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427

일어선 간웅

삼국지(三國志) (38) 일어선 간웅 이날 밤은 달이 무척이나 밝았다. 두 사람은 밤늦게 한가한 객주집에 들었다. 조조는 밥과 술을 마시기가 무섭게 자리에 눕더니 이내 골아 떨어졌다. 죄없는 사람을 너댓이나 죽였건만 아무런 고민도 없이 태연히 자고 있었다. 실로 대담무쌍한 태도다. (지금이라도 나는 무고한 사람을 수 없이 죽이고도, 일말의 죄책감 조차 없는 저 간악한 조조를 얼마든지 찔러 죽일 수가 있다. 차라리 저 자를 죽여 없애는 것이 사람의 도리가 아닐까?) 진궁은 자고있는 조조를 바라보면서 몇 번이고 칼자루를 잡았다놨다 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조조란 저 자는 충신이 아니라 간웅(奸雄)임이 분명하다. 이런 자는 후환이 없도록 진작 죽여 버려야 할 것이다 !)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어지러운 ..

삼국지 2021.09.19

간웅(姦雄) 조조

삼국지(三國志) (37) 간웅(姦雄) 조조 한편, 동문을 나선 조조는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며, 고향인 진류를 향하여 거침없이 달렸다. 그러나 중모현(中牟縣)에 이르러선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기어코 수문장을 비롯한 병사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말에서 내려라 !" 관문을 지키는 수비병의 창 끝에 에워싸인 조조는 이미 낙양에서 내려진 수배령에 의하여 덮어놓고 말에서 끌어 내려졌다. "조금 전에 낙양에서 조조란 자를 보기만 하면 체포하라는 엄명이 내렸는데, 당신은 암만해도 풍채와 용모가 낙양에서 내려온 인상서와 비슷하다 !" 조조는 그 말을 듣자 가슴이 철렁하였다. 그러나 그런 기색을 보일 조조가 아니었다. "나를 조조라고요 ? 하하하... 사람을 잘못 보아도 한참 잘못 보셨소. 나는 한낱 객상(客商)에..

삼국지 2021.09.19

실패한 동탁의 응징

삼국지(三國志) (36) 실패한 동탁의 응징 뜻하지 않았던 조조의 장담에 자리해 있는 대신들은 크게 기뻐하였다. "그러면 그대가 이제부터 동탁을 제거할 계획을 결행할 자신이 있단 말이오 ?" "그만한 자신이 없다면 어찌 경망되이 여러 대신들 앞에서 장담을 할 수 있겠습니까 ?" "음... 그러면 그 결심을 단행해 주기 바라오 !" 왕윤이 머리를 수그리며 간청하자, 조조는 정색을 하며 허리를 굽히면서 말한다. "그 일을 단행하는 데는 대감께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무엇인지 말해 보시오." "그것은 다름이 아니오라, 듣자옵건데 대감 댁에는 옛날부터 전해 오는 칠성보도(七星寶刀)가 있다 하던데, 그것을 저에게 주시면 소관이 그 칼로 동탁을 베어버리도록 하겠습니다." "동탁을 베는데 굳이 칠성보도가 필요..

삼국지 2021.09.19

동탁의 악행에 따른 응징의 태동

- 삼국지(三國志) (35) 동탁의 악행에 따른 응징의 태동 오월 단오날, 이날은 동탁이 아침부터 술에 잔뜩 취해 사두마차(四頭馬車)에 미녀들을 가득 태우고 낙양성 교외로 봄꽃 나들이를 나가고 있었다. 때마침 농부들은 단오 명절을 맞아 옷들을 깨끗이 갈아 입고 삼삼오오 놀이를 나와 있었다. 이렇게 단오에 많은 농부들이 나들이 하는 이유는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하인과 머슴들에게 봄놀이를 즐기게 함으로서, 다가오는 농사철에 대한 위로와 보상의 의미가 컷던 것이었다. 동탁은 농부들의 봄놀이 모습을 보고 까닭없이 화를 내었다. "농사꾼들이 농사는 안 짓고 놀러 나온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냐 ! 저 년놈들을 당장 모두 붙잡아 오너라 !" 동탁의 명령에 따라 호위병들이 농군들을 붙잡으려 하자, 젊은 남녀들..

삼국지 2021.09.18

비운의 세 사람

삼국지(三國志) (34) 비운의 세 사람 모든 일은 동탁의 뜻대로 되었다. 황제를 새로 모신 뒤에 동탁 자신은 상국(相國)이 되어, 사실상의 국권은 쥐락펴락 하였다. 즉위식이 끝나자, 홍농왕과 당비(唐妃), 그리고 하 태후는 영안궁(永安宮)으로 쫒겨낸 뒤에 경비병으로 하여금 궁문을 굳게 잠그게 하여 외인의 출입을 일체 금하여 버렸다. 애닮게도 어린 소년은 사월에 황제위에 올랐다가 구월에 폐함을 당하여, 영안궁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로부터는 진류왕은 허물 뿐이고 한나라는 완전히 동탁의 손에서 놀아났다. 그는 연호(年號)도 초평 원년(初平 元年)으로 고쳐 버리고 천자 아닌 천자 노릇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겨우 열세 살밖에 안 되는 폐제 홍농왕(廢帝 弘農王)은 어머니 하 태후와 함께 영안궁(永安..

