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427

철문협(鐵門峽) 전투 (상편)

삼국지(三國志) (17) 철문협(鐵門峽) 전투 (상편) 일행은 며칠 만에 황하를 건넜다. 유비는 오륙년 전에 차를 구하러 왔을 때에 처음으로 구경한 황하였다. 황하의 물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이렇듯 천만 년의 대자연은 조금도 변함이 없건만, 백 년도 채 못사는 사람의 인생에는 너무도 많은 파란만장한 일들이 벌어진다. (아아 ! 세상만사를 모두 접어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늙으신 어머니나 봉양하면서 살아갈꺼나 ?) 필부야인(匹夫野人)으로 구국제세(救國濟世)를 꿈꾸며 오백여 명의 의용군을 이끌고 고향을 떠나온 것이 이제는 어리석게만 여겨졌다. 한편, 지난번 유비,관우,장비 세 사람이 한 번 다녀온 바 있는 주전 장군이 악전고투하고 있는 영천에서는 황건적의 지공장군 장보(地公將軍 張..

삼국지 2021.09.17

철새

- 삼국지(三國志) (16) 철새 유비의 고향인 유주의 탁현으로 가려면, 스승인 노식 장군이 주둔하고 있었던 광종을 지나가야 한다. 광종을 눈앞에 둔 어느 산모퉁이를 지나려니, 문득 고개 너머에서 요란스런 함성이 들려왔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 세 사람은 말을 멈추고 군사들과 함께 귀를 기울였다. "와아... 와아..." 고개 넘어 들리는 함성소리는 요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장비 ! 자네가 얼른 알아보고 오게." "넵, 금방 알아보고 오죠 ! " 조금 전까지 침울했던 장비가, 별안간 신바람을 내면서 언덕위로 말을 달려 올라갔다. 그러더니, 건너편 언덕 아래를 뚫어져라 바라 보던 장비가 말을 달려 불같이 달려오며 외친다. "형님들, 큰일났소이다. 광종 방면에서 관군들이 형편없이 도망쳐 오는데, 그 ..

삼국지 2021.09.17

허망한 발길을 돌리며

삼국지(三國志) (15) 허망한 발길을 돌리며 이튼날 아침, 유비,관우,장비 세 사람은 영천으로 몰고 왔던 군사들을 수습하여, 다시 노식 장군이 있는 광종으로 길을 떠났다. 어제는 동쪽 싸움터에서 오늘은 서쪽 싸움터로 ! 고달픔 여정에, 누구 하나 대견스럽게 여겨 주지도 않는 군사 천오 백명을 거느리고 삼형제는 또다시 머나먼 정도에 오른 것이었다. "어때, 하룻밤 자고 나니 기분이 좀 풀렸는가 ?" 관우는 마상에서 장비에게 물었다. "아니오, 아직도 분이 안 풀렸소." 장비가 볼멘 소리로 대답한다. "그러고 보면, 나라가 이꼴이 된 것은 관리들이 올바르지 못한 탓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네. 조정에 있는 장군이나 관리들 중에 주전과 같은 자들이 수두룩할 거야." 관우는 장비를 위로하는 말을 건넸다. 관우와..

삼국지 2021.09.17

화공지계(火攻之計)

삼국지(三國志) (14) 화공지계(火攻之計) * 조조(曺操) (155~220년) 자(字)는 맹덕(孟德)으로 패국(沛國) 초현 출신이다. 조조는 어려서부터 영특하고 기민했으며 임기웅변이 매우 능했다. 황건적의 난을 계기로 그의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걸출한 정치가요 군사가이면서 한편으로는 잔혹한 압제자였다. 그는 병법에도 뛰어나서 약세를 강세(强勢)로 전환하는 재주가 비상하여 치세(治勢)의 능신(能臣)이고, 난세(亂世)의 간웅(姦雄)이었다. 그는 죽기 4년 전에 스스로를 위왕(魏王)으로 봉하고 황제와 다름 없는 권력과 위세를 행사하다가 낙양에서 병으로 죽었고 후일 그의 아들 조비(曺丕)에 의해 무황제(武皇帝)로 추존되었다. 유비군이 영천에 도착하여 주전 장군을 만나 보니, 주전은 본래 사람됨이 몹시 ..

삼국지 2021.09.17

유비 스승 노식과의 재회

- 삼국지(三國志) (13) 유비 스승 노식과의 재회 * 노식(盧植) (139~192년) 탁현 출신으로 자(字)는 자간(子幹)이다. 후한(後漢)말기의 경학가(經學家)이자 무장(武將)으로서 성격이 강직한 사람으로, 유현덕의 어린시절 스승이었다. 황건적의 난이 일어날 때에 북중랑장(北中郞將)이 되어, 중국 중앙부에 위치한 낙양성 북쪽인 광종(산동성)에서 병사를 이끌고 황건적 괴수 장각(張角)과 교전을 하였다. 후일 무고로 하옥되었다가 황보숭(皇甫崇)이 황건적을 평정한 후에는 노식을 구해 주었고, 다시 벼슬길에 올랐다. 우리에게는 유비의 스승으로 더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때는 어느덧 여름이었다. 유비,관우,장비 삼형제가 유주 대흥산에 운집해 있던 5만에 이르는 황건적을 깨끗이 소탕하고 미처 숨돌릴 사이도 없..

