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427

위기에 빠진 십상시

삼국지(三國志) (28) 위기에 빠진 십상시 하진은 삼십 여명의 대신들을 이끌고 황궁으로 들어가, 황자 을 모시고 신황(新皇)즉위의 선언을 천하에 선포하였다. 아울러 황태자 을 천자로 책립하는 의식을 벼락같이 거행하였다. 의식이 끝나자, 원소는 오천 명의 병사를 거느리고 건석을 죽이려고 찾아 나섰다. 건석은 사태의 위급함을 깨닫고 후원으로 숨어들었으나, 하진을 제거하는데 의견을 달리하였던 십상시의 한 사람이었던 곽승(郭勝)의 손에 죽고 말았다. 그리하여 곽승은 건석의 목을 가지고 하진 장군에게 달려가 바침으로써 자신의 목숨만은 살릴 수가 있었으니, 진정 동료란 무엇인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편, 황궁의 대세가 하진 장군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자, 건석이 조종하던 금군(禁軍)들이 제각기 하진에게 항복..

삼국지 2021.09.18

다시 어지러워지는 세상

삼국지(三國志) (27) 다시 어지러워지는 세상 때는 중평(中平) 육년 사월, 이무렵 세상은 다시 어지러워질 징조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여기저기서 반란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어양(漁陽)에서는 장거(張擧)와 장순(張純)이 모반을 일으켰고, 장사(長沙)와 강하(江夏)에서는 난동이 일어났다. 이런 모반과 난동이 일어나게 된 원인은 조정의 악정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니, 그것은 황건적난 이후에 십상시의 못된 행패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이 원인이라고 해도 옳을 것이다. 십상시들은 황건적 토벌로 영웅이 된 황보숭 장군과 주전 장군들 조차, 자신들에게 뇌물을 바치지 않은 것을 괘씸하게 여겨 황제를 부추켜 그들의 직위를 해제하고 낙향 시켜버렸다. 공을 세운 장군들이 이런 형편이었으니, 신분이 낮은 관리들은 말할..

삼국지 2021.09.18

쓸쓸한 귀향

삼국지(三國志) (26) 쓸쓸한 귀향 다음날 아침. 유비,관우, 장비는 길을 떠나게 되자, 주인 유회가 세 사람을 위한 조촐한 송별연을 열어 주었다. 그 자리에서 유회는 삼형제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세 분의 영웅호걸과 이별을 하게 되어 섭섭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저의 집을 떠나시게 되었지만, 후일 반드시 다시 찾아 주십시오. 그리고 세 분이 데리고 다니는 이십 여명의 병사들은 그때까지 저의 집에 그냥 머물러있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세 분이 다시 저의 집에 오셨을 때 재기를 준비하시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 지금 황건적은 모두 소탕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세상은 여전히 어지럽습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낙양도 머지않아 자멸할 징조가 보인다고 하니, 세 분은 이를 감..

삼국지 2021.09.18

방랑의 길에서 만난 여인

- 삼국지(三國志) (25) 방랑의 길에서 만난 여인 오대산 남쪽 기슭에는 집 앞으로는 넓은 들판이 있고, 뒤로는 잘 가꾸어진 과수원과 다시, 우거진 나무숲과 웅장한 산비탈을 등지고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기와집이 있었다. 장비가 손을 들어 가리키며 말한다. "저 집입니다." "대궐같은 집이구나." 유비가 앞장서서 말을 천천히 몰아가노라니까, 그 기와집 담장 옆으로 젊은 미인 하나가 동자에게 악기를 들려 가지고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얼핏 보아선 산골에서는 보기 드문 미인이었다. 유비는 그 얼굴을 보다가 흠칫 놀랐다. 먼 빛으로 보아서 얼굴을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뒤태를 보아하니 어디선가 본 듯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미인은 미처 얼굴을 확인할 사이도 없이 대문 안으로 들어가..

삼국지 2021.09.17

방랑의 길

삼국지(三國志) (24) 방랑의 길 한편... 장비의 손에 죽을뻔 하다가, 급거 달려온 유비 덕분에 간신히 살아난 독우는 한동안 온 몸이 아파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부하들에게 응급 치료를 받고 나서야 간신히 정신이 돌아왔다. 이렇게 정신을 차리고 나니, 장비는 물론이고 관우와 유비에게 당한 봉변이 분해 견딜 수가 없었다. 장비에게 당할 때만 하여도 살려만 주면 모든 것을 용서하고 유비에게 높은 벼슬을 주겠다고 맹세햇던 독우였지만, 이제는 원수를 갚을 생각만이 맹렬해졌다. "여봐라 ! 현위 유비란 놈이 어찌 되었느냐 ?" "현위는 벼슬을 버리고 두 아우와 함께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부하들이 대답했다. "뭐라고 ? 그놈들이 나를 이렇게나 해놓고 감쪽같이 자취를 감춰버렸다고 ? 그놈들을 도망..

