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190

대안의 꿈속에 서문경이 나타나

금옥몽(속 금병매) 대안의 꿈속에 서문경이 나타나 환생의 비밀을 알려주는데... 검정 똥개는 금가 모녀 앞에서 조금의 서성임도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한참을 걸어가던 똥개는 불에 타 폐허가 된 큰 저택 앞에 멈추어 서서는 컹컹컹 하고 짖어 데는 것이었다. "나으리, 밥한끼 줍쇼, 적선좀 해 주세요." 금가 녀석이 대문 문지방 안에 들어서서 애비가 물러준 돌덩이를 두두리며 목청을 크게 외친다. 조금 지나자 한 장정이 다리를 절룩이며 걸어 나왔다. 대안 이었다. 대안이는 토적들에게서 도망을 친후 이곳저곳 월랑과 효가가 갈만한 곳은 전부 찾아 보았지만 흔적 조차 찾지 못하자 오랑캐가 철수 했다는 소식을 듣고, 옛집에 와서 살다 보면 한번은 월랑이 들리겠지 하는 생각에 어저께 돌아와 낡은 방 한 칸을 손보아서 ..

금병매/금옥몽 2021.02.17

부자 심초환은 상거지가 되어 구걸로 연명

금옥몽(속 금병매) 부자 심초환은 개봉의 웃음꺼리 상거지가 되어 구걸로 연명하는데... 한 잔술 걸치고 하염없이 걷는다. 가을바람 가득히 소매 속에 담으며... 메마른 풀 지평선에 끝이 없고. 솟구치던 솔개 파아란 하늘에서 떨어진다. 석양에 하나 가득 쓸쓸한 혼령(魂灵)... 네 줄 비파에 스며드는 회한(悔恨)에, 이렇게 늙어 버리는 걸까? 꿈마다 님 찾아 온 천지를 헤매건만. 애절한 이내 마음 전할 수가 없으니, 애당초 말았어야 할 덧없는 이별... -남송(南宋)강기(姜夔)의 완계사(浣溪沙) 중에서- 오랑캐의 침략으로 조정은 마비되고, 무능 하지만 그나마 황제도 금나라에 인질로 잡혀가니 송나라 수도 개봉은 무법천지의 오랑캐 세상이 되었다. 그러자 제일 먼저 표적의 대상이 되는 것은 고관대작의 집이나 고..

금병매/금옥몽 2021.02.16

대안은 효가를 잃어 버리고

금옥몽(속 금병매) 대안은 효가를 잃어 버리고, 토적의 포로가 되는데... 응백작이 반색을 하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 스님 그럼 잘 되었구먼요, 저한테 자식놈이 하나 있는데, 난리통에 피난다니는 것이 애기 한테는 아주 고역이군요, 얘는 순둥이에 착하니까 여기에 스님 제자로 키워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아, 그러면 나야 좋지, 어디 얼굴이나 좀 보자구?" "그런데 스님 피난 다니느라 노잣돈이 거덜 나서 동전 천닙만 좀 빌러 주시면 후일에 와서 전부 갚겠습니다, 자비를 바랍니다." 라고 말하며 본색을 나타낸다. 자식을 맡긴다면서 돈을 요구하는 아버지가 이상했던지 물끄러미 바라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승방으로 들어가더니 엽전 꾸러미를 가지고 나와서 건네 주었다. 그제서여 응백작은 효가를 데..

