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190

신선 노름으로 도끼자루 썩는줄 몰라

금옥몽(속 금병매) 황제 휘종은 간악의 선계에서 신선 노름으로 도끼자루 썩는줄 몰랐다. 그날 후로 황제 휘종은 모든 정사(政事)를 채경에게 일임하고 만수산을 떠날 줄을 몰랐다. 서른 두 개나 되는 계곡을 돌아 다니며 육십 곳이나 되는 도사관의 선녀들과 어울리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가끔씩 임령소를 불러서 세상 소식을 알아 보거나 할 뿐 채경을 불러 국사를 묻거나 하명한 일은 한번도 없었다. 그러하니 나라꼴이 잘 될리가 없고 백성들의 원성은 높아만 갔으며, 북쪽에서 호시탐탐 노리는 오랑캐 금나라에 침략의 기회를 주게 되고 만다. 허나 휘종은 세상 일과는 담을 쌓고 황제라는 사실도 망각한체 옥황상제의 장자라는 착각 속에서 어떡하면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수 있을까 하는 궁리만 하게 되었다. 가을날 저녁이면 ..

금병매/금옥몽 2021.01.16

인공으로 만수산을 만들어

금옥몽(속 금병매) *연복궁에 싫증난 휘종을 위해 ,인공으로 만수산을 만들어 선계 간악이라 불렀다. 만수산의 모든 공사가 끝나고 드디어 휘종 황제가 오랫만에 유람을 나왔다, 채경은 황제에게 자신의 새 작품을 선보여 칭찬들을 일을 생각하니 가슴이 마구 뛰었다. 황제가 자신을 신임하면 할 수록 자신의 앞날은 밝았기 때문 이었다.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만세 만세 만만세. " 도사의 복장으로 갈아 입은 수많은 신하들이 만수산 입구에서 갈건을 머리에 쓰고, 도포를 입고는 손에는 선장을 짚고서 도열하여 황제를 맞이한다. "황제가 납시었다! 만세 만세 만만세!" 만수산에 유람 나온 황제를 맞이하는 앵무새의 소리였다. 휘종은 앵무새 같은 미물도 자신을 알아보는 구나 하며 너무나 흡족해 했다. "허허, 그..

금병매/금옥몽 2021.01.14

아방궁 보다 규모가 더 방대한 연복궁을

금옥몽(속 금병매) *채경과 동관 두 간신은 휘종을 위해 아방궁 보다 규모가 더 방대한 연복궁을 지었다. 무지개 서려있는 폭포, 푸른 기암괴석 사이사이 너울대고. 운무(云雾) 뒤덮힌 골짜기에 울려오는, 청학(青鶴)의 울음소리. 먼길 낭떠러지에 우뚝 솟은 고목(古木)의 용트림, 봉우리마다 날개 펼치고 솟아 있는 누각과 정자. 기화요초(奇花妖草)의 향기 가득 머금은, 이곳은 정녕 신천지(新天地)의 선계(仙界)인가? 그러나, 황홀경. 문득 들려오는 백성들의 원한 맺힌 호곡소리, 천지를 진동한다. 여기가 대체 어디든고? 서왕모(西王母) 살던 곤륜산(崑仑山) 꼭대기의 공중화원이더냐, 왕자교(王子乔)의 피리소리에 백학이 춤을 추던 숭산(嵩山)이 여가더냐? 여기가 대체 어디든고? 천하통일 하여놓고 불로장생 꿈을 꾸던..

금병매/금옥몽 2021.01.13

이병아는 상저의 혼으로 다시 환생 하다

금옥몽(속 금병매) *저승에 간 이병아는 염라대왕의 판결을 달게 받고 상저의 혼으로 다시 환생 하다... 악귀들은 끌려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년 놈들의 옷을 모두 벗겼다, 춘매야 벗길 옷도 없이 헝겁 천 한조각만 뛰어 버리니 알몸뚱이가 되었고, 금련이 걸치고 있던 찟겨진 옷도 악귀들이 양쪽에서 쭈욱 당겨버리니 옷이 찢어져 벗겨지며 알몸이 되었다. 물결치듯 일렁이는 우유빛 젖가슴, 향기로운 아침 이슬 머금은 두 송이의 모란 꽃망울, 봄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버들가지 개미허리, 발그스레 농익어 둘로 갈라진 엉덩이, 지옥이고 염라전 앞이고 뭐고, 오랫만에 보게된 반금련의 모습을 보고는 서문경의 아랫도리가 주책도없이 춘정에 꿈틀 거린다, 이승에서 그렇게도 끼고 놀던 저 두 몸뚱아리였건만, 이젠 진저리를 쳐..

금병매/금옥몽 2021.01.12

이승의 이병아가 함께 염라대왕의 판결을

금옥몽(속 금병매) *서문경 반금련 춘매는, 이승의 이병아가 저승에 소환 함께 염라대왕의 판결을... 염라전 단상 높이 철면홍안(铁面红颜)의 고슴도치 수염에 왕방울 같은 눈을 가진 텁석부리가 곤룡포을 입고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위엄있는 자세로 앉아 있다. 좌우로는 문무백관들이 늘어서 있었고. 그 뒤로는 공중을 향해 곤두선 빨간 머리의 청면귀(青面鬼)들이 저마다 쇠몽둥이를 짚고 날카로운 송곳니와 퉁방울 눈을 부라리며 삼엄하게 지키고 있다. 어느 가냘픈 몸매의 여인이 판결을 받기 위하여 그 한가운데에 고개를 푹 숙인 채 끓어 앉아 있다. "죄인은 고개를 들라!" 추상같이 냉랭한 목소리가 여인의 귓청을 때린다. 거역할 수 없는 서릿발 같은 위엄이 담겨 있었다. 여인은 조용히 머리를 들었다. 원상저! 바로 그녀..

