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190

묘당에서 우연히 정애향의 동생 정춘을 만나

금옥몽(속 금병매) 묘당에서 우연히 정애향의 동생 정춘을 만나 여춘원은 찾았으나 또 그 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데... 응백작이 잠시 뜸을 들이며 눈치를 살펴보니, 정춘(郑春)이란 놈이 솔깃해 하면서도 아직 뭐가 미심쩍어 하는 것 같은지라 얼른 몇 마디 더 보텐다. "그 비단 장사 양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성씨가 조(赵)이며 호가 서천(西泉)인데, 일찌기 이천냥을 밑천으로 시작해서는 지금은 오백필 비단을 가지고 지금 임청현(临清县)에 와 있다네, 물건을 사자(狮子)거리 주점에 내려놓고 비단을 파는 중인데 한달간 쉬면서 함께 생활할 기생을 찾고 있어서 내가 자네 누이를 적극 추천한게 아닌가? 자네 누이가 하초(下草)만 잘 놀려 그 양반의 마음만 붙잡는다면 이번 기회에 한 밑천 단단히 잡을 수 있다구. 헌..

금병매/금옥몽 2021.05.28

공매옥은 금이관에게 시집을 가기로 승낙하고

금옥몽(속 금병매) *공매옥은 손매파의 설득에 금이관에게 첩으로 시집을 가기로 승낙하고 날짜까지 확정한다. 님계시는 정자에는 가을빛이 완연하네, 그리워라 눈 감으니 꿈이었나 아련하다. 여윈몸에 한이맺혀 눈물방울 옷적시네, 주악소리 그쳤는데 등불마져 꺼지누나. 매옥 모녀를 설득하여 첩이라도 괜찮다고 어렵사리 약조를 받아낸 손 매파는 신이 나서 그녀는 당장에 금이관(金二官)의 집으로 달려갔다. 금이관 합목아(哈木兒)의 본 마누라는 바로 오랑캐 장수 점한의 딸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모든 유전자를 다 이어받아 생김새로 말한다면 아버지를 닮아 사무라운 남정내라 하여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얼굴만 본다면 어쩌면 흉측한 두꺼비도 놀라 도망갈 인상인데. 그 꼬라지에 질투는 어찌나 대단한지 별명이 '암호랑'이라 소문이..

금병매/금옥몽 2021.05.15

매옥의 정혼자는 난리통에 죽고

금옥몽(속 금병매) 매옥의 정혼자는 난리통에 죽고, 금계는 약혼자 절뚝이 유조를 우연히 만나기는 하였으나... 담능 비구니가 이들을 제당(斋堂)으로 안내하여 차를 대접했다. 부인네들은 옛날 얘기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옛날 어울려 다니던 패거리 중에서도 가장 나이가 많았던 장도감의 마누라는 어느덧 머리가 거의 백발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자색(紫色)꽃무늬의 외투를 걸친 모습이 아직은 꽤 젊어 보이기도 했다. 장도감의 처가 말했다. "바깥 양반들은 난리 중이라도 서신 왕래는 있겠지요? 딸들도 이제 시집갈 나이가 되었구만요." 여씨댁이 한숨을 쉬면서 힘없이 대답했다. "제 남편은 몇년을 산서땅 거용관에서 참장으로 근무하며 지내다가 오랑캐가 쳐 내려오자 수비하던 병졸들이 모두 도망가는 바람에 책임을 느껴 자..

금병매/금옥몽 2021.05.11

백화궁주는 음란한 설법으로 중생을 미혹하고

금옥몽(속 금병매) 백화궁주는 음란한 설법으로 중생을 미혹하고 금계와 매옥은 그의 법회에 참석한다. 선(禅)도 모르면서 어찌 선종에 귀의하나, 진수를 모르나니 속세인연 떨칠수가 없네. 맑은품성 밝은수양 참 모습을 되찾으리, 자연의 모습에서 선의 참뜻 찾아진다. 장노의 웃음속에 석가의 뜻 깨쳐지고, 창문열어 하늘보니 진리가 거기 있더라. 오십냥의 은전을 가져왔던 라마 비구니승은 설법은 밤에하고 낮에는 독경만 한다면서 대웅전보다 훨씬더 넓은 장소를 요구했다. 복청은 요구데로 옛날 이사사가 축하연때 쓰던 동쪽의 스무칸이 넘는 넓찍한 곳을 설법장소로 정했다. 그곳에는 침상과 탁자도 있고 장막(帐幕)과 향촉(香燭)도 설치되어 있어 조금만 청소를 하면 준비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법회날이 되었다. 먼저 라마 비구..

금병매/금옥몽 2021.05.09

노파를 지극정성 봉양하여 늦둥이 여식을 얻고

옥루몽(속 금병매) 자식이 없던 장씨부부는 노파를 지극정성 봉양하여 늦둥이 여식을 얻고, 금계와 매옥은 대각사를 찾아간다. 장씨가 문앞에 나와보니 웬 노파가 동냥을 왔는데 연화경을 줄줄 외는지라 깜작 놀라서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 부부가 이제껏 제대로 불경을 이해 못하고 그저 수박 겉햝기 였으니 어느 시절에 불법을 터득하겠는가! 이 노파가 연화경을 잘 외우니 집에 묵게 하고, 우리한테 가르쳐 달라고 하며 돌아가실 때 까지 나의 어머니같이 잘 보살펴 드려야 겠다." 이렇게 생각한 장씨는 집안으로 모신뒤 따끈한 식사를 대접하면서 부부가 정중하게 물었다. "할머니는 어디서 오신 사람이시길래 실명을 하고 구걸을 하시며 다니시나요? 자식도 없는 것 같으신데, 마침 저희 두 부부도 자식이 없으니 같이 의지..