금병매/금옥몽 2021.02.15

월랑과 소옥은 구사일생으로 추국을 만나고

금옥몽(속 금병매) 월랑과 소옥은 구사일생으로 추국을 만나고, 효가는 혼자 응백작 식구들을 따라가는데... 한편 , 졸지에 자식과 남편을 생 이별한 월랑과 소옥은 몇시진 동안 헤어진 곳 부터 이곳 저곳을 수소문 해 보았으나 아는 이들도 몇명을 만났건만 소식을 안다는 사람이 없었다. 난감해 있는 월랑에게 소옥이 "마님, 안되겠어요. 차라리 준제암에 가서 기다리지요, 신랑도 간다는 곳을 알고 있으니 먼저 와서 기다릴 수도 있고요?" 소옥의 말을 듣고 보니 맞는 말인지라 준제암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허구헌날 집에서 쳐박혀 바깥일은 하인들에게 시키고 나들이도 따라만 다니던 형편이라 지난번 대안이와 가본 곳이지만 아녀자 둘이는 어디가 어딘지 도무지 방향조차 생각이 안났다. 물어 물어 찾아 가고는 있으나 걸음이 ..

금병매/금옥몽 2021.02.14

월랑과 효가는 피난중 생이별을 하고

금옥몽(속 금병매) *월랑과 효가는 피난중 생이별을 하고, 그 바람에 대안과 소옥도 ... 짭디 짭은 베게머리 만리장성 야무진 꿈, 머언 훗날 깨달으니 한 줌의 먼지이네. 변화무쌍 인생만사 내일 일을 알 수 없어, 생(生)과 사(死)의 경계(境界)는 백지장 한장 차이. 황야에서 호랑 만나 하루 밤을 함께 자도, 정신 바짝 차리며는 전화 위복 따로 없네. 나팔꽃은 피고 지고 조석(朝夕)으로 바뀌는데, 하루살이 인생임을 어찌 그리 못 믿을까! 하늘과 땅이 뒤집어 진다는 것 이 무엇인가 ! 이 전란의 혼동 속에서 권세와 재물에 피 맛을 본 자들은 자신의 영달과 영욕을 위해서는 물불 안가리고 인륜을 내팽게 친지 오래더라! 금비늘 번쩍이며 구름 올라 타서 창공을 가르던 금용(金龙)이 진흙탕에 떨어져 신음하고 있거..

금병매/금옥몽 2021.02.13

송나라는 오랭캐에 나라를 다시 짖 밟피고

금옥몽(속 금병매) 우메한 황제를 만난 송나라는 오랭캐에 나라를 다시 짖 밟피고, 백성들은 아비규한에 빠진다. 금나라 오랑캐 장군 알리부와 점한은 첫 침공때 보다 더 신속게 수도 개봉을 향해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왔다. 송나라 군대는 고향으로 회군하여 휴가 중인데 금나라 군대가 벌떼같이 밀고 들어오니 재편 할 시간도 갖지 못한채 퀘멸되다 싶이 했다. 당황한 흠종이 고향으로 회군한 근왕병들에게 급히 동원령을 내렸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처음 침공때는 점한이 태원에서 전선을 돌파 하는데 시간이 걸렸으나 이번에는 동서 양군이 모두다 순식간에 황하를 건너 두군이 함께 개봉을 포위 해 버렸다. 개봉성을 포위한 오랑캐 군은 화살이 부족하자 간악(艮岳)에서 화목(花木)을 베어내 화살과 땔깜으로 만들어 썼다. 비록 황..

금병매/금옥몽 2021.02.12

유학사의 도움으로 아사에서 벗어 나지만

금옥몽(속 금병매) 월랑은 또다시 유학사의 도움으로 아사에서 벗어 나지만... 아침에 소옥은 물을 길러 밥을 지을 려는데, 눈이 오고난 뒤에는 대부분 날씨가 조금 포근해 지는 법인데 어찌된 탓인지 간밤이 얼마나 추웠으면 땅에서 샘솟는 우물물이 꽁꽁얼어 길을 수가 없었다. 눈을 퍼다 녹여서 밥을 짖는데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어 그런지, 옛날 서대인이 눈을 녹여 차를 끓여 오라고 장난삼아 골려 주던 옛날이 생각이났다. 그때는 왜 그리 재미있고 신이 났을까 하고 그때가 그리워 졌다. 짙게 깔린 검은 구름, 눈이라도 쏟아질듯 한 밤. 이글 이글 피어오르는 붉은 화로, 아늑한 누각 곳곳에 놓여 있다. 옥비녀에 금팔찌 아름다운 처첩들과 정담을 나눈다네. 비취 찻잔에 퍼지는 청향차의 그윽한 향기. 비단 장막에 휘도는..

