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금옥몽 170

무운이를 적원외에게 보내 타협을 시도하는데

금옥몽(속 금병매) 이사사는 다급하여 무운이를 적원외에게 보내 타협을 시도하는데, 정옥경을 보았다는 작자가 나타난다. 무운은 적원외의 마음이 누굴어진 것을 확인하자 겉옷을 벗고 야사시한 속옷만 입은채로 화장대에 앉아 거울을 보고 머리를 메만지고는 벽에 걸려있는 비파를 내려 안고 비파흘 타면서 노래를 부르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적원외는 은병 만큼은 못하지만 그런대로 매력적인 데다가 또 한때 같이 잠자리를 여러번 해서 서로를 잘 알고 정도 들었던 터라 집에 남아 있게 하였다. 조금 있으니, 말더듬이 유가놈과 사팔뜨기 장가놈등 같이 어울리는 한량들이 생일을 축하하려 왔다며 찾아왔다. 적원외와 같이 있는 무운을 보고는 여기 이렇게 있으니 기녀같지 않고 전형적인 양가집 마나님 같다며 하나같이 칭찬 하면서, 은..

금병매/금옥몽 2021.05.01

적원외는 사기 혼사로 재물을 강탈 당했다며

금옥몽(속 금병매) 적원외는 사기 혼사로 재물을 강탈 당했다며 이사사를 관아에 고발 하겠다고 협박한다. 찌뿌둥한 하늘, 오늘은 한식(寒食)날 화려하게 피었던 꽃들도 하루살이 처럼 시들고 흐르는 급류에 몸을싣고 어디론가 떠나간다 나는, 푸른 미투리 꺼내신고 말없이 산길을 걷는다. 쌍쌍이 날아들던 제비는 어디가고 등불마져 꺼져버린 어두운 화원. 가랑비 내리는 밤, 원앙새는 높다란 누각에 올라 흐느낀다. 이 애타는 마음 동풍(东风)이 어이 알랴! 봄날의 짧은 꿈은 애시당초 몽롱하네... -만당(晚唐) 두목(杜牧) 단장(断肠)의 시(诗)- 고금동서의 허다한 시인묵객들이 읊조렸던 시를 살펴보면, 화려했던 좋은 시절이 덧없이 흘러갔음을 한탄하며 좋은 시절에 베풀지 못했음을 안타까워하거나 인생 무상의 허무한 심정을 ..

금병매/금옥몽 2021.04.30

오은아는 알리부를 첫눈에 반하게 하여 수청을들고

금옥몽(속 금병매) 오은아는 알리부를 첫눈에 반하게 하여 수청을들고, 알라부는 오은아를 올술에게 소개하지만 뜻밖에도 유예의 왕비로 간택된다. 한편 이계저는 오은아를 데려와 목욕을 시킨 후, 곱게 머리기름을 바르고 향수도 뿌려주고 화려한 옷을 입혀 온갖 패물로 치장을 하여 놓으니, 옛날 젊을때 못지 않게 선녀같이 요염하고 예뻤다. 저녁이 되었다. 올술을 행궁에 모시고 알리부가 집으로 돌아오자 본처는 환영연을 열었다. 알리부는 본처와 같이 중앙 단상에 앉고 이교아 이계저는 그앞에 앉았다. 먼저 집안의 모든 기생들이 나와서 큰절을 하고는 술을 따라 올렸다. 알리부는 계집들의 풍악과 춤을 구경했지만 도무지 흥이 일어나지 않았다. 예쁜 여인을 얻지 못한 올술 왕자의 심기가 크게 불편한것을 보고 온지라 언제 자신에..

