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링빙야화 277

천년두골에 삼인수

千年頭骨에 三蚓水(천년두골에 삼인수) 어느 효자가 노모의 병환이 날로 깊어만 가자 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소문난 유의태(허준의 스승)에게 업고 갔다. 유의태는 첫눈에 보니까 효자의 노모에게 맞는 약이 있기는 한데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 병을 고칠 가능성이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어 거절하고 말았다. 효자는 그래도 명의가 돌보아 주면 행여 차도를 보일까 싶어 애걸복걸했다. 유의태도 역시 효성 깊은 아들의 청을 들어주고 싶었으나 가능성이 없는 일에 괜히 기대를 걸게 하는것은 잘못으로 판단이 되었기에 그냥 돌아 가라고만 하였다. 의원이라고 아무 병이나 다 고치지 못한다오. 특히 당신 어머니의 병은 하늘이 결정할 일이지 나의 의술로는 아예 범접할 바가 아니오. 효자는 유의태의 ..

시링빙야화 2021.12.11

새경 깎기

#조주청의사랑방야화 (133) 새경 깎기 추수를 하고 나자 머슴들의 팔자가 늘어진 계절이 찾아왔다. 빈들빈들 놀며 가마니·맷방석·멍석 등을 짜다가 동짓달이 차면 새경을 두둑이 받는 일만 남아 있는 것이다. 동네 봉놋방에서 술내기 투전을 하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온 홍과부네 총각머슴 억쇠는 아무리 대문을 두드려도 기척이 없어 월담을 해서 마당에 들어왔다. ‘마님이 깊은 잠이 들었나?’ 생각하며 자신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안방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이고 배야. 아이고 나 죽는다.” 그 소리에 억쇠가 마루로 뛰어올라갔다. “마님, 의원을 불러올까요?”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고, 들어와 보게.” 억쇠가 들어가 “마님, 호롱불을 켤까요?”묻자, 마님은 “불은 켜서 뭣하게. 빨리 내 배나 쓸어 주게..

시링빙야화 2021.12.10

늑대의어리석은 삶

늑대의 어리석은 삶 절제(節制) 쉽지 않지요....... 에스키모인들은 모피는 중요한 자원으로서 늑대들을 포획하여 얻습니다. 하지만, 에스키모인들이 늑대를 직접 잡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날카롭게 간 칼날을 여러 개 얼음이나 눈 위에 꽂아 둡니다. 그리고 그 칼에다 동물(動物)의 피를 묻혀놓고 숨어서 지켜본다고 합니다. 그러면 늑대들이 피 냄새를 맡고 모여 들어서 칼날을 핥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늑대의 혀가 칼의 날카로운 부분을 감지(感知)해서 칼에 묻은 피만을 핥습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에 금속성의 물질을 핥게 되면 곧 혀가 마비(麻痺)되어 그 칼날을 피할 수가 없게 됩니다. 즉 늑대 자신의 혀가 베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혀는 지혈(止血)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라 계속해서 피가 나는데도..

시링빙야화 2021.12.04

山을 오르는 方法

山을 오르는 方法 中國 제나라의 위왕이 대신들과 길을 가다 어느 산밑에 도착했습니다. 위왕은 한참 산봉우리를 바라보고 있다가 大臣들에게 말했습니다. “누가 나를 저 산봉우리로 올려줄 수 있겠느냐? 그런 재주를 가진 자가 있으면 큰 賞을 내리겠다.” 위왕의 말을 들은 臣下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이었습니다. 그러자 위왕은 신하들 사이에 있는 손빈을 指目 하며 물었습니다. 손빈은 난처한 表情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전하를 산 밑에서 산봉우리로 올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하가 만약 산봉우리에 계신다면 산밑으로 내려 드릴 수는 있습니다.” 위왕은 미심스러웠지만 그 方法이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위왕은 손빈이 산봉우리를 향해서 걸어 가자 발걸음을 재촉하여 부지런히 따라 갔습니다. 드디어 위왕과 신하들..

시링빙야화 2021.12.04

영흥에서 억새를 가져다 조성한 건원릉

영흥에서 억새를 가져다 조성한 건원릉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에 건원릉(健元陵)이 있다. 건원릉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이성계의 무덤이며, 9개의 왕릉으로 이루어진 동구릉(사적 제193호) 안에 있다. 건원릉은 동구릉에 있는 다른 능과는 차이점이 있다. 바로봉분을 조성한 후 잔디를 심지않고 억새를 심었다는 점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 전해지는 설화가 있다. 고향을 그리워한 이성계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고향은 함경남도 영흥이다. 태조는 한양으로 도읍지를 옮기고, 한양에서 생활하면서도 태어나서 자란 함경남도 영흥을 항상그리워했다. 또한 자신이 죽어서는 “영흥에 묻히고 싶다.”라는 말을 주위 사람들에게 하였다고 한다. 태조가 승하한 뒤에 함경남도 영흥에다 왕릉을 쓸 수 없기에 봉분을 덮을 잔디(억새) 만이라도 ..