삼국지 2021.09.18

여포의 배반과 진류왕의 즉위

삼국지(三國志) (33) 여포의 배반과 진류왕의 즉위 이숙이 돌아가고 삼경이 되었을 때, 여포는 칼을 빼어들고 양부 정원의 침소로 들어갔다. "아니, 이 밤중에 네가 웬일이냐 ?" 잠을 자다가 놀라 깨어난 정원이 여포를 보고 말했다. 여포는 냉정하게 말했다. "내 당당한 대장부로서 당신의 양자 노릇을 안 하려 하오 !" "뭐? 그게 무슨 소리냐 ?" 정원은 기가 차서 벌떡 일어나려는데 여포가 달려들어 정원의 목을 한칼에 날려 버렸다. 여포는 한 손에는 피뭍은 칼을 들고, 다른 손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정원의 머리를 들고, 중군으로 나와 자고 있던 병사들을 깨우게 하였다. 그리고 이들을 모아 놓고, "정원이 옳지 못한 짓을 하기에 내가 목을 베었다. 너희들 중에 뜻있는 자는 나를 따르고 내게 불만이 있는..

삼국지 2021.09.18

여포와 적토마

삼국지(三國志) (32) 여포와 적토마 좌중의 침묵을 깨고 말문을 연 사람은 형주 자사 정원(荊州 刺史 丁原)이었다. "본관은 단호하게 반대하오 ! " 그는 큰소리로 외쳤다. 동탁은 그를 노기에 찬 시선으로 노려보다가, "반대하는 이유를 말해 보라 ! "하고 불쾌한 감정을 실어 말했다. "금상께서는 선제(先帝)의 적자(嫡子)요, 아무런 잘못도 없는 황제를 신하의 신분으로 어찌 폐립(廢立)을 논할 수가 있단 말이오 ?" "아가리 닥쳐라 ! 나를 따르는 자는 살고, 거역하는 자는 죽으리라 ! " 동탁은 그렇게 외치면서 허리에서 칼을 뽑아 들었다. "칼을 뽑으면 누구를 어떻하겠다는 것이냐 ? " 정원은 조금도 겁내지 않고 마주 외친다. 그것도 무리가 아닌 것이 그의 등뒤에는 기골이 장대한 위장부가 동탁을 노려..

삼국지 2021.09.18

예기치않은 동탁의 선언

삼국지(三國志) (31) 예기치않은 동탁의 선언 십상시의 난리가 끝나자 낙양거리도 안정을 되찾았다. 거리에서는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장사하는 사람들의 얼굴도 활짝 펴졌다. 그러나 그건 겉모습일 뿐이었다. 동탁은 승지에 주둔시켜 두었던 20만에 달하는 군대를 성문 근처로 가까이 이동시켜 놓고, 그 자신은 날마다 천기(千騎)의 무장병을 거느리고 황궁을 지킨다는 명문하에 낙양성 안을 제 집 드나들 듯 횡행하였다. 그러나 아무도 감히 그의 비위를 거스르지 못했다. 그 무렵에는 각처에서 이미 죽어 버린 하진의 밀서를 받아본 지방에 산재한 많은 장군들이 군사를 거느리고 속속 낙양으로 몰려왔으나, 그들이 몰고온 군사의 숫자는 작심하고 달려온 동탁의 20만 대군에는 훨씬 못미치는 소수에 불과하였다. "원소 장군님 ! ..

삼국지 2021.09.18

위기속의 진류왕

삼국지(三國志) (30) 위기속의 진류왕 한편, 대궐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하진의 부장(副將) 오광(吳匡)은 궐안의 소란스러운 소리에 놀라 대문을 두드렸다. "하 장군님 ! 하 장군님 ! 무슨 일이옵니까 ?" 그러자 성안의 관병(官兵) 하나가 성벽 위에서 내려다보며, "이 썩을 놈들아 ! 조용히 하거라 ! 네 놈들의 주인인 하진은 역적질 한 것이 탄로나서, 방금 전에 참형에 처해졌다 ! 자, 이것이나 가지고 썩 돌아가거라 ! "하고 외치며 성밖으로 무엇인가 던져 주는데, 급히 주워 보니 그것은 바로 대장군 하진의 머리였다. 성문밖에 대기하던 호위병들은 경악해 마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오광은 불같이 화를 내며, 성문에 기름을 끼얹어 불을 지르게 하고 부하들과 함께 성문을 깨고 궁중으로 뛰어들어, ..

삼국지 2021.09.18

하진의 절명

삼국지(三國志) (29) 하진의 절명 어느 날... 서량 자사(西凉 刺史)로 있는 동탁(董卓)에게 밀서가 날아들었다. 동탁은 일찍이 황건적 토벌 당시에 황보숭과 함께 사령관이었지만, 유독 싸움에서 계속 패하여 문책을 당해야 할 형편이었다. 그러나 그는 십상시 일파를 교묘하게 매수하여 견책을 면하는 동시에, 황건적 섬멸 후에는 오히려 벼슬이 높아지기까지 하였다. 그런 덕택에 지금은 서량 자사로서 이십만 대군을 거느리고 있었다. 동탁은 군사를 거느리고 시급히 낙양으로 올라오라는 하진의 밀서를 받자 혼자 무릎을 탁 쳤다. (옳지 ! 이제야 천하를 내 손에 넣을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 왔구나 ! ) 동탁은 즉시, 전군에 출동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자신의 둘째 사위인 중랑장 우보(中郞將 牛輔)를 시켜 ..

삼국지 2021.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