금병매/금옥몽 2021.05.08

엉터리 여승 여고자의 설법을 듣는다

금옥몽(속 금병매) 금계와 매옥은 대각사에 복청을 찾아가서 엉터리 여승 여고자의 설법을 듣는다. 불가에서 말하는 이른바 참선이란 것이 얼마나 쉽게 착오를 이르킬 수 있으며, 불교의 교리를 참선이라는 행위를 통해 이해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은 것을 함축해 일깨워 주는 시가 있다. 참선하는 자 많이 있으나 대개는 헛수고라. 쌓인 눈이 곡식될 리 전혀없는데, 벽돌을 아무리 갈고 닦아도 어찌 거울이 되랴? 이치를 모르고서 고집스레 참선하니 괜히 젊은 청춘만 다 보낸다. 터럭 한가닥이 큰 바다를 삼키고, 겨자씨 하나 속에 수미산(须弥山)을 다 넣을때, 금불상도 미소를 지으리라. 인적없는 외진 산속 두견새 슬피 울고, 가파른 계곡마다 구름만 오락가락, 길은 험하고 아는 이 하나 없는데, 천길 얼음 절벽 그 위에 연..

금병매/금옥몽 2021.05.06

백화궁주의 마수가 뻐치는데...

금옥몽(속 금병매) 수행의 장소로 적합지 않다고 꺼리던 청루는 비구니 복청이 대각사로 번듯이 개수는 하였으나 백화궁주의 마수가 뻐치는데... 문 앞의 나무는 푸르지만 와서 지저기는 새가 없고, 정원엔 이끼가 푸르고 꽃잎만 떨어져 있네. 불어오는 봄 바람에 옛 일을 논하지만 아리따운 봄의 자태 누구 것이 되려나. 이사사의 청루를 서로 차지하려고 불교의 월광 스님 도교의 왕도관 유생들이 서로 물밑 암투를 벌리고 있으면서도 정작 비구니 복청이 이미 태자비의 밀지를 받고 제왕 유예에게 그 사실을 통고한후 공사를 착수 할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유예는 통고를 받은 그 다음날로 바로 궁정 창고에서 삼천 냥을 지출하게 하여, 내관의 감독하에 천음각으로 개수할 기술자들과 관음상을 조..

금병매/금옥몽 2021.05.05

이사사의 청루는 관청 소유가 되어 경매에 붙였으나

금옥몽(속 금병매) *이사사의 청루는 관청 소유가 되어 경매에 붙였으나 일년동안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더니, 불교 도교 유교가 청탁하는 일이 벌어지고... 푸른 구름 나는 곳이 신선세계 옆이로다. 안개 걷힌 꽃길 속에 푸른이끼 지라나네. 꿈속에 본 도원경은 언제 한번 가볼까나, 책에서 본 태평성세 언제 한번 누려볼까. 만날때는 즐거웁고 헤어지면 그리우니, 벽옥이면 무얼하나 아니갈면 소용없네 인간세상 어찌하여 슬프다고 말하는가? 이치를 모르고서 뫼만 높다 하더라... 제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다운 풍경일지라도 순식간에 황랑하고 처량한 광경으로 변하고, 적막하고 볼품없는 곳일지라도 이치를 깨치며는 그곳이 곳 무릉도원의 신선세계라는 사실을 일러준다. 둥그런 보름달이 일그러지고 향기롭던 꽃은 시들어 술자리도 끝나게..

금병매/금옥몽 2021.05.04

이사사는 생일 축하연 중에 오랑캐군에게 붙들려

금옥몽(속 금병매) *이사사는 생일 축하연 중에 오랑캐군에게 붙들려 모든 재산을 다 빼앗긴채 늙은 장수에게 하사되어 만주벌판으로 끌려간다. 비바람은 저 꽃 대신 떨어질까 걱정하네, 비바람이 사라지니 저 꽃도 시들었다. 꽃을 보고 취한다고 애석하게 생각마소. 금년에도 꽃은 지고 내년에도 꽃이 지니, 칠흑같던 그대 머리가 백발이 성성하리. 흥이 일면 술병들고 나들이 나가리다. 산도 좋고 물도 좋아 어디든지 노세그려. 이다지도 좋은 봄날 무슨 걱정 그리 많나? 피어난 꽃 좋다지만 없다해도 무방하니 술 한병만 있다하면 무슨 상관 이으리오! 기생들은 여기까지 노래를 부른 다음, 모두들 일어서서 이사사를 맞이하고 해바라기 모양의 커다란 잔에 술을 가득 부어서 건네주니 이사사는 금팔찌를 두른 하얀 팔을 뻗어 손으로 ..

금병매/금옥몽 2021.05.03

적원외가 양주로 정옥경을 찾아 떠나자

금옥몽(속 금병매) 적원외가 양주로 정옥경을 찾아 떠나자, 무운은 적원외의 창고의 재물을 몽땅 이사사의 집으로 옮기고는 숨어 버린다. 연말이 되어서야 왕인지(王引之)가 소식을 전해왔다. "정옥경이 양주에서 소금 장사를 한답니다. 어떤사람이 소금장사 배에 타고 있는걸 보았답니다." 적원외는 소식을 듣고 생각이 복잡해졌다. 은병이를 찾자하니 지참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 같고, 그렇다고 포기하자니 은병의 고운 자태가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한동안 고민하던 적원외는 두가지를 다 찾을 방도로 관가에 고발해 마누라와 재물을 잃었다고 신고하면 옥경이 가지고 간 재물과 은병이도 찾이하고, 한편으론 이사사의 손아귀 에서도 벗어 날 수 있겠다 생각되어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개봉부에 마누라가 납치되었고, 갖고있던 재물을 강탈당..

금병매/금옥몽 2021.05.02