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청의사랑방야화 (76)사또의 울화병 새로 부임해 온 정선 사또는 첫달부터 물불 안 가리고 백성들의 고혈을 짜기 시작했다. 정선 땅이라고 해야 하늘만 빼꼼히 보이는 첩첩산중이라 백성들이 입에 풀칠하기도 바쁜데 사또가 가가호호 빨래 짜듯이 우려내니 온 고을에 원성이 자자하다. 육방관속이 시달리는 건 백성보다 더했다. “까치골은 이방이 맡고, 운안골은 호방이 맡고, 백석골은 병방이 맡고….” 육방에게 할당을 하니 도리 없이 자기가 맡은 고을에 가 곡식과 산나물 말린 것, 짚신 삼아 놓은 것을 수탈해 올 수밖에 없었다. 어느날 밤, 주막에 육방관속들이 모여 술을 마시며 울분을 토하는데 얌전한 예방이 술잔을 탁 하고 놓았다. 육방관속은 머리를 맞대고 귓속말을 나눴다. 그러기를 한참 후, “고양이 목에 방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