시링빙야화 2021.12.03

고로쇠와 은어

#조주청의사랑방야화 (156) 고로쇠와 은어 어느 날 아침, 전주 부자 김진사가 행랑아범을 불렀다. “정월대보름 지난 지도 열흘이 넘었으니 자네 고향 구례엔 요즘 한창 고로쇠약수가 날 철이지, 아마.” 행랑아범이 크게 한숨을 쉬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럴 겁니다요” 대답했다. “겨울 내내 소화도 안되고 속이 더부룩해서 고로쇠약수 나올 날만 학수고대하고 있었네. 자네가 내 위장병을 좀 고쳐 줘야 쓰겄네.” 행랑아범은 또 한번 한숨을 쉬고 “알겠습니다. 내일 아침에…”하는데, 김진사가 못마땅한 얼굴로 “자네가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되네.” “아, 아닙니다. 오늘 당장 떠나겠습니다.” 행랑아범은 고개를 숙이고 뒷 걸음질로 물러나 자기 방으로 갔다. “여보 마누라, 고로쇠물 가지러 고향 다녀와야겠네.” 마..

시링빙야화 2021.12.03

「생거진천 사거용인: 生居鎭川 死居龍仁」

쌀쌀함을 느끼게하는 아침이네요 오늘도 행복가득한 하루되세요 ? 조주청의 사랑방 이야기 ㅡ「생거진천 사거용인: 生居鎭川 死居龍仁」ㅡ 충청북도 진천 지방과 경기용인 지방에서는 「생거진천 사거용인: 生居鎭川 死居龍仁」이란 말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살아서는 진천이 좋고 죽어서는 용인이 좋다는 뜻으로, 여기에는 기막힌 사연이 베어있다. 옛날 진천 땅에 추천석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그의 아내 옆에서 잠시 잠이 들었다가 애절한 곡 소리가 들려 잠이 깨었다. 그 통곡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자기 아내였는데 이내 자식 들도 따라 울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왠 갑작스런 울음이냐 며 물었지만, 아내는 우리를 두고 먼저 저 세상으로 가시 다니 라고 하면서 목놓아 울었다. 그는 곧 싸늘하게 누워 있는 자신의 모습을..

시링빙야화 2021.10.28

장성기생 노화 (蘆花)

? 장성기생 노화 (蘆花) - 전라도 장성 땅에 노화(蘆花)라는 기생이 있었다. 미모에 머리가 명석하고 글 공부도 한 아리따운 소녀였지만 조실 부모하고 고아가 되어 어느 퇴기(退妓)의 양녀가 되었다가 기생이 되었다. 예전에는 대개 늙은 기생들이 불쌍한 고아를 양녀로 들여 돌보는 체하고 기생을 만들었지만, 사실은 남편도 자식도 없는 자신을 위한 일종의 노후대책이기도 했다. ‘노령산의 꽃’이라는 蘆花는 가무와 시문만이 아니라 만사에 민첩하고 능통하여 기생이 된 지 몇 해도 지나지 않아서 일약 名妓가 되어 있었다. 지방의 토호한랑은 물론 수령 관찰사 까지 노화를 탐하여 부를 과시하며 재물을 앞세워 물량공세를 펴는 것이었다. 사내다운 사내는 하나도 없고 하나같이 꽃만 탐하는 탐화봉접(探花蜂蝶)들이었다. 그 속에..

시링빙야화 2021.09.17

소요유(逍遙遊)

소요유(逍遙遊) 장자 사상의 중요한 특징은 인생을 바쁘게 살지 말라는 것이다. 하늘이 내려준 하루하루의 삶을 그 자체로서 중히 여기고 감사하며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야지, 하루하루를 마치 무슨 목적을 완수하기 위한 수단인 것처럼 기계적 소모적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장자는 우리에게 인생에 있어서 ‘일’을 권하는 사람이 아니라 ‘ 소풍’을 권한 사람이다. 우리는 ‘일’하러 세상에 온 것도 아니고, ‘성공’하려고 온 것도 아니다. 그런 것은 다 부차적이고 수단적인 것이다. 우리 모두는 과거 생에 무엇을 잘했는지 모르지만, 하늘로부터 삶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이 우주에는 아직 삶을 선물로 받지 못한 억조창생의 ‘대기조’들이 우주의 커다란 다락방에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 당신과 나는 ..

시링빙야화 2021.09.16

黃石公 이야기

黃石公 이야기 한나라 유방과 초나라 항우가 천하의 패권을 다투며 싸웠다는 초한지에는 당시의 뛰어난 전략가 장량( 장자방)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휘황하게 달이 밝은 추구월 보름달 밤 개명산에서 옥퉁수를 슬피 불어 항우의 정예군 강동의 8천 군사를 흩어 버린 인물로 유명하다. 장량이 어린 시절 서당에 다녀오는 길에 시냇물을 건너는 다리 위에서 한 신비로운 노인을 만난다. 그는 장량이 보는 가운데 다리위에서 짚신을 시냇물에 일부러 빠뜨린다. 장량은 그 즉시 시냇물로 뛰어 내려가 그 짚신을 주어다 공손히 그 노인에게 바친다. 그 노인은 또다시 짚신을 물에다 빠뜨린다. 장량은 또다시 시냇물로 뛰어 내려가 짚신을 주어다 그 노인에게 공손하게 바치는데, 그러자 그 노인은 또다시 짚신을 시냇물에 빠뜨린다. 장량은 ..

시링빙야화 202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