금병매/금옥몽 2021.01.12

악연과 업보로 앞으로 생의 운명은

금옥몽(속 금병매) *원상저가 상허도인의 도움으로 깨어는 났으나 악연과 업보로 앞으로 생의 운명은? 원가(袁家)와 심가(沈家)의 두 집안 사람들이 모두 몰려들었다. 찬 물도 먹여 보고 청심환(清心丸)도 먹여 보고, 새끼 손가락을 따서 뚝뚝 떨어지는 핏방울도 입에 떨어뜨려도 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지켜보던 심부자, 장탄식을 하며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이제 어쩔수가 없었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가면서 하인에게 말했다. "으음... 좋은 삼목(杉木)을 구해 관을 짜도록 하거라, 허~" 어떻게 해서든 살려보겠다고 법석을 떨던 여인들이 그 말을 듣자 서로 끌어 안고 대성통곡을 한다. 상저의 어미는 기어코 실신을 하고 말았다. 원지휘는 아내를 돌볼 정신도 없이 체통이고 뭐고 다 버리고 그대..

금병매/금옥몽 2021.01.12

원상저는 이팔청춘 고운 나이에 저승길로

금옥몽(속 금병매) *곱게 자라던 원상저는 이팔청춘 고운 나이에 저승길로... 그날도 상저는 여느때와 같이 심부자의 집에 놀러갔다가 밤이 늦어 하룻밤을 자게 되었다. 문제는 다음날 아침 일어난 상저에게 이상한 변화가 일어났다. 세숫물을 떠 가지고 간 하녀가 깜짝 놀라며 소리 질렀다. "어머머! 아씨 얼굴이 왜 이러지?" 상저의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고 얼굴은 붉지 못해 거이 피빛으로 변해 있으며 누구한테 맞은 것 같은 멍도 보였다. "으 흑? 왜 이렇게 머리가 지끈 거리지? 아! 이상하게 자꾸 눈이 감겨..." 이마에 손을 얹고 일어나 앉은 상저는 급기야 다시 자리에 털썩 쓰러져 버리며 혼수 상태에 빠져버린 것이다. "어머나! 아씨! 왜 이러세요? 이걸 어쩌나 이봐요! 누구 없어요? 큰일 났어요! 아..

금병매/금옥몽 2021.01.09

심부자 유일 혈육 생질녀 원상저의 운명

금옥몽(속 금병매) *심부자도 자식복은 없고 유일 혈육 생질녀 원상저의 운명은? 주렁 주렁 인과(因果)의 나무에 열린, 길흉(吉凶)과 화복(祸福)의 열매. 아둥 바둥 인과의 나무를 심는. 무지몽매한 중생의 가련함. 그대, 허랑 방탕 형극(荆棘)의 씨를 뿌리고, 어찌하여 천년 설란(雪兰)의 향기를 바라는가? 피맺힌 원한을 찾아 이승을 서성이는 푸른 귀화(鬼火)의 호곡성. 무당은 쓸쓸한 가을을 밟고 춤을 추는데, 여우는 피를 토하고 쓰러진다. 변경(卞京)의 천하 갑부 심월(沈越) 심부자(沈富者)는 호를 초환(超环)이라 불렀다. 이자가 천하의 엽전을 깡그리 긁어 모은 것은 그 애비가 금의위(锦衣卫) 번역(番役)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위는 별 볼일 없으나, 조정 대소관리들의 비위를 감시하는 황제 직속부..

금병매/금옥몽 2021.01.08

진경제와의 만남이 성사되기 직전

금옥몽(속 금병매) *금련은 진경제와의 만남이 성사되기 직전 무대가 알고는... 춘매가 간드러지게 콧소리를 내면서 귀에 입을대고 속삭이며, 옥졸귀의 가슴을 여기저기 더듬다가 매끄러운 손을 사타구니 사이로 스르르 내려갔다. 그때였다 . "뭐! 무슨소리야? 그, 그건 안돼!" 입에서 가는 신음소리가 새어 나오던 옥졸귀가 춘매의 손을 뿌리치며 소리질렀다. "그러다가 들통나면 아수라(阿修罗) 지옥으로 보내 진다고! 더군다나 이 왕사성이 얼마나 넓은 줄 알아? 살명사 옥사가 열세게나 있는 데다가, 수문귀 들이 보초를 서고 있어서 통과도 어려운데 들어가서도 골목이 거미줄 처럼 얽혀 있어서 어디가 어딘줄 알고 찾는단 말인가? 그런 부탁은 아예 하질 말어, 이승의 인연은 아주 잊어버리는게 상책이야! 다른 부탁이라면 내..

금병매/금옥몽 2021.01.06

금련은 진경제와 사랑맛을 못잊어

금옥몽(속 금병매) *금련은 진경제와 사랑맛을 못잊어 춘매를 시켜서... 육체도 없는 영혼이 색정에 목말라 한다면 혹 독자는 믿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꿈 속에서도 그리운 님과 정을 나누며 사정(射精)까지 하지 않던가 . 이른바 몽정(夢精)이라 일컫는 이러한 현상이 육체가 없어도 사랑의 행위를 즐길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라! 사랑의 행위를 추구함에는 진실로 생사의 구별이 따로 없는 법! 이승 총각들과 하룻밤을 지난 뒤에야 비로소 원혼의 신세를 벗어 났다는 수많은 처녀 귀신들의 이야기도 아주 많다 "히히. 이제보니 언니 지금 서문대인 생각때문이나, 진경제 서방님 생각이 나서 그렇구나?" 춘매의 수작에 금련이 눈을 흘기면서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쉰다. "그런데 왜 통 만나볼 생각을 안하는 거..

금병매/금옥몽 2021.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