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427

촉제(蜀帝) 유비의 승하(昇遐)

삼국지(三國志) .. (337) 촉제(蜀帝) 유비의 승하(昇遐) 공명이 영안궁에 드니 유선이 기다리고 있다가 부왕에게 고한다. "부왕, 승상이 왔습니다." "신, 폐하를 뵈옵니다." 공명은 유비에게 다가 가서 예를 표하였다. 그러자 병석에 누운 채로 가늘게 눈을 떠보인 유비가, "공명, 내 곁으로 오시오."하고, 부르는 것이었다. 공명이 유비의 병상에 가까이 다가가 유비의 편안한 눈 높이에 맞추어 한쪽 무릅을 꿇고 앉있다. 유비가 공명을 올려다 보며 타는 듯한 입을 열어 쇠잔한 어조로 말을 한다. "공명, 그대도 반백이 다됬구려. 그대에게 짐이 삼고초려를 할 때에는 한참 젊은 나이였던 스물일곱이었는데.. 어느덧 순식간에 세월이 흘러, 이젠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렸구려..." "남양에 산 속에서 폐하의 부름..

삼국지 2022.02.16

말년의 유비 (하)

삼국지(三國志) .. (336) 말년의 유비 (하) 잠시후, 유비를 안정시킨 공명이 영안궁 앞에서 서성이던 제갈근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입을 여는데, "폐하께서 시름이 크신데 강화를 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잊지 못할 겁니다."하고, 손유 동맹의 부활을 거론한 뒤 노여움이 극도로 치밀어 피를 토하고 혼절한 천자 유비의 대응과는 전혀 다른 현실적인 내용을 담아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제갈근은 아우 공명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유비의 상태까지 걱정해준다. "그런 말씀 마시게나, 폐하는 좀 어떠신가 ?" "많이 노하셨지만 안정을 찾으셨습니다. " "아, 그거 다행이군. 이보게, 폐하께서 다시 동오와 동맹을 맺으시려고 하시겠나 ?" 제갈근은 주군 손권의 명을 받고 백제성을 찾아온 목적의 달성이 중요했..

삼국지 2022.02.15

말년의 유비 (중)

삼국지(三國志) .. (335) 말년의 유비 (중) 한편, 오군과의 이릉성 전투에서 참패를 당하고 백제성(白帝城)으로 피신한 유비는 성도(成都)로 돌아가자는 군신들의 주청(奏請)을 받았지만, "짐이 이제 성도로 돌아간들 공명 이하 여러 대신들과 장수들을 무슨 면목으로 대하겠소, 짐은 당분간 여기 눌러 있겠소."하고, 한사코 서천으로 돌아 가기를 거부하였다. 그리하여 대신들은 유비가 머물고 있는 백제성을 영안궁(永安宮)으로 개칭하게 되었다. 한편, 성도에서는 유비가 돌아오지 아니하는 데다가, 백제성으로 간 장군 조자룡이 황제 유비가 세자 유선과 승상 공명을 매일 같이 찾고 있으니 속히 백제성으로 오셔야겠다는 전갈까지 보내오니 공명은 유선과 함께 길을 떠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하였다. 그리하여 장군 위연과 성..

삼국지 2022.02.14

말년의 유비 (상)

삼국지(三國志) .. (334) 말년의 유비 (상) 육손이 석진(石陳)을 빠져 나오기가 무섭게 전군을 이끌고 본진으로 돌아가려 하자, 다른 장수들이 불만어린 소리를 내뱉었다. "대도독이 제갈양의 팔진(八陳)에 혼이 났다고 해서 천신만고로 얻은 승리마저 버리고 쫒겨가는 이유가 뭡니까 ?" 말할 것도 없이 그 질문에는 육손을 비웃는 뜻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육손은 어디까지나 진실한 태도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진정한 위험은 뒤에 있소. 우리가 유비와의 결전에 집중할 때 조비가 강동을 기습하게 되면 우리는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오. 허니 이제는 돌아가 우리의 후방을 방비해야만 하오." "아 아 ! ..." "그렇군요 !" 장수들은 그제서야 육손의 뜻을 알아차리고 감탄하였다. 육손이 본진으로 귀..

삼국지 2022.02.12

유비의 대패(大敗)

삼국지(三國志) .. (333) 유비의 대패(大敗) 유비가 모든 것을 깨닳은 지금은 이미 때가 늦었다. 이렇게 유비가 산상에서 개탄하고 있을 때 적들은 이미 산을 에워싸고 산기슭에 불을 지르고 있었다. 기슭에서 타오르는 불은 산상으로 타고 올랐다. 일행을 도울 군사는 없는데 동오의 수천 수만의 군사들이 말없이 유비를 포위 공격해 오고 있는 것이었다. "아아, 하늘이 정녕 이 유비를 화마(火魔)의 제물이 되게 하려는가 ?" 유비가 하늘을 우러러 장탄식을 하는 바로 그때, 불길 속에서 한 장수가 적들을 헤치고 산상으로 뛰어 오르는데, 그는 서성과 정봉을 비롯해 오군과 싸우는 중에 헤어졌던 관흥이었다. 그는, "폐하 ! 이러고 계실 때가 아니라, 적이 더 몰려오기 전에 한시바삐 불바다를 타고 넘어 백제성을 가..

