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링빙야화 277

그믐이 되얏는가.

? 어느 시골 노인의 글. 글 솜씨도 좋지만 한 번 읽어보면 우리의 사회현상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제목: 그믐이 되얏는가. 어리중천에 초승달 걸렸는데 쏟아질 듯 반짝이는 별 무더기에 마음이 시리네. 명절에 맏이네는 큰놈 중간고사라고 차례상 앞에 궁둥이 두어 번 조아린 뒤 그 길로 내빼더니 전교1등은 따 놓은 당상이렷다. 둘째네는 보리와 콩도 분간 못하는 코 흘리개를 데리고 명절에 구라파로 역사여행 간다더니 이순신보다 나폴레옹 생애를 줄줄 외는 신동이 나겠구나. 막내 며늘애는 당직이라고 우는 시늉을 하더니 혹 몸져누운 것이냐. 요즘처럼 황망한 세상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삼 형제가 약속이나 한 듯 감감하니 아비 어미 죽어 달포가 지나도 부고 낼 자식이 없을까 두렵도다. 내 오늘 ..

시링빙야화 2021.09.11

귀신이 가르쳐 준 시

❤ 귀신이 가르쳐 준 시 ❤ 가난한 선비 하나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해 가을이 되었습니다. “나라의 경사스러운 일이 있어 특별 과거 시험을 보려고 하니 전국에 있는 젊은 인재들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시험을 보라.” 마을 입구에 알림판이 붙었습니다. ‘또 한 번 도전을 해 봐?’ 조금 자신은 없었지만 선비의 마음은 벌써 한양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벌써 여러 번 과거 시험에 떨어졌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지만, 달리 뾰족한 수도 없었습니다. “그 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제발 이 번에는 과거에 급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간절하게 빌면서 길을 재촉했습니다. 과천 땅에 이르러 날이 저물었습니다. “벌써 날이 저물었네. 어디 하룻밤 쉬어갈만한 집이 없나?” 선비는 사방을 두리번..

시링빙야화 2021.09.11

파락호(破 落 戶)

파락호(破 落 戶) 破 落 戶(깨트릴파,떨어질락,집호)라는 말은 양반 집 자손으로서 집안의 재산을 몽땅 털어먹는 난봉꾼을 의미 합니다. 요즘 말로는 인간 쓰레기쯤 될까요? 일제 식민지 때, 경북 안동에서 이름을 날리던 파락호 중에 퇴계의 제자이자 영남학파의 거두였던 의성 김씨 학봉파의 명문가 후손으로서, 학봉 '김성일'종가의 13대 종손인 '김용환(金龍煥, 1887년~1946년)' 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노름을 즐겼습니다. 당시 경북 안동 일대의 노름판에는 찾아다니며 끼었고 초저녁 부터 노름을 하다가 새벽녘이 되면 판돈을 다 걸고 마지막 배팅을 하는 주특기가 있었습니다. 만약 배팅이 적중하여 돈을 따면 좋고, 그렇지 않고 실패하면 도박장 주변에 잠복해 있던 수하 20여명이 몽둥이를 들고 나타나 ..

시링빙야화 2021.09.09

속 터진 만두 이야기

속 터진 만두 이야기 언젠가 보내드렸던 이야기지만 다시 읽어도 너무 따뜻하니깐 끝까지 읽어 보십시요. 자신을 한번쯤 되돌아 볼 수 있는 감동 실화 스토리 입니다ᆢ 60년대 겨울 서울 인왕산 자락엔 세칸 초가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가난에 찌든 사람들이 그날그날 목숨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빈촌 어귀에 길갓집 툇마루 앞에 찜솥을 걸어 놓고 만두 쪄서 파는 조그만 가게가 있었습니다. 쪄낸 만두는 솥뚜껑 위에 얹어 둡니다. 만두소 만들고 만두피 빚고 손님에게 만두 파는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하는 만두가게 주인 이름은 순덕 아지매였습니다 입동 지나자 날씨가 제법 싸늘해 졌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어린 남매가 보따리 들고 만두가게 앞을 지나다. 추위에 곱은 손을 솥뚜껑 위에서 녹이고 가곤 했습니다. 어느 날..

시링빙야화 2021.09.09

퇴계 이황선생과 영의정 권철대감의 逸話

● 퇴계 이황선생과 영의정 권철대감의 逸話 퇴계가 벼슬을 사양하고 고향에 돌아와 제자들을 양성한다는 소식이 널리 알려지자 일찌기 영의정(領議政)의 벼슬을 지낸 바 있는 쌍취헌 권철(雙翠軒 權轍)이 서울서 퇴계를 만나보고자 도산서당을 찾아 내려오게 되었다. 권철은 그 자신이 영의정의 벼슬까지 지낸 사람인 데다가 그는 후일 임진왜란 때 행주산성(幸州山城)에서 왜적을 크게 격파하여 만고명장(萬古名將)의 이름을 떨친 권률(權慄) 장군의 친아버님이기도 했었고, 선조 때의 명재상(名宰相)이었던 백사 이항복(白沙李恒福)의 장인영감이기도 했다. 권철은 워낙 지인지감(知人之鑑)이 남달리 투철하여 불한당(不汗黨)이나 다름 없었던 소년 이항복의 사람됨을 진작부터 알아보고, 온 門中이 극력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혼자 우겨 사위..