금병매/금옥몽 2021.02.10

월랑은 유학사의 도움으로 이사

금옥몽(속 금병매) 월랑은 유학사의 도움으로 이사는 하였으나... 명도(名都) 회자(淮左)... 그 유명하던 죽서정(竹西亭)에서 말 고삐 잠시 멈춘 초행길의 나그네. 춘풍십리(春风十里)의 화려한 유곽 이라더니, 시퍼런 냉이풀 보리밭 뿐이더냐! 양자강 훔쳐 보고간 오랑캐 말발굽에, 황폐한 연못가 키 큰 나무 한맺힌 전란을 아직도 수군거린다. 황혼... 한기(寒气) 내 뿜으며 텅빈 성으로 날아오는 맑은 호각 소리. 그렇게도 이곳 사랑했던 두랑(杜郎)... 아무리 "두구사(豆蔻诃),청루몽(青楼梦)"지은 시재(诗才)라지만, 황폐한 벌판 뿐인 여기에 다시 서면 과연 표현 할 수 있을까? 아! 이 기막힌 심정을. 이십사교(二十四桥) 지금도 남아 있지만, 내 마음은 바람결에 흔들리고 차가운 달빛 말이 없다. 누구를 ..

금병매/금옥몽 2021.02.09

죽음을 각오한 월랑은 꿈쩍도 안는데

금옥몽(속 금병매) 오전은은 회유를 하지만 죽음을 각오한 월랑은 꿈쩍도 안는데... 그날 저녁이었다. 월랑이 깨어났단 소식을 들은 오전은은 심복을 보내 회유하기 시작했다. "마님, 이 무슨 고생이세요? 그 많은 재물 뒀다 머한담요, 저승 까지 가져 갈 수도 없는데, 은자 한 일천 냥만 주어버리세요 그러면 이런 고생 안 해도 될텐데 하며" 타협을 종용한다. 그제서여 오월랑은 오전은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되었다. 너무나 기가 막혔다. 없는 죄까지 만들어 결국은 재물을 찾이하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안는 다는 것을 알게되자 이젠 살아서 나갈 수는 없겠구나 하고 생각되자 악이 확 밭쳤다. "흥, 이놈아! 이제는 가진것도 없지만, 있어도 그 개같은 놈 한테는 못준다, 어림 반푼어치도 없으니 내 앞에..

금병매/금옥몽 2021.02.08

오월랑은 어처구니 없는 누명을 쓰고

금옥몽(속 금병매) 오월랑은 어처구니 없는 누명을 쓰고 옥에 갇히고... 서천에서 돌아오자 저녁이 되었다 약속가는 달리 장씨 마누라도 감옥에 쳐 놓고는 혼자 방에서 보따리와 가방을 풀어 보았다. 오전은은 입이 헤벌려 졌다. 생전 보지도 못한 물건들이 눈앞에 나타 났던 것이다. 그리고는 저 두 년 놈만 뒈져 버리면 이것은 내가 맘데로 하지 하며 보고할 목록과 죄명을 작성 하는데, 장물로 은자 이십냥과 옷 몇벌이라 기재했다. 그런데 오전은은 내안이 마누라 말로는 금화가 삼백냥은 된다고 했는데, 삼십냥 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시 장가를 불러내어 온갖 회유를 다했으나 말을 하지 않자. 주리를 틀자, 장씨는 임청가는 길에 마적 떼에게 다 털렸다고 하자. 오지사는 못 믿겠다는 듯이 곤장 타작을 하자 장씨는 사실이라..

금병매/금옥몽 2021.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