 궁중의가 진맥을 마친 뒤 밖으로 두 사람을 불러낸다. "대왕 전하께서는 연로하신 데다가 과로에 시달리신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계절적 풍한으로 인해 고질병이 도지셨습니다." "어찌되었든 잘 치료하시오." "용서하십시오. 전하의 두통은 오랜 고질병입니다. 제 능력이 부족해 그동안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았지요. 더구나 이번 병세는 범상치가 않습니다." "사직을 맡고 계신 몸이라 일어나셔야 하오 ! 방법이 없소 ?" "그 사람이면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 "누구요 ?" "화타라는 의원인데, 의술이 입신의 경지에 오른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과..

삼국지 2022.01.07

관운장의 사후(死後) <하편>

삼국지(三國志) (298) 관운장의 사후(死後) 유비가 허망하게 사라지는 관우의 뒤를 쫒지 못하고 있는 터에 문앞에선 인기척이 났다. "밖에 누구냐 ? ... 공명이오 ?" 유비가 고개를 기울이며 묻자, 제갈양이 소리없이 조용히 나타난다. "접니다." 이렇게 대답한 공명은 유비의 앞까지 다가오더니, "주공, 상용에서 전령이 왔사온데 형주를 잃었다는 소식입니다."하고, 침통한 표정으로 아뢰는 것이었다. 그 소리를 듣고 유비가 어안이 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문을 열지 못하자, "전령이 참담한 소식을 주공께 직접 말씀드리지 못하겠다고 하며, 저한테 먼저 왔습니다." "들라하시오." "주공, 무슨 애기를 들으시더라도 놀라시거나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어서 들라하시오 !" 두 눈이 충혈된 유비가 문 앞을 가리키며..

삼국지 2022.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