삼국지 2021.09.17

칙사 독우의 징계

삼국지(三國志) (23) 칙사 독우의 징계 "이놈들아 ! 빨리 문을 열어라 ! 빨리 열지 않으면 내가 모조리 부숴 버릴 테다 ! " 칙사의 부하들은 문틈으로 내다보다가 장비의 무시무시한 기세에 그만, 기가 질려버렸다. "문을 열지 마라 ! 대문을 열었다가는 큰일나겠다 ! " 칙사의 부하중에 지휘자인듯 한 자가 소리쳤다. 그러자 문밖에 장비는, "이놈들아 ! 네놈들이 정말 순순히 문을 열어주지 않겠다는 말이지 ? 좋다, 그렇다면... ! " 장비는 그렇게 말하더니, 대문 기둥에 두 손을 대고 소리를 내며 힘차게 흔들어 대는 것이었다. 대문 기둥은 처음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장비가 두 번째 흔들었을 때에는 약간 흔들리는 듯이 보이다가, 세 번째 끄응 하고 흔들었을 때에는 우적우적 소리를..

삼국지 2021.09.17

칙사 독우(督郵)의 행패

삼국지(三國志) (22) 칙사 독우(督郵)의 행패 어전에서 이같이 끔찍한 일이 벌어지자 영제는 크게 떨며 무서워하였다. 그러자 십상시들은 영제를 다른 곳으로 피신시키면서 말한다. "폐하 ! 미친자의 말을 믿으셔서는 아니되시옵니다." "그럼 모두 장균이 꾸며 낸 헛소리라는 말이오 ?" "그러하옵니다. 폐하께서 아직 어리신 것을 이용하여 환심을 사려한 것이옵니다." "하지만 지금 성밖에는 공을 세우고도 기다리고 있는 유비란 자도 있다던데..." "그런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사옵니다. 황건적을 소탕하는 데는 십여 년에 걸쳐, 수십 만명의 관군이 동원되었사옵니다. 그 많은 병사들의 공과를 심사하다 보면, 잘못하여 누락되는 사람도 나올 수 있는 일이옵니다. 하오니 폐하께서는 장균의 말을 전적으로 믿으셔서는 안..

삼국지 2021.09.17

황건적 잔당의 소탕

삼국지(三國志) (20) 황건적 잔당의 소탕 "죽게 되면 항복을 하고 힘이 생기면 배반하는 너희놈들을 어찌 살려 준단 말이냐 ! " 주전은 그렇게 말하며 한충이 보내온 사자의 목을 베어버렸다. 유비는 그것을 보고 매우 의아스러웠다. "항복하러 온 사자를 죽여 버리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니옵니까 ? 옛날에 한고조(漢高祖)께서 천하를 얻으실 때에는 항복한 사람은 모두 용서하여 자기 사람을 만들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 "그것은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오. 그때와 지금은 사정이 근본적으로 다르오. 그 당시에는 천하가 어지러워 백성들은 주인이 없던 때이니만큼, 민심을 수습하는 사람이 천하를 얻을 수 있었소. 그러나 지금은 천하가 한 천자 밑에 통일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황건적이 난리를 일으키고 있으니, 만약..

삼국지 2021.09.17

유비의 개선

삼국지(三國志) (19) 유비의 개선 한편, 유비에게 3천 명의 군사 딸려 보낸 주전은 조바심을 내며 전투 상황의 보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 장군님 ! 유 비 장군이 장보가 이끄는 황건적을 몰살시키고 개선중이라고 합니다." "무엇이 ? 잘못 들은게 아니냐 ?" "틀림없습니다. 유비 장군은 데리고 간 군사의 손실도 거의 없이 대승을 거두고 돌아오고 있습니다." "아니, 그 자가 5백 명의 의용군과 내가 준 3천 명을 거느리고 수만이나 되는 적들을 전멸시켰다는 말이냐...? "네, 그러하옵니다." 주전은 유비군의 승전 보고를 받고 크게 놀랐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다른 걱정도 되었으니, (우리가 이제까지 장보가 지키고 있는 철문협을 뚫으려다가 몇 차례나 실패했던가..? 그런데도 그들은 단 한 번에 장보까지..

삼국지 2021.09.17

철문협(鐵門峽) 전투 (하편)

삼국지(三國志) (18) 철문협(鐵門峽) 전투 (하편) 협곡 입구까지 군사를 퇴각시킨 뒤, 관우가 말한다. "주전의 군사들이 싸우기도 전에 겁을 집어먹는 걸 보니, 장보의 요술을 무시할 수만은 없겠는데요." "그러게 말입니다. 꼭 우리가 표적이된 기분입니다." 장비도 이제는 반신반의 하며 말한다. "아니다. 저건 요술이 아니야." 유비가 이렇게 말하자. 관우와 장비는, "예에 ?"하며 놀란 모습을 보이며 유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유비는 손을 들어 협곡의 끝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협곡에는 항상 구름과 안개가 서려있소. 이것은 협곡의 지형보다 반대편의 지형이 현저하게 낮은 것 때문인데, 그로인해 아래쪽 기류가 거센 바람이 되어 철문협의 좁은 틈새로 몰려드는 것이 틀림없소. 장보는 이런 자연현상을 마치 ..

삼국지 2021.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