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링빙야화 277

효부(孝婦) 이야기

효부(孝婦) 이야기" 옛날 한 마을에....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정성스레 모시고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시아버지가 장에 갔는데 날이 어두워지도록 돌아오지를 않았습니다. 며느리는 시아버지를 기다리다가 아기를 등에 업은 채 마중를 나갔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가다보니 어느새 고갯마루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며느리는 저만치 불빛 두개가 보이기에 시아버지이겠지 하고 가까이 다가갔다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호랑이가 술에 취한채 잠이든 사람을 막 해치려던 참이었는데 그 사람은 바로 시아버지였습니다. 호랑이가 시아버지를 덥치려는 순간 며느리는 있는 힘을 다해 "안돼"라고 소리치며 달려들어 시아버지를 끌어 안자 호랑이가 멈칫하며 동작을 멈추었습니다. 그러자 여인은 등에 업고 있던 아기를 내려놓으며 호..

시링빙야화 2021.01.02

김천재 (金天才)

김천재 (金天才) ■■■■■■■■■■ 조선시대 때, 전라도 해남에서 태어났던 사람이다. 천재"는 지금의 전라남도 해남군 산이면 내송 마을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하나를 가르치면 둘, 셋을 깨우칠 정도로 영특했고, 8세 때에 사서삼경까지 익혀 그때 당시 해남 인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가난한 형편 때문에 천재는 글 쓰기 공부를 할때, 다른 친구들과 달리 붓이나 먹을 이용하지 못하고, 늘 쇠비땅(부지깽이)을 가지고 모래밭에가 글씨를 쓰곤 했다. 부연 하자면, 붓이 금방 닳기 때문에 붓 대신 쇠비땅을 가지고 바닷가 모래밭을 찾아 다니며 글씨를 썼던 것이다. 그렇게 모래밭을 찾아다니며 글 공부를 해가던 어느날 해질무렵, 천재는 바로 옆 진산 마을의 가마터에 청자를 구입하러 왔던 중국사람과..

시링빙야화 2020.12.31

스님과 마나님

? 고전해학 ? 박문수가 어느날 산길을 가고 있었는데 저 앞에 사대부집 마나님이 몸종도 없이 홀로 걸어 가고 있었고 조금 뒤떨어진 거리에서 스님 한사람이 길을 가고 있었다ㆍ 얼마쯤 가다보니까 저만큼 잔디밭 위에서 마나님과 오십세 가량 되어 보이는 스님이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ㆍ 무슨일인가 하여 나무 뒤에 숨어서 조용히 하회를 기다려 보았다ㆍ 그런데 그때 스님이 이렇게 말했다ㆍ "아무도 보는사람이 없는 이 산중에서 한번쯤 통정을 함이 어떨런지요?"라고 해괴한 요구를 하는것이 아닌가ㆍ 그러자 마나님은 당당한 위엄을 보이며 스님을 꾸짖는데.. "석존의 십계(十戒)중에 불사음계(不邪淫戒)라는 대목이 뚜렷하게 나와 있거늘 대사께서는 어찌하여 일시적인 사념(邪念)으로 파계(破戒)를 하려고 하시나이까?" "만물(萬物)..

시링빙야화 2020.12.23

인간망종

◐ 조주청의 사랑방 야화 (44) ◎ 인간망종 이생은 전라도에서 초시에 합격하고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한양에 올라와 주소를 들고 물어물어 장동 환공댁을 찾아갔다. 환공은 외가쪽 먼 친척 아저씨뻘로 궁궐 출입을 하는 환관, 말하자면 내시다. 많은 재산을 모아 번듯한 열두칸 기와집에 기품있는 젊은 부인도 두고 있었다. 이생은 환공 집 별당에 공부방을 마련하고 내년 봄 과거를 보기 위해 밤낮으로 공부했다. 이생은 글 읽는 틈틈이 마당도 쓸고 장작을 부엌에 쌓아주기도 하고 우물에서 물도 길어줬다. 동짓달 긴긴밤에 글을 읽다보면 환공아저씨의 부인인 아주머니가 감주에 인절미를 싸들고 와 문을 두드렸다. 호롱불빛에 얼핏 비치는 아주머니의 얼굴엔 잔잔한 미소가 보일 듯 말 듯 말없이 밤참만 들여놓고 뒤돌아 안채로 갔..

시링빙야화 2020.09.12

금부처

◐ 조주청의 사랑방 야화 (45) ◎ 금부처 눈발이 펄펄 휘날리는 경상도 안동 땅에 꾀죄죄한 낯선 선비 한사람이 보따리 하나를 안고 나타나 천석꾼 부자 조참봉 댁을 찾아갔다. 조참봉에게 공손히 인사를 올린 젊은 선비는 목이 멘 목소리로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소인은 옹천 사는 허정이라 하옵니다. 연로하신 아버님께서 아무 이유도 없이 관가에 끌려가시더니 말도 안되는 이런저런 죄목을 덮어쓰고 덜컥 옥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엄동설한에 옥중에 계신 아버님 생각을 하면…” 효자 선비는 설움에 복받쳐 말을 잇지 못하고 어깨를 들썩이며 닭똥같은 눈물만 흘렸다. 눈물을 닦은 선비는 하던 말을 이어갔다. “이방이 찾아와 500냥만 내면 풀어주겠다는 귀띔을 주건만 그 거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젊은 선비는 가지고 온 보..