금병매/금옥몽 2021.04.29

오혜 남매는 개봉에 도착하여 이명을 만나

금옥몽(속 금병매) 오혜 남매는 개봉에 도착하여 이명을 만나 집에 머무르며 오은아의 몸단장을 시키는데... 동쪽으로 난 길에서 말 발꿉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오혜는 찻집을 나와 바라보고 있는데 십여명의 장수들이 말을 타고 나타났다. 모두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고 허리에는 긴 칼을 차고 있었으며, 비파나 호금(胡琴)을 들고 있고 몇 사람은 긴 창을 또 어떤이는 탄궁(弹弓)을 그리고 철공을 든 장수도 있었다. 길가의 사람들이 모두 그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비파를 들고 오는 젊은이가 채찍을 들고는 길 가장자리로 나왔다. 눈에 익은 모습에 자세히 보니 이명이 틀림 없었다. 늠름한 기상으로 다가오는 이명은 정말 옛날과는 완전히 달라 보였다. 관직에 오르고 나면 위엄을 보이기 위해 옛날의 추잡한 일이나 행위들을 남에..

금병매/금옥몽 2021.04.28

오혜는 개봉에 살고 있는 이명을 찾아가느데

금옥몽(속 금병매) 오혜는 옛 파락호 친구 초청으로 누이동생과 함께 개봉에 살고 있는 이명을 찾아가느데... 그러던 어느날, 재수없게도 지나가던 오랑캐 병졸이 발로 그의 엉덩이를 걷어차며 물었다. "어, 이놈은 첨 보는 놈인데, 얌마! 너 어디서 살다 온 놈이야? 이름이 뭐야?" "예 소인은 청하현 동쪽에 있는 시골 마을에 에 사는 오혜라고 합니다요. 성안에 먹을것을 구하려 왔다가 붙들려 마굿간에서 말에 여물을 주고 있는데, 집에는 팔순 노모가 계시는데 저가 안가면 노모는 굶어 죽을 겁니다요." 하며 눈물을 질질짜며 애걸 복걸 하는데, 그 병졸이 눈을 크게 뜨고 다시 물었다. "뭐, 뭐라고, 네 이름이 뭐라구?" "오혜라고 합니다요." "그래? 그럼 너의 누이 동생이 오은아란 말이냐?" 마침 너를 찾고 ..

금병매/금옥몽 2021.04.27

제왕이 된 유예는 왕비 간택 방을 붙이고

금옥몽(속 금병매) 제왕이 된 유예는 왕비 간택 방을 붙이고, 이교아는 청하현에 속식을 전한다. 오랑캐의 침략질이 구중궁궐 휘몰아쳐, 화사했던 후궁에도 노래가락 멈췄구나. 밀려오는 적군함성 아군병사 도망가네, 대경실색 황상폐하 필기단마 삼십육계. 노략질을 당했으되 금은보화 남아있고, 연못에는봄이오니 다시피는 연꽃송이. 굳게닫힌 대궐문에 가시나무 무성하다, 처량한 바람소리 늙은 소나무를 울린다. 부귀영화는 뜬구름 같은 것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역사 속에서 얼마나 반복 될 것인가! 노루 사슴 뛰어 놀던 궁궐은 잡초만이 무성하고, 아름답던 가인의 혼령은 숲속의 두견새로 변하여서 그리운 님을 향해 슬피운다. 용맹무쌍하던 젊은이는 쭈구렁방탱이 할아범이되었고, 황제의 총애를 한몸에 받던 절세가인은 마굿간의 여편네가..

금병매/금옥몽 2021.04.26

개봉성은 오랑캐에 점령당해 아수라장이 되고

금옥몽(속 금병매) 개봉성은 오랑캐에 점령당해 아수라장이 되고 꼭두각시 소인배 유예가 제왕의 배역을 맡는데... 오랑캐군은 종택 장군에 이어 개봉을 지키는 악비 장군의 활약으로 수차례에 걸쳐 치루어진 하남 유역 전투에서 계속 패하여 개봉은 감히 직접 공략하지 못하고 산동으로 우회하여 제남(济南)일대에서 온갖 행패를 다 부리고 있었다. 올술 왕자는 남방 깊숙히 밀어 붙여 통일을 하고 싶었지만 허리부분에 해당되는 개봉부가 눈에 거슬러 매우 초조해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올술이 지휘하는 오랑캐군에게 모든 협조를 아끼지 않고 있는 제남지부(济南知府) 유예(刘豫)를 불러 개봉을 공략할 수 있는 묘책을 상이했다. 원래 동경 개봉에서 감생(监生)이라는 말단 벼슬을 하던 생원출신 유예는 전쟁이 일어나 어수선해진 ..

