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이야기(329) 외팔이 오종각은 어릴 적부터 영악스럽고 재발랐다. 서당을 마치고 책 보따리를 허리에 맨 채 친구들을 데리고 장터에 가서 야바위판에 끼어들어 공기 돌리기 하는 야바위꾼의 손놀림을 뚫어지게 보다가 허리춤에서 엽전을 꺼내 판돈을 걸어 결국에는 돈을 땄다. 연거푸 돈을 따자 바람잡이가 종각이를 불러내 엽전 몇닢을 찔러주고 보냈다. 야바위꾼의 돈을 따 친구들과 주전부리를 하며 낄낄거리더니 커서도 제 버릇 못 고치고 장터거리 노름판에 들락날락했다. 농사일이 손에 잡힐 리가 없다. 삼대 부자 없다더니 종각이네도 고을에서 손꼽히는 부자였는데 농사짓던 조부가 생뚱맞게 장사를 한다고 덤벼들다가 재산 반쯤 날리고, 종각이 아버지는 주색에 빠져 남은 재산을 축내더니 삼 대째 종각이는 노름에 빠져 두 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