삼국지 2021.09.17

삼형제의 첫 출정

삼국지(三國志) (12) 삼형제의 첫 출정 이 무렵, 유주 탁현 대흥산(大興山) 속에는 5만에 달하는 황건적이 들어앉아, 낮이나 밤이나 수시로 출몰하여 양민들을 약탈할 뿐만 아니라, 조만간 관군을 일거에 전멸시키고 탁현 고을을 완전히 황건적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일찍이 태수 유언의 이름으로 의병 모집의 방문이 나붙은 것도 이같은 정보를 입수한 뒤, 황건적의 준동이 크게 염려되어 사전 준비의 일환으로 시행한 것이었다. 유비는 5백 여명의 의병을 데리고 훈련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게 되자, 관우와 장비에게 말했다. "이제 우리가 모집한 의병의 훈련도 거의 끝나 가니, 황건적과 대항 할 일 만이 남았소. 근자에 듣자하니 연일 출몰하는 도둑떼 때문에 탁현 태수가 고생이 많다고 하오. 그러니 ..

삼국지 2021.09.17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삼국지(三國志) (11)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유비,관우,장비등 세 영웅호걸은 도원결의를 맺음으로써 마음과 마음을 하나로 굳게 뭉쳤다. 그러나 천하를 얻으려면 마음만 가지고는 안 되는 일이다. 거기에는 군대도 있어야 하고, 무기와 식량등의 막대한 물자도 필요하다. 그러나 세 사람은 마음만 뭉쳤지 모두가 한결같이 적수공권이 아닌가. "어떡해든 될 거요. 우리 세 사람이 힘을 합하면 천하에 안 될 일이 어디있단 말이오 ! " 장비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덮어놓고 안 될 일이 없다고 떠들어댔다. 그러나 유비와 관우는 그런 막연한 말에는 수긍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큰일을 하려면 우선 군대가 있어야 하고, 군대를 유지하려면 무기와 군량은 물론이고 말까지 필요하오. 그것을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 조달하느냐..

삼국지 2021.09.17

도원 결의

삼국지(三國志) (10) 도원 결의 한편, 장비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유비의 마음은 한없이 기뻤다. 비록 얼굴 생김은 험상궂게 생겼어도 장비의 언행은 대장부답게 호탕하고 강직한 것을 다시 알게 된 것도 기뻤거니와, 소문으로만 듣던 하동 해량촌에 있는 지사 관운장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은 더욱 기쁜 일이었다. "어머니 ! 어머니가 애석해 하시던 보검이 오늘 제 손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유비는 사립문을 들어서기가 무섭게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어머니께 보이며 말했다. 어머니는 가보(家寶)가 다시 돌아온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묻는다. "장비라는 사람에게 주었다는 검이 어째서 너에게 다시 돌아왔느냐 ?" 그러자 유비는 검을 돌려받게 된 경위를 자세히 설명한 뒤에, "어머니... 오 늘은 기..

삼국지 2021.09.17

장비,관우,유비의 운명적인 삼각 대면

삼국지(三國志) (9) 장비,관우,유비의 운명적인 삼각 대면 장비는 관우와의 기분 좋은 만남을 뒤로하고, 술이 거나하게 취한 채로 읍내로 들어왔다. 그리고 읍내의 가장 번화한 거리를 지나다 보니, 십 여명의 사람들이 수근거리며 어둠이 짙어가는 거리에서, 무엇인가를 일제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무얼 저렇게들 바라보고 있을까 ?) 장비도 어슬렁어슬렁 걸어가서, 사람들의 시선이 향한 곳을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높다란 바람벽에 붙인 커다란 방문(榜文)이 한 장 있었다. 방 ! 근래에 황건적 도당의 행패가 극심하여 평화롭던 우리 고을 조차, 공포의 도가니에 휩싸이게 되었고, 민생은 날로 허덕이게 되었다. 이에 본인은 황건적을 근본적으로 박멸하여 국가의 대본을 밝히고, 백성들을 도탄 속에서 구출하고자 의병(義兵)을..

삼국지 2021.09.17

관운장과 장비의 만남

삼국지(三國志) (8) 관운장과 장비의 만남 * 관우(關羽) : ( ? ~ 219) 자(字)는 운장(雲長)으로 하동군 해현(河東郡 解縣) 출신으로 이곳은 중국 최대의 염호(鹽湖)가 있어 소금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한(漢)나라 시절에는 소금이 국가 전매품이어서 밀매가 성행했는데, 관우는 소금 밀매에 관여했다가, 소금상인을 죽이고 유주(幽州) 탁현으로 도피하여 지내던중 장비와 유비를 차례로 만나 형제지의(兄弟之義)를 맺게된, 대의(大義)를 중시하고 강직하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충의(忠義)의 화신(化身)이다. 관우는 신장이 9척이나 되고, 붉은 얼굴에 배꼽까지 이르는 길고 아름다운 삼각 수염을 가지고 있으며, 82근이나 되는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를 휘드르고..

삼국지 2021.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