금병매/금옥몽 2021.04.25

폐위당한 고종은 한세충 장군의 도움으로 복위되고

금옥몽(속 금병매) 폐위당한 고종은 한세충 장군의 도움으로 복위되고 어리석은 두충은 개봉을 비운다. 전당강에서 '전당추도'를 구경하고난 몇칠 후였다. 왕연이 궁궐에서 퇴청하여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다리밑에 매복하고 있던 묘부의 부하들이 일시에 함성을 지르면 왕연의 호위군사를 물리치고 말에서 끌여 내려 포승으로 꽁꽁 묶어서 유정언의 부대로 데려가서는 그의 죄상을 조목조목 이야기 해주자, 왕연은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걸복걸을 하였으나, 유정언은 단칼에 목을 날려버렸다. 이어서 두 장수들은 부하를 이끌고서 환관 강리를 처단하기 위해 궁궐로 들어가니 급보를 접한 강리는 혼비백산하여 황제 고종에게로 뛰어가 살려달라고 애걸을 하였다. "네 이놈들!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몰려와 소란을 피우느냐? 어찌하여 군사들을..

금병매/금옥몽 2021.04.23

고종은 백성을 버리고 항주까지 피난을

금옥몽(속 금병매) 왕백언과 황잠선은 가족도 팽게치고 도망가고, 고종은 백성을 버리고 항주까지 피난을 간다. 양주 거리에는 벌써 황제가 백성들을 버리고 피난 갔다는 소문으로 백성들이 아우성을치며 수많은 인파가 우왕좌왕하며 피난길에 오르고 있었다. 왕백언과 황잠선 일행은 좌우를 돌보지도 안코 타고 있던 말에 채찍질을 가하며 전속력으로 남쪽을 향하여 남문을 통과해 달려갔다. 인파에 이리저리 떠 밀리던 힘없는 노약자들은 거세게 달려오는 말을 미쳐 피하지 못하고 말밥굽에 받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사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리 달렸다. "저 놈 잡아라!" "저 놈이 나라를 이지경으로 만든 간신 왕백언이다. 저놈을 잡아 죽이자!" "저 놈도 잡아라? 간신 황잠선이다!" "저 놈들을 잡아 죽여라!" 뒤늦게야 그들이..

금병매/금옥몽 2021.04.22

고종은 간신들을 신뢰 하고

금옥몽(속 금병매) 고종은 나라가 풍전 등화인데 간신들을 신뢰 하고 즐길 궁리만 하다가 결국은 개망신을 당한다. 외롭구나! 충신은 홀로서기 어려워라, 무너지는 제방을 한 손으로 어이 막냐? 여왜(女娃)가 메꾼 하늘 여전히 무너지고, 정위새(精卫鸟)메꾼바다 여전히 넘실된다. 나부끼는 수양버들 따뜻한곳 향하는데, 독야청정 소나무는 얼음물도 버텨낸다. 진격하라 유언남긴 종택장군 애닯구나, 붉은피를 토해내며 쓰러지는 영웅들! 건염(建炎) 원년(元年)시월이었다. 수도 남경(南京) 응천부(应天府)에 있던 고종은 간신 왕국언(汪国彦)과 황잠선(黄潜善)의 건의를 받아들여 남녘 항주(杭州)의 이름을 임안(临安)으로 개명하여 수도를 천도 하기로 하였다. 며칠 후 우매하고 겁많은 고종 황제는 남녘의 군사력을 점검하기 위해 ..

금병매/금옥몽 2021.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