시링빙야화 2021.09.04

거세정진 (去勢精進)

[거세정진 (去勢精進)]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남자의 생식기를 제거하고 어떤 일에 힘써 나아간다.”는 뜻이 된다. 옛날 명나라 때 무림의 최고수에 등극을 하고자 하는 자가 있었다. 그런데 무술을 연마하여 대회만 나가면 늘 준우승만 하기를 수차례 하였다. 아무리 노력해도 지존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게 되자 유명한 도인을 찾아가 방법을 물었다. 그 도인이 무예에 관한 비서(秘書)를 한 권 주었는데 거기에는 36가지의 무예에 관한 수련법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에는 이러한 기술들을 반드시 거세정진(去勢精進)하여야 최고수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그 자는 고민에 빠졌다. 무림의 고수에 등극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지만 거세까지 해가면서 정진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

시링빙야화 2021.09.03

여덞명의 자식과 한명의 애인

여덞명의 자식과 한명의 애인 엄마가 57세에 혼자가 되어 버렸다. 나의 이혼소식에 쓰러진 아버진 끝내 돌아오지 못하셨고 그렇게 현명하셨던 엄마는 정신이 반 나간 아줌마가 되어 큰오빠 작은오빠 눈치보기 바빴다. 이제 아버지 노릇을 하겠다는 큰오빠 말에 그 큰집을 팔아 큰오빠에게 다 맡겼고 나 몰라라 하는 큰오빠 때문에 작은 오빠의 모든 원망을 다 감수해야 했다. 사이 좋았던 팔남매가 큰오빠 때문에 모이는 횟수가 줄어 들수록 엄마의 표정은 점점 굳어져 갔고 노름하는 아들한테 조차 할말을 못하는 딱한 처지가 되어버렸다. 그걸 이해하는 난 엄마가 원하는대로 형제들에게 돈을 풀어주었고, 그런 나에게 미안했던 엄마는 가끔 나에게 이런 말씀하셨다. '널 낳지 않았으면 난 어떡 할 뻔 했니' '괜찮아 엄마. 엄마는 우..

시링빙야화 2021.09.01

남산골 김국수

#조주청의사랑방야화 (115)남산골 김국수 한양 남산골에 국수가 살고 있었다. 당대의 세도가 김조순의 제종이자 천석꾼 부자인 김대감은 바둑에 관한 한 이길 자가 없어 사람들은 그를 국수라 불렀다. 그의 사랑방엔 천년 묵은 주목으로 만든 통바둑판에 상아로 만든 흰 돌과 흑요석으로 만든 검은 돌이 비치돼 있어 언제나 바둑을 두러 오는 기객들이 줄을 이었다. 그는 혼자 있을 때도 중국의 명국 기보를 펼치며 바둑 공부에 매달렸다. 김국수는 바둑을 이기고 나면 천하를 얻은 양 기뻐해, 바둑 이기는 재미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적지 않은 내기를 걸어 짭짤하게 재미를 보기도 한다. 강원도의 바둑신(神)이라는 오생원은 산삼 열뿌리를 김국수에게 빼앗겼고, 함경도 최참봉은 금 서른 돈을 잃었다. 녹음이 어우러진 초여름..

시링빙야화 2021.08.30

허거사의 귓속말

#조주청의사랑방야화 (107)허거사의 귓속말 용바위마을이 깊은 시름에 빠졌다. 한양의 판서 대감이 자기 아버지 묏자리를 하필이면 용바위 코앞에 잡았기 때문이다. 권세 등등한 판서는 진작에 풍수지리에 능한 지관을 불러 팔도강산 방방곡곡 명당을 찾아 뒤지다 이곳 용바위를 찍게 된 것이다. 용바위마을은 제법 큰 집성촌으로 1년 내내 언쟁 한번 일어나는 일 없이 안온하게 살아가는 마을이다. 병풍 두른 듯한 용마루산에 집채만 한 용바위는 산을 떠받치고 마을 앞으로는 굽이굽이 내가 흘러 이 마을엔 가뭄이 없다. 삼월 삼짇날이면 소를 잡고 갖가지 제물을 장만하여 마을 어른들이 유건을 쓰고 용바위 앞에 제상을 차리고 거창하게 산신제를 올린다. 마을을 보호해 주는 용바위에 해코지를 하면 안된다고 그 근처에서는 나물도 못..

시링빙야화 2021.08.26

강아지의 유산

강아지의 유산 얼마 전 미국의 한 노인이 자기가 기르던 강아지에게 우리 돈으로 1,560억을 유산으로 물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강아지를 돌보라고 부탁한 사육사에게는 1년에 5만불 씩, 5천만원의 연봉을 주겠다고 유언했습니다 개가 죽고 난후에는 개의 유산 1,560억원 중 남은 돈을 동물보호소에 기증하도록 유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외동 아들에게는 100 만불 만을 유산으로 주라고 유언하고 서거했습니다. 100만 불은 우리 돈으로 10억입니다. 그러자 아들은 너무나 忿을 못 참으면서 "도대체 어떻게 내가 개보다 못합니까? 개에게는 1,560억을 주고 나에게는 10억을 주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판사님, 억울합니다. 바로잡아 주세요."라며 변호사를 사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 젊은이에게 판사가 묻습니..

시링빙야화 2021.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