시링빙야화 2020.09.12

숙맥총각

◐ 조주청의 사랑방 야화 (39) ◎ 숙맥 총각 천석꾼 부자 최첨지는 지독한 수전노에 성격 또한 교활해 그 집에서 머슴을 살다 울고 나가지 않는 사람이 없다. 올해도 도저히 견디지 못한 머슴이 가을 추수도 하기 전에 나가버렸다. 늦가을 찬바람은 불어오는데 머슴은 나가버리고 할 일은 태산같은데 최첨지의 악명을 모르는 사람이 없어 백방으로 찾아봐도 머슴 구할 길이 없다. 그때 어깨가 떡 벌어진 총각이 찾아와 “머슴 구한다는 소문을 듣고 왔심더.” 최첨지는 너무나 반가워 그의 손을 잡고 사랑방으로 들어갔다. 자세히 보니 들창코에 사팔뜨기 숙맥이다. 최첨지의 잔머리가 재빠르게 돌아갔다. ‘추수만 하고 나면 기나긴 겨울 동안 머슴 녀석 할 일 없이 빈둥거리며 밥만 축낼 터.’ “여보게 우리 집 추수만 좀 해주게...

시링빙야화 2020.09.12

양산 통도사 법사스님 감동이야기

[양산 통도사 법사스님 감동이야기...] 조선의 정조대왕 시절에 경남 양산 통도사에는 훌륭한 법사 스님이 계셨다. 그 법사 스님은 아주 핏덩이 일때 그 추운 겨울에 양산 통도사의 일주문 앞에 보에 쌓여 놓여 있었는데 마침 그 곳을 지나던 스님 한 분이 통도사로 데리고 와 절에서 기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아이가 통도사 일주문 앞에 놓이게 된 것에는 사연이 있었다. 어느날 젊은 부인이 한 사람 찾아와 주지 스님을 친견 하였는데 그 때 갓난 아이를 보듬고 왔었다. 그 젊은 보살이 주지 스님에게 말 하기를.. "스님 제가 이 절에서 무슨 일이든지 다 하겠습니다. 공양주도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엄동 설한에 우리 모자는 굶어 죽지 않으면 눈 속에 얼어 죽을 것 같으니 해동을 할 때 까지 만이라도..

시링빙야화 2020.05.17

셋째 며느리의 지혜

?셋째 며느리의 지혜 옛날 어느 富者가 회갑을 맞았다. 아침을 먹은 후 시아버지가 세명의 며느리를 불러 앉혀놓고 줌의 쌀을 나누어 주면서,'꼭10년 후면 나의 고희가 되겠구나! 지금 나누어준 쌀로 고희잔치 선물을 마련 하도록 해라' 고 말했다. 방에서 나온 첫째 며느리는 '아버님이 노망(치매)을 당겨 하시나바' 하고는 마당에 있는 닭에게 주었다. 둘째는 집으로 가지고 와서 쌀독에 도로 넣었다. 셋째는 집으로 돌아와 한줌의 쌀을 꼭 쥐고 한없이 깊은 생각에 잠겼다. 10년이 지났다. 고희 잔치를 맞은 富者는 온가족을 한방에 모이게 했다. '내가 10년전에 세며느리에게 쌀 한줌을 주면서, 오늘 고희 잔칫날 선물을 준비하라고 했었다, 준비한 것들을 가져 오너라. 첫째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반문 했다. ..

시링빙야화 2020.05.07

상가승무노인곡

상가승무노인곡(喪歌僧舞老人哭). ‘상가승무노인곡(喪歌僧舞老人哭). '여승(女僧)은 춤추고 노인은 통곡하다. 조선시대 새로 등극하여 어진 정사를 펼쳐 태평성대를 이룬 임금이 있었다 선비들은 글을 읽고, 백성들은 잘 교화되어 모두 맡은 바 소임에 힘을 쓰니 나라가 평안하고 인심은 후하였다. 어느 날, 임금은 백성들이 사는 모습을 둘러보기 위해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몰래 도성을 순시하였다. 임금이 도성을 둘러보다가 어느 골목길로 들어서니 문득 창문에 불이 환하게 밝혀진 민가 한 채가 눈에 띄었다. 마침 창문이 열려 있어 안을 들여다보던 임금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광경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안에는 머리가 허연 노인이 앉아 있었는데, 그 앞에 술과 안주가 놓여 있었다. 그런데 노인은 술과 안주를 먹지 않고 두..

시링빙야화 2020.04.12

죽을 고비 세번

? 죽을 고비 세번 ? 옛날 강원도 어느 곳에 장한영이라는 아이가 살고 있었다. 대대로 선비 집안 이었는데,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어머니는 삯바느질을 해서 겨우 집안살림을 꾸려가면서도 성심껏 아들 공부를 뒷 바라지를 하였다. 한영이가 고생하는 어머니를 생각해서 열심히 글을 읽으니 학문이 점점 깊어져 갔다. 세월이 흘러 한영이는 나이 열 여섯, 어엿한 총각이 되었다. 그런 그의 귀에 한양에 과거 시험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한영이는 자신의 공부를 시험 할 겸 꼭 과거를 보고 싶었다.하지만 집안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말을 못하고 고민할 뿐이었다. 그런 그한테 어머니가 물었다. “얘야, 요즘 왜 이리 기력이 없고 낯빛이 어둡단 말이냐? 무슨 걱정이 있니..

시링빙야화 2020.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