삼국지 2022.02.11

시작된 육손의 화공(火攻)

삼국지(三國志) .. (332) 시작된 육손의 화공(火攻) 한편, 조자룡이 공명의 부름을 받고 찾아왔다는 시종의 전언이 들려왔다. "승상 ! 조운 장군께서 오셨습니다 !" "어 ? 어서 모시거라 ! " "예 !" "승상, 무슨 일로 급히 부르셨습니까 ? 형주 공격 때문입니까 ?" 조자룡이 공명에게 예를 표하며 물었다. 그러자 공명은 허탈한 웃음을 웃어 보이며, "조 장군, 며칠후면 패전 소식이 전해 질 것이오. 칠십만 대군이 아마도 전멸을 당할 지도 모를거요."하고, 말하니, 조자룡이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반문한다. "에 엣 ? 어찌 그런 일이 ?.. 이번 출정에선 계속해 연승을 거두지 않았습니까 ? 천도까지 고려했는데 어찌 된 겁니까 ?" "언제나 그렇듯이 복(福) 안에 화(禍)가 숨어..

삼국지 2022.02.10

긴박하게 돌아가는위,촉,오의 계산

삼국지(三國志) .. (331) 긴박하게 돌아가는 위,촉,오 (魏, 蜀, 吳)의 계산(計算) 육손은 보고를 받고 크게 기뻐하며 친히 호위 병사를 대동하고 전 전선에 걸쳐 적정(敵情)을 살핀후, 즉시 장수들을 다시 불러들였다. 이리하여 육손은 급히 소집된 장수들을 향하여 자신감이 넘치는 말을 한다. "지난 두 달간 장군들에게 말하기를 하늘에서 삼십만 대군이 내려올 것이라고 말했지만 여러분들은 믿지 않았소. 이제 말하는데, 우리를 도울 삼십만 대군이 지금 당도했소 !" "어,엇 ?" "으,응 ?" 장수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영문을 몰라하였다. 그러면서 주변을 살펴보는데 삼십만은 커녕 보이는 군사라곤 군영을 오가는 아군 병사들 뿐이 아니런가 ? 그리하여 누군가 두리번 거리며 물었다. "대도독, 대군이 ..

삼국지 2022.02.09

유비의 패착(敗着)

삼국지(三國志) ..(330) 유비의 패착(敗着) 손권은 장소, 제갈근 등을 비롯하여 호위 병사들에 호위를 받으며 육손의 군영에 도착하였다. 손권이 영문으로 들어서니 명령 불복종의 팻말이 걸린 부준의 수급(首級)이 효수(梟首)된 것이 눈에 띄였다. 손권을 비롯해 수행해 온 제갈근과 장소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 순간, 육손을 비롯한 장수들이 다가와 무릅을 꿇으며, "주공을 뵈옵니다 !"하고, 아뢰니, 손권의 시선이 육손과 그의 장수들에게 향했다. "음 ! 백언, 일어나시오." 손권이 육손에게 명하자, 육손을 비롯한 장수들이, "망극하옵니다 !"하고, 대답하며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권이 이들을 돌아보며 입을 열어 말한다. "대도독을 비롯해 여러 장군들이 촉군을 맞아 분전하고 있기에 형주에 순찰을 나왔다..

삼국지 2022.02.08

새로운 유비의 전술,육손의 전략

삼국지(三國志) .. (329) 새로운 유비의 전술, 육손의 전략 유비의 명으로 오군의 영채를 주야로 맹렬하게 공격하던 촉군이 물러나자, 그 소식은 곧 육손에게 보고되었다. "대도독, 촉군이 영채에 대한 공격을 전면 중단하고 병력을 모두 뒤로 물렸습니다." "언제 말이오 ?" "한 시각 전부터 입니다. 고전을 계속하더니 급기야 오십여 개의 영채 모두에서 병사들을 물렸다는 보고가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촉군은 전면 철수하면서 시신조차 수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도독, 적군이 전면 철수를 하고 있으니 아군이 승기를 잡은 기회에 정예병력을 산 밑으로 보내 일거에 격퇴하도록 명하십시오 !" 한당에 이어 주태가 육손에게 물러나는 촉군에 대한 기습공격을 주문하였다. 그러나 육손은, "그럴 것 없소. 내 명령..

삼국지 2022.02.07

유비의 전술 변화

삼국지(三國志) .. (328) 유비의 전술 변화 육손의 명에 따라 동오의 장수들은 촉군의 전진을 막고 있는 영채를 굳건히 지키며 수비만을 할 뿐 나와 싸우지 않았다. 동오의 영채는 산아래 협곡사이의 길을 가로막고 수비하기 좋은 위치에 세워졌으니 유비의 촉군이 형주와 양양으로 가는 길목을 틀어막고 있었던 것이다. 유비는 연일 장수들을 독려하여 적의 영채를 공격함으로써 이릉 산맥으로 통하는 길을 부단히 확보하려 하였으나 성과는 없고 시간만 지체되고 있었다. 이에, 유비가 장수들을 불러 들여, "어째서 아직도 동오의 영채를 함락시키지 못하고 있는가 ?"하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계속된 전투로 지친 표정의 장포가 그간의 전황을 보고한다. "폐하, 오군이 죽기살기로 영채를 지키고 있습니다. 하루종